尹 전략공천 관련 해명 '불충분'… "진정성 있는 답변 준비해야"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3박 4일 간의 호남·충청 방문을 시작한 가운데, 첫 방문지인 광주광역시에서부터 난문(難問)을 만났다.

    특히 구체적인 호남 지지율 상승 방안이나, 과거 새정치민주연합(現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 시절 이뤄졌던 지방선거 전략공천 등을 묻는 부분에서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숙제를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13일 광주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서 지역 중견 언론인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석 무등일보 전략기획국장, 이경수 광주매일 기획실장, 김삼헌 광주CBS 선임기자, 기현호 광주일보 전 편집국장, 김옥조 광남일보 편집국장 등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호남 민심과 대권 전략 등을 주제를 안철수 전 대표와의 질문·답변이 오갔다.

    좀처럼 자신과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지지도가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는 "더 노력하겠다"면서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4·13 총선 직후에 불거졌던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으로 탓을 돌렸다.

    안철수 전 대표는 "리베이트 조작사건은 당시 국민의당이 3당 체제를 만들면서 정권 차원에서 위협을 느끼고 안철수 죽이기를 한 것"이라며 "나는 책임지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리베이트 의혹이 법원으로부터 전부 무죄 판결을 받은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는데, 지지도 반등이 지지부진한 것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지역 중견 언론인들은 원인을 다른 데에서 찾는 듯 했다.

    특히 김옥조 국장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때 안철수 전 대표가 경선 없이 자신과 가까운 윤장현 후보를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것이 광주 정서와 맞지 않았다고 송곳 질문을 던졌다.

    이와 관련, 안철수 전 대표는 "윤장현 시장은 시민운동가로 당시 기대가 있었는데, 당내 경선을 하면 시민들의 마음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많았다"라면서도 "(윤장현 시장이) 광주시민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면, 참 아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2014년 안철수 전 대표가 윤장현 후보를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자, 경합을 벌일 예정이던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이용섭 전 의원은 '낙하산 공천' '밀실 공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 지도부가 특정인을 '내리꽂는' 전략공천은 엄밀히 말해 민주적 절차는 아니다. '민주화의 성지'를 칭하는 광주에서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등 여러 방법이 있었음에도 굳이 전략공천을 고집한 것이 광주시민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호남은 반(反)패권의 성지"라며 "끼리끼리 해 먹는 패권정치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처럼 패권 타파를 주장한 안철수 전 대표지만, 지난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대해 시민의 마음을 거론하며 유감만 나타낸 것은 명쾌한 사과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종석 국장이 "(총선에서) 이 지역의 많은 지지를 받은 이후에, 호남은 일단 지지를 받고 있으니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다른 쪽에서 지지를 얻어와야 한다는 논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게 호남 지지가 빠진 이유 아니었겠느냐"고 물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문 세력이 호남의 지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촉발됐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총선 당시 광주에서 했던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한 것도 결국에는 호남이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도 최근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남 여수을의 주승용 원내대표 대신 자신과 가까운 김성식(재선·서울관악갑) 의원을 사실상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당시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당' 이미지를 의식해서 역차별을 한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그러다보니 △리베이트 무죄판결 △호남인사의 지도부 대거 진입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등 호재가 잇따름에도 안철수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할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주말 동안 헤집고다닌 호남을 안철수 전 대표가 오늘부터 순회하게 된다"며 "광주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질문들을 계속해서 받게 될텐데, 보다 진정성 있는 답변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