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통해 확실한 보상하자는 게 문제? 자유민주주의 아닌 사회주의 추종인가
  • ▲ 1965년 5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한 로이드 넬슨 핸드(Lloyd Nelson Hand)씨가 제공한 사진. 고(故) 육영수 여사가 당시 신기술이었던 위성전화를 사용해 서울에 있던 영애(박근혜 대통령)와 전용기 내에서 통화하는 모습.
    ▲ 1965년 5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한 로이드 넬슨 핸드(Lloyd Nelson Hand)씨가 제공한 사진. 고(故) 육영수 여사가 당시 신기술이었던 위성전화를 사용해 서울에 있던 영애(박근혜 대통령)와 전용기 내에서 통화하는 모습.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러나 역사는 나의 편에 설 것이다." (박정희)

    <경향신문>의 1일자 단독 보도를 놓고 정치권 내에서 한바탕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의 제목은 이렇다.

    <'헬조선' 돌파구가 박정희식 신상필벌? 해도 너무한 대통령 비서실 용역보고서> 

    청와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연대 경제정책과 새마을운동에 관한 용역보고서를 발주·채택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선진화포럼이 청와대 경제수석실로부터 용역(880만원) 받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세대 간 경험 공유'라는 이름으로 제출한 보고서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보고서에는 보수 진영 원로들이 지난해 포럼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경향신문은 이 보고서가 1970~1980년대 독재 정권의 중앙집권식 경제 개발 이데올로기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과대 포장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가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헬(hell)에 조선(朝鮮)을 붙인 합성어)'의 돌파구로 새마을운동과 신상필벌의 리더십, 강한 컨트롤타워 등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기사 내용이 전부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념적 시각에 따라 다분히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내용이다. 사실 박정희 대통령 주도 하에 이뤄진 고도성장을 눈으로 지켜본 원로들의 눈에 비친, 당시 시대에 대한 평가가 보고서의 주 내용이다.   

    #.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포항제철을 세워 산업화를 이룩한 공(功).

    #.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 아래 '경제적 차별화 정책'을 추진, 성과를 우대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정립 시킨 공(功).

    '신상필벌'이란 상을 줄 만한 훈공(勳功)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罰)할 죄과(罪科)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罰)을 준다는 뜻.

    #.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이 환영하는 새마을운동의 기초를 닦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功).

    과거의 경험을 현 세대에 적용해보자는 취지의 제안이다.


  • ▲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세대 간 경험 공유' 용역보고서 ⓒ뉴데일리
    ▲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세대 간 경험 공유' 용역보고서 ⓒ뉴데일리

    경향신문 보도의 문제점은 '왜곡'이다.

    '개발독재', '헬조선', '과대포장'

    자극적인 단어가 혼용돼 마치 내용이 모두 거짓이고 가짜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뉴데일리>가 용역보고서 원문을 입수해 마지막 106페이지까지 확인한 결과, '헬조선(hell朝鮮)'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헬(hell)'이라는 단어 역시, 보고서 전체를 통틀어 찾아볼 수 없었다.

    경향신문이 문제 삼은 신상필벌과 관련해서는 "평등의 원칙보다는 경쟁을 통하여 잘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보상과 잘못하는 것에 대한 과감한 정리 등의 보상의 차별화가 필요함"이라고 기술돼 있었다.

    상식적인 얘기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당연한 원칙이다.

    종북(從北)-친북(親北), 사회주의를 동경하는 세력을 숱하게 두둔해 온 경향신문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해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새마을운동의 의미와 평가와 관련, "성과에 따른 보상의 차별화를 통해 발전의 동기와 유인을 이끌어내는 경제적 차별화 장치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도 했다.

    자조하는 마을만 지원한 정부주도의 관치 차별화 정책이 새마을운동 성공의 필요조건이라는 설명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멍하니 앉아 정부 지원금만 바라는 이들에게 밥 숱가락을 들이밀 수는 없다는 얘기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구절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이러한 새마을운동에 대한 평가를 '찬양'이라고 혹평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 ▲ 제66차 UN NGO 컨퍼런스에서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발전을 위해 마련된 새마을 특별 세션. ⓒ뉴시스
    ▲ 제66차 UN NGO 컨퍼런스에서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발전을 위해 마련된 새마을 특별 세션. ⓒ뉴시스

    지난해 제70차 유엔(UN)총회 및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는 부대행사로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농촌개발 전략으로 꼽으면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 노하우 전수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전세계 총 50개 국가가 우리의 새마을 사업 도입을 공식 요청해 왔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개발도상국과 '스마트 새마을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에 따르면,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네팔·르완다·우간다 등 7개국은 420개 마을, 62만명이 참여하는 전국적 단위의 새마을운동 사업을 실시 중이다.

    또한 필리핀·DR콩고·남아공·세네갈·가나·파라과이·에콰도르·콜롬비아 등은 10개 미만의 소규모 마을을 대상으로 지역적으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볼리비아·탄자니아 등은 UNDP나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와의 협업을 통해서, 스리랑카·말라위·케냐 등은 국내 비정부기구(NG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마을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새마을운동 바람'은 지금 이 시간에도 범지구촌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향신문의 왜곡 보도에 난감한 것은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많은 용역보고서 중 하나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위한 용역일 뿐인데 마치 대통령 비서실에서 작성한 것처럼 보이게 경향신문 측이 기사를 작성해 고민이 많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 해당 보고서는 경제 원로들의 의견을 모아놓은 것으로 비서실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과거 고도성장은 시대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청와대 역시 이 부분에 통감하고 있다. 다만 공통된 원칙과 방향의 경우, 현 세대에 적용할 수 있는 요인들이 일부 상존한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입장이다.

    경향신문 측은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 무조건 아니라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한겨레를 비롯한 일부 좌파 언론도 경향신문의 보도를 고리 삼아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박정희와 새마을운동을 바라보는 이들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 ▲ 2015년 한국갤럽 여론조사 中 ⓒ연합뉴스 그래픽스
    ▲ 2015년 한국갤럽 여론조사 中 ⓒ연합뉴스 그래픽스

    지난해 7월 서울신문 창간 111주년 '역대 대통령 중 누구를 가장 존경하는가'라는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33.6%)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노무현(29.3%), 김대중(12.8%), 전두환(1.8%), 이명박(0.9%), 노태우(0.5%), 김영삼(0.3%) 전 대통령 순이었다.

    비슷한 시기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광복 70주년 여론조사에서도 '해방 이후 우리나라를 가장 잘 이끈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무려 44%에 달했다.

    잘못한 일이 많은 대통령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64%)이 꼽혔다. 이어 전두환(60%), 노태우(45%), 김영삼(42%), 이승만(31%), 김대중(20%), 노무현(20%) 전 대통령 순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잘못한 일이 많다고 꼽은 응답자는 16%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개발독재'를 외치는 경향신문의 주장대로라면 납득할 수 없는 여론조사다.

    하지만 수많은 국민들은 박정희의 공(功)을 높게 평가하며 존경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박정희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러나 역사는 나의 편에 설 것"이라고 했다.

    일부 세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무덤에 침을 뱉을지언정 모두가 이를 곱게 바라보지는 않는 듯 하다. 

    최근 정치권에서 역대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굳이 공(功)을 깎아내려 과(過)로 포장하려는 것은 오히려 경향신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