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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풀한 목소리로 ‘머시(Mercy)’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ep)’ ‘너를 위해’를 부르던 소녀를 기억하는가. K팝스타를 꿈꾸던 한 소녀는 5년 전 SBS ‘K팝스타’에 출연, 자신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려줬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 깊고 풍부한 목소리 하나로 무대를 가득 메웠으며 듣는 이들에게는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주인공은 바로 어느덧 데뷔 4년차를 맞은 가수 이하이다.

    이하이는 지난 9일 하프앨범 ‘서울라이트(SEOULITE)’ 전 음원을 공개하자마자 각종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를 줄 세우며 장악했다. 2013년 첫 정규앨범 ‘펄스트 러브(FIRST LOVE)’ 발매 이후 솔로서 3년 만에 컴백이었지만 공백이 무색할 정도였던 것. 기자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하이를 만나 근황부터 앨범 소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팬 여러분. 이하이가 3년 만에 컴백했습니다. 그동안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돼 행복하네요. YG엔터테인먼트가 큰 회사고 선배들도 많아 먼저 컴백해야할 분들이 많았습니다. 때를 기다리다보니 3년이란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 컴백시기가 미뤄졌어요. 노래 연습을 하고 작사‧작곡도 열심히 배우다보니 10대에서 20대가 된 이하이로 돌아왔습니다.”

    ‘펄스트 러브’ 이후 이하이는 2014년 악동뮤지션 멤버 수현과 함께 하이수현을 결성, ‘나는 달라’로 활발히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2년, 솔로로서는 3년이 걸렸다. “앨범을 내면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줄까란 생각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밝힌 만큼 고충 또한 컸을 터. 

    “앨범이 공개되는 당일, 타블로, 투컷 오빠와 함께 새벽 2시까지 촛불을 켜놓고 음원차트 반응을 기다렸어요. 1집 앨범 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신인이었기 때문에 작곡가분들이나 콘셉트를 사장님께서 직접 선택해주셨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참여했어요. 제가 참여한 앨범인 만큼 많은 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해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많이 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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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앨범 ‘서울라이트’는 본래 ‘서울 사람’을 뜻하지만 ‘서울의 빛’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은 ‘소울’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앨범에 담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여러 가지 모습을 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색깔과 어우러졌다. 더블타이틀곡 ‘손잡아 줘요’와 ‘한숨’ 외, ‘월드 투어(WORLD TOUR)’ ‘오피셜(OFFICIAL)’ ‘퍽 윗 어스(FXXF WIT US)’ 총 5곡이 수록됐다.

    “‘서울라이트’는 앨범 콘셉트에 대해 회의를 하다 나온 제목이에요. 타이틀곡인 ‘한숨’에는 한국 사람들이 해볼법한 고민들을 담고 싶었어요. 퇴근할 때 회사에서 있었던 고민이나 연인관계에서의 고민 등이 서울 안, 우리들의 평소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이 고민들은 뮤직비디오에서 서울의 다양한 장소와 함께 등장해요. 서울은 해외 못지않게 예쁘고 멋진 장소가 많아요. 서울의 멋짐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서울에서 촬영했고 이 장소들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울라이트’란 앨범명을 정하게 됐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초호화 아티스트들과 협업이란 점이다. 타블로와 DJ투컷은 이하이의 새 앨범 프로듀서로 나섰으며, 코드쿤스트, 딘, 바버렛츠, 샤이니 종현, Chancellor 등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또 위너 송민호,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4’에서 저력을 보여준 인크레더블, 일리네어의 수장 도끼까지 이하이를 아낌없이 지원 사격했다.

    “공백기 동안 타블로 오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위로가 됐으면 하는 곡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어떤 곡을 들려주셨어요. 처음 듣자마자 ‘이곡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녹음할 때 까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샤이니 종현 선배님이 쓴 곡이었어요. 이 곡이 바로 ‘한숨’입니다. 하이그라운드에서 진행한 만큼 다양한 래퍼 분들이 지원사격 해주셨어요. (송)민호 오빠와 호흡은 같은 소속사고, ‘월드 투어’ 곡에 맞게 앞으로 월드 투어를 함께 할 수 있는 가수와 피처링을 하면 좋겠다는 타블로 오빠의 의견을 반영했어요. 인크레더블 오빠는 ‘쇼미더머니’ 녹화하러 갔을 때 뵀는데 굉장히 여유 있는 분이셨어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거죠. 도끼 오빠는 원래부터 친분이 있어 함께 진행하게 됐습니다.”

    지난 10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베일을 벗은 첫 컴백무대는 ‘색다름’ 그 자체였다. ‘한숨’ 무대에서는 예전보다 성숙해진 목소리를 들려주더니 ‘손잡아 줘요’에선 깜찍한 표정과 더불어 상큼하고 귀여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극과 극의 분위기를 자아낸 이하이는 단숨에 무대를 압도했고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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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숨’ 티저 영상이 처음 공개됐을 때 달라진 음색에 많은 분들이 ‘이하이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주셨어요. 듣는 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다른 음색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또 양현석 사장님께서 ‘손잡아 줘요’ 무대에서는 귀엽고 깜찍하게 불렀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어머니 앞에서는 애교를 많이 부리는데 사장님 앞에서는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귀여움을 표현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톤도 낮아서 애교를 부르면 ‘그게 애교라고 하는거니’라고 하세요. 무대에서 만큼은 이런 목소리도 귀엽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10대가 아닌 20대의 이하이는 무대 퍼포먼스‧매너는 물론, 음색, 미모, 마인드까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그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꿰뚫어 솔직하게 평할 줄 알았고,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3년이란 공백의 시간은 이하이를 소녀에서 한 뼘 더 자란 소녀로 성장케 했다. 

    “많은 분들이 ‘예뻐졌다’는 말씀을 하세요. 항상 듣는 말이에요. 외모를 지향하는 가수는 아니에요. 스무 살이 돼서 성숙해지고 예뻐진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K팝스타’ 때는 자유분방한 어린 아이었어요. 그때 당시를 모니터했을 때 ‘내가 저랬구나, 제 정신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랐었죠.(웃음) 지금은 문제가 있다면 해결이 될 때 까지 생각하는 타입으로 바뀌었어요. 감정표현에 있어 좀 더 성숙해 진 것 같고요. ‘10대 어린 소녀가 아니라 조금 자란 소녀가 됐구나’를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나긴 시간을 보내면서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린 이하이의 솔로파워는 강력했다. 데뷔 후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석권한 그는 이번 앨범에서 또한 그 저력을 입증하고자 한다.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예고한 이하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때다.

    “3년이란 시간은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은 때였습니다. 3년을 쉬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힘들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고요. ‘서울라이트’는 스무 살이 되고 처음 내는 앨범입니다. ‘K팝스타’에서 봤던 자유롭고 미성숙한 모습이 아닌, 이하이란 아이가 이렇게 자랐구나란 모습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앨범은 이번 하프앨범과 통일된 느낌을 가지돼 조금 더 짙은 소울풀한 장르의 음악적 색깔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