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다양한 직함 빼는 경향 많지만 여전한 곳도
  • ▲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뉴데일리
    ▲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가리키며 직함을 뺀 이름만 지칭한 것이 작지만 묵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꾸준히 김정은의 직함을 붙이던 언론들도 '제1위원장'이라는 단어를 빼고 이름만 부르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몇몇 매체는 여전히 직함을 혼용하거나 꼬박꼬박 붙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가리켜 '김정은 정권'으로 지칭했다. 

    박 대통령은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김정은을 직함없이 이름만 그대로 불렀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이 남한에 대해 대테러와 사이버테러에 대해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한 것에서 보듯이 북한의 테러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로부터 우리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비상한 각오로 대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의 '김정은' 지칭에 우리 언론들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KBS2 영상 캡쳐
    ▲ 박근혜 대통령의 '김정은' 지칭에 우리 언론들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KBS2 영상 캡쳐

    이처럼 대통령이 김정은을 향한 호칭에 변화를 보이자 언론들도 김정은 지칭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김정은이 북한에서 가진 직함은 크게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이다.

    22일 김정은의 쌍방기동훈련 참관을 다룬 보도를 살펴본 결과 KBS와 MBC는 직함을 완전 배제하고 '김정은'이라고 지칭했다. SBS는 처음에 '제1비서'를 붙였다가 이후 언급에선 '김정은'이라 불렀다. 동아일보는 인용보도 부분에서는 '제1비서'라고 했다가 이후에는 '김정은'으로 통일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제1위원장'을 끝까지 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김정은' 지칭 다음날인 23일, 김정은의 군악단 70년 기념 연주회 참석을 다룬 보도에서도 KBS는 직함 없이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최초 '제1위원장' 외에는 '김정은'으로 지칭했다. 중앙일보는 '위원장'을, SBS는 '제1비서'라고 불렀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설과 막말을 사용해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6면 전체를 "핵착란증에 걸린 망녕든 로파", "동족의 고마움도 모르는 추악한 패륜악녀" 등으로 제목에서부터 박 대통령을 비방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 언론도 당연히 김정은이라고 지칭 해야한다"며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북한은 방송이나 노동신문을 통해 온갖 비방을 하는데 우리 언론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송영근 의원도 "최근 북은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이용해 비방을 했다. 우리가 김정은을 향해 놈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라며 "원래 상호간에 존중을 해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