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선거구 협상 원점검토"… 계속되는 헛발질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끝없는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다급하다면서도 원점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는 '고자세'를 줄곧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에 관해 "협상의 틀 처음부터 다시 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10시까지 진행됐던 4+4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났다"면서 "여야 회동을 하면서 날로 심해지는 대통령의 국회 압박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협상을 여당과의 협상을 '철문'에 비유했다. 김무성 대표의 문이 열리는 듯하더니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 이후에 꽝 닫혔다는 것이다. 급기야는 "오늘까지 여당과 협상한 후 처음부터 선거구 협상의 틀을 다시 짜는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선거구 획정을 더 늦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이 모든 문제가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구 획정 지연이 공천 룰로 정해지지 못한 채, 친박-비박 간 권력투쟁 때문이라는 점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그래서 손해 보는 것은 우리 국민 아니냐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같은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은 선거구 획정을 늦추면서도 책임은 새누리당에 떠넘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선거구 획정은 늦어질수록 경우 현역에 유리하다. 특히 선거운동을 어디서 해야 할지 확실치 않은 채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정치신인들이 선거활동을 할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새누리당에 이어 국민의당이라는 새로운 위협이 나타난 더민주로서는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것이 마냥 불리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같은 계산이 결국 제살깎아먹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둘 중 하나는 죽자는 치킨게임을 협상 전략으로 자주 들고나오는데, 선거구 획정을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이야기는 여당과 야당 어느 하나가 죽는 문제가 아니라 국회가 죽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내린 외교·안보라인 용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종인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 대북문제 재점검해서 새로운 대북관계를 수립해야겠다는 말씀을 대통령께서 하신 것 같은데, 현재까지 대통령을 보좌한 안보라인이 현 상황에서 봤을 적에 새로운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