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체포된 인도네시아인 조사로 연관 인물 3명 검거…‘후원 계좌’ 만들기도
  • ▲ 시리아 일대에서 활동 중인 테러조직 '알 누스라 전선'의 선전영상. 알 카에다 시리아 지부격인 '알 누스라 전선'은 '호라산 그룹', '시리아 투루크멘 여단' 등 다른 테러조직과도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알 누스라 여단' 선전영상 캡쳐-SNS
    ▲ 시리아 일대에서 활동 중인 테러조직 '알 누스라 전선'의 선전영상. 알 카에다 시리아 지부격인 '알 누스라 전선'은 '호라산 그룹', '시리아 투루크멘 여단' 등 다른 테러조직과도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알 누스라 여단' 선전영상 캡쳐-SNS

    시리아에서 반군, 정부군을 가리지 않고 무참히 살해하는 테러조직을 추종하던 인도네시아인들이 국가정보원과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모두 불법체류자들로, ‘알 누스라 전선’이라는 테러조직을 추종하며 ‘후원 계좌’까지 만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1월 18일 충남 아산의 자택에서 체포된 인도네시아인 A씨(32세)를 수사하면서, 그와 함께 ‘알 누스라 전선’을 추종하던 인도네시아인 3명을 추가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A씨 외의 다른 3명도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강제 추방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에 따르면 자택에 흉기와 모형소총, 지하드 깃발 등을 숨기고 SNS에 “2016년에는 시리아 내전에 참전해 지하드를 하겠다”고 밝힌 A씨를 수사하면서 경북에 거주하는 B씨(33세), 전북 부안에 살던 C씨 등을 검거하게 됐다고 한다.

    B씨는 SNS에 자폭 테러와 지하드에 가담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테러조직들을 위한 ‘후원 계좌’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미국, 시리아와 싸우다 죽을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A씨와 B, C씨 등이 추종한 테러 조직은 2012년 2월부터 공개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알 누스라 전선(Jabhat Al-Nusra)’이다.

    알 누스라 전선은 국내에서는 ‘알 카에다 시리아 지부’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 정보기관에서는 ‘호라산 그룹’과 함께 매우 위험한 테러 조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알 누스라 전선은 공식적으로는 ‘알 카에다 시리아 지부’라고 밝히지만,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테러조직 ‘대쉬(ISIS)’와 2013년 조직원 확보를 놓고 전투를 벌여 수백여 명의 사상자를 낸 뒤부터는 ‘경쟁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해외 테러연구기관들은 알 누스라 전선의 병력이 최소 3,000명에서 최대 6,000명 선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리아 내전에서 ‘자유민주주의로의 전환’을 목표로 내건 FSA(자유시리아군)을 무차별 학살하는 테러 조직이라고 지적한다.

    일부 테러연구기관에 따르면, 알 누스라 전선은 美정부가 ‘가장 위협적인 조직’이라고 지목한 ‘호라산 그룹’, 최근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비상탈출하는 러시아 조종사를 살해하고 러시아군 구조헬기를 공격한 ‘시리아 투르크멘 여단’ 등과도 연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테러조직을 추종하는 것에 의아해하지만, 인도네시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와하비즘’이나 ‘살라피즘’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있고, 알 카에다의 지부(제마 이슬라미야)도 활동하고 있다.

    2002년 10월 12일 밤(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또한 알 카에다 인도네시아 지부격인 ‘제마 이슬라미야’가 저지른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다양성 속에서의 통합’을 국시(國是)로 내걸고 있어, 힌두교도가 대부분인 발리 또한 별 다른 차별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테러 조직은 이들을 말살해야 할 ‘이교도(Infidel)’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