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공천룰도 없는 상황에서 선거운동 하자는 건가"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왼쪽)과 서청원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왼쪽)과 서청원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 출범과 공천룰 결정을 두고 여당 내 목소리가 갈리고 있다.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등 비박계 의원들 측에선 공천위 구성을 주장하는 반면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공천룰을 먼저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앞서 여야 선거구획정안 협의가 지연될 경우, 예비선거운동을 준비해야 하는 정치신인들을 배려하기 위해, 당초 2월로 예정된 후보 경선을 1월로 앞당기는 등의 방안을 거론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이에 대한 대책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연말까지 선거구획정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총선 예비후보들이 후보 등록 직후 지역 활동을 하더라도, 새해에는 전국 지역구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며 "예비후보들의 활동이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내 경선 일정을 조기에 확정하고 경선 절차에 따라 예비선거운동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예비후보들에게 당원명부 공개 ▲공천관리위 구성 ▲당협위원장 사퇴 등 추가 검토사항 등을 보고했다. 아울러 이 같은 논의를 위해 '공직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당내 공천룰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시간이 촉박한 것과 더불어 정치 신인에 대한 배려를 이유로 선거 운동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황 사무총장의 이 같은 주장에 서청원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서 최고위원은 "그게 무슨 소리냐"며 "선거구획정도 안된 상황에서 선거 운동을 한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룰이 결정되지 않았으니 아무 진전도 안되는 것"이라며 "다음 단계를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힌 서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퇴장하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룰이 없는 경쟁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라며 "도저히 정치 상식으로 이해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간에 이번 마찰은 공천권에 대한 주도권 경쟁으로 해석된다.

    김무성 대표 측은 서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이 현행 공천룰(국민·당원 지지 5:5)을 유지하고 싶어한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친박 측은 김 대표가 공천 경쟁에 따른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공천위를 꾸린다고 반박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같은 마찰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측이 공천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지만, 조속히 타협점을 마련해야 하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