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수류탄 쥔 상태에서 제품 결함에 의한 조기 폭발 가능성은 없다"
  • ▲ K413 세열 수류탄 모습. ⓒ기품원
    ▲ K413 세열 수류탄 모습. ⓒ기품원


    군 당국은 최근 수류탄 폭발 사고가 일어난 해당 로트 5만5,000여발의 신관을 폐기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과학기술품질원(기품원)은 1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일 발생한 육군 50사단 수류탄 사고에 대한 향후 조치계획과 지난해 9월 발생한 해병대 수류탄 폭발사고에 대한 기술시험 결과를 설명했다.

    기품원은 지난해 발생한 해병대 수류탄 폭발사고에 대해 정상적인 파지 상태에서는 폭발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육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기품원 관계자는 "동일 로트 수류탄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폭발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해 사고 이후 진행된 조사결과에서는 기술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품원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발생한 해병대 교육훈련단 수류탄 폭발사고 후 진행된 2014년 수류탄 기술시험은 국방규격보다 2~10배 까다로운 조건으로 수행됐다"며 "결론적으로 정상적으로 수류탄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는 제품 결함으로 인한 조기 폭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기품원은 육군 탄약사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품원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인명피해를 일으킨 수류탄의 폭발이 제품의 결함 때문이 아닌 훈련병의 실수에 의해 폭발했다는 주장처럼 보여 지난 3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수류탄 제조업체와의 손해배상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는 훈련병이 제대로 수류탄을 잡고 있지 않아 폭발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조사 결과에서는 기술적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면서도 "정상적 파지 상태에서는 폭발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된 기술검사가 수류탄 전체가 아닌 1,010발에 대한 표본 추출로 이뤄졌고, 실제 동일 로트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품원의 조사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 부분이다.

  • ▲ K414 신관 결합체 모습. ⓒ기품원
    ▲ K414 신관 결합체 모습. ⓒ기품원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사용하는 세열 수류탄이 1998년 도입된 이래 총 70개 로트 472만 여발 보급돼 현재 68개 로트 약 314만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악작용은 총 3회로 발생했다. 지난 4월 정기점검과 같은해 9월 해병대 사고, 지난 9월 50사단 사고가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군은 해당로트 5만5,3220발의 신관을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해병대 사고와 이번 50사단 사고 수류탄의 로트가 '035'로 동일해 실제 사용하는 장병들의 불안한 심리가 작용한다는 판단에 5만 5322발 전량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나머지 67개 로트에 대한 수류탄도 탄약사 주관 하에 표본 선정해 기능시험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편, 이날 공교롭게도 국군기무사령부가 수류탄 제조업체인 한화를 압수수색을 했다. 2급 군사기밀 1건이 한화로 들어가 내부에서 유통됐다는 접수돼 민간검찰의 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