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SBS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이 안방극장에서 첫 개업을 마친 가운데 그 안에서 만난 인물들의 맛은 참 다양했다.

    초기 일본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인만큼 한국식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논란에도 불구, 한국을 찾은 심야식당의 모습은 한국의 색을 덧 입힌 소박한 요리와 등장인물들을 공개해 논란을 불식시켰다.

    극 속에서 각각 심야식당을 찾는 단골들은 모두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로 느껴졌다. 동네 소식을 모조리 꿰뚫고 잇는 정한헌(김씨 역)부터 동네 한의원 원장 주성원(돌팔이 역), 어둠의 세계 종사자인 깡패 최재성(류 역)까지. 현실에 없는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식당에 모여서도 거창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동네 식당에 모인 이들답게 생전 처음 보는 손님에게 훈수를 놓는가 하면 서로 뜯고 할퀴는 맛깔나는 입담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대사에서 그저 먹고, 살고, 노는 것. 바로 나와 현실에 직면한 상황들을 풀어놓으며 흡사 예능 프로그램을 방불케하는 화려한 입담을 펼쳤다. 그 뿐이었다. 타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죽음과 비밀, 충격적인 반전은 없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삶에 대한 생돔감을 안겨주었다. 그것이 '심야식당'의 매력이라는 매력일 터.

    이날 1회에서는 '가래떡 구이와 김'편, 2화에서는 '메밀전' 편이 각각 그려졌다. 1회에서는 우리 사회 청년들의 현실을 대변해줄 인물 남태현(민우 역)은 '갑질의 횡포'로 인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시사했고, 2회에서는 왕년에 잘 나가던 스타였지만 팬의 테러로 인해 평생 상처를 안고 가게 된 심혜진(정은수 역)이 등장해 개인의 상처들을 각각 더듬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이때 드라마의 배경이 식당임에도 불구, 한국판 '심야식당'은 음식의 규모는 줄이고 한 사람에 대한 사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극의 본질이 음식이 아닌 소통에 담겨있음을 암시했다.

    극 속에 등장한 사연 있는 인물들은 각각 김승우(마스터 역)의 음식을 먹으며 주변 손님과 소통, 마음 속에 지니고 있던 상처들을 털어놓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됐다. 일본의 원작처럼 마스터가 주축이 되어 음식이란 부재료로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 아닌 음식과 다양한 주변 사람, 그 안에서 이루어진 소통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쿡방'이었던 것이다.

    소박하지만 매회 정성 넘치는 마스터의 요리는 소박함과 잊고 지냈던 따스한 정을 끄집어내는 데 한 몫 했다. '심야식당'은 타 드라마와 달리 특별한 맛은 없지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보통의 맛을 전달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앞으로의 전개에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 지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