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부들 앉아있는 모습과 동향까지 모두 일일이 체크
  • ▲ 지난달 24~25일 진행된 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이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달 24~25일 진행된 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이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김정은이 인민무력부장(국방장관급) 현영철을 고사포로 공개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0일 '반역죄'에 대한 죄목으로 현영철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반역 사항은 김정은의 지시에 '대꾸'한 것과 행사 중 '졸음'이다. 현영철은 용의에 대한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체포 3일만에 처형됐다.

    현영철은 군 서열 2위로 총정치국장 황병서에 준할 정도의 실력자로 알려졌다. 이번 처형은 지난 2013년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공개처형 이후 최고위급 숙청이다.

    국정원의 한기범 국정원 1차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현영철 숙청은 과거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 때와 다르다"며 "당 정치국의 결정이나 재판절차에 대한 발표 없이 체포 후 3일 내에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숙청 사유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한 한 차장은 "장청택 처형의 주요 사유였던 양봉음위(앞에선 순종하지만 뒤에선 딴맘)도 해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정은의 공개처형 방식은 이번에도 잔인했다. 이날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김정은은 4월말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종합공관학교 사격장에서 장교 수백명이 있는 가운데 고사포로 현영철을 총살했다.

    국정원은 현영철이 반역죄에 처한 이유에 대해 "북한 공안당국이 핵심간부들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현영철이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김정은 지시를 수차례 불이행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달 24~25일 김정은이 주재한 군 훈련일꾼대회에서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핵심 간부들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되고,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 등 공포통치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간부들 사이에서도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최근 모든 간부들의 앉아있는 모습과 동향까지 모두 일일이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