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전투 도왔던, 2007년 창설 특수정보부대서 근무한 듯
  • ▲ 지난 5일 반미종북 성향의 김기종에게 테러당한 직후 마크 리퍼트 美대사가 경찰차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SNS 유포사진 캡쳐
    ▲ 지난 5일 반미종북 성향의 김기종에게 테러당한 직후 마크 리퍼트 美대사가 경찰차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SNS 유포사진 캡쳐

    지난 5일 반미반일종북성향의 김기종에게 테러 공격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美대사가 오는 11일 수요일에 퇴원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길이 11cm, 깊이 3cm의 큰 상처를 입고 80여 바늘이나 꿰맸음에도 상당히 빠른 회복을 보이는 리퍼트 美대사를 보며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많은 국내 언론들은 리퍼트 美대사가 美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에서 정보장교로 복무했다는 것을 두고 그가 ‘네이비실 작전요원(Operator)’으로 복무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리퍼트 美대사는 ‘네이비실 작전요원’이 아니라 ‘네이비실’의 현장 작전을 도와주는 작전장교였다.

    리퍼트 美대사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으로 근무를 하던 도중 해군에 입대했고, 훈련을 거쳐 이라크에서 1년 정도 복무했다. ROTC 출신으로 예비역(Reserve)이었던 그가 전장에서 근무한 기간만 봐도 ‘네이비실 작전요원’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BUD/S 과정(24주)이나 3년 동안의 전문화 교육을 받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 ▲ 네이비실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받아야 하는 기초교육 'BUD/S' 과정 중 IBS 교육. 교육생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야 한다. ⓒ美해군 공식사진
    ▲ 네이비실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받아야 하는 기초교육 'BUD/S' 과정 중 IBS 교육. 교육생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야 한다. ⓒ美해군 공식사진

    그렇다고 리퍼트 美대사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육군 보병 대대에 있는 위관급 행정장교 같은 일을 했던 것은 아니다. ‘네이비실닷컴’ 등 미국의 네이비실 포럼 사이트와 이에 대한 美언론 보도들을 살펴보면, 리퍼트 美대사가 근무했던 것으로 보이는 부대에 대한 설명이 있다. 

    2007년 3월 美해군 특전사령부(NSWC)는 수십여 명의 해군 장병을 선발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등에서 작전 중인 네이비실 대원들에게 전장정보를 지원할 2개의 부대를 만들었다. 이름은 ‘해군특수작전지원대(NSWSA)’다.

    NSWSA 1팀은 본부를 캘리포니아 코로나도에 두고, 네이비실 1, 3, 5, 7팀을 지원하고, NSWSA 2팀은 버지니아 리틀 클릭에 본부를 두고 네이비실 2, 4, 6, 8, 10팀을 지원토록 했다.

    관련 보도를 보면, NSWSA에 대한 네이비실 대원들의 평가는 매우 높았다.

    전직 네이비실 대원들에 따르면, NSWSA 대원들은 적 정보수집, 암호해독, 적 정보 분석 전문가와 통신전문가들로 이뤄져있다고 한다. 이들은 네이비실 대원들이 적진으로 침투하는 위험한 작전을 할 때마다 생생한 현장정보를 제공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 ▲ 1981년 최고의 요원들로 창설한 비밀부대 'ISA' 대원들의 과거 사진. 이들은 적진을 마음대로 누비고 다녔다고 한다. ⓒ출처불명
    ▲ 1981년 최고의 요원들로 창설한 비밀부대 'ISA' 대원들의 과거 사진. 이들은 적진을 마음대로 누비고 다녔다고 한다. ⓒ출처불명

    일부 美해군 정보요원은 NSWSA를 美육군 정보부대인 ‘첩보지원대(ISA)’나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예하 “오렌지 특임대(TF Orange)와 비슷한 조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첩보지원대(ISA)’는 1979년 이란대사관 인질구출작전이 실패한 뒤 레이건 정부에서 창설한 ‘첩보 및 작전부대’로 美육군 특수부대원 가운데 자원자들을 뽑아 만든 부대다. 이들은 오사마 빈 라덴을 포함, 9.11테러 이후 美정부가 뒤쫓던 고위급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할 때 선봉에 섰던 특수정보부대다.

    ‘오렌지 특임대(TF Orange)’는 미국과 영국 특수부대의 합동작전팀인 ‘77특임대’ 소속으로 ISA와 美-英정보기관에서 보낸 전문요원들이 뭉친 팀이었다.

    이들은 TF 88로 파견 나온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부대들, 즉 육군 특전단 델타분견대(일명 델타포스), 해군 특수전개발단(DEVGRU, 일명 실 6팀)과 이들을 지원하는 육군 제75레인저 연대, 공군 제24특수전술대(STS), 그리고 영국 육군 특수부대 제22 SAS연대와 특수정찰연대(SRR), 영국 해군 특수부대 SBS, 英국방부 직속 특수작전지원단과 제18통신연대의 현장 작전을 도왔다고 한다.

    일부 네이비실 대원들은 NSWSA가 ‘오렌지 특임대’나 美육군의 ISA와는 기본적인 성격이 달라 전투능력은 낮게 보면서도, 이들이 네이비실이 적진에서 작전을 펼치는데 엄청난 도움을 줬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했다.

  • ▲ '오렌지 특임대(TF Orange)'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사진. 미군이 테러조직 사냥(Hunter Killer)을 위해 창설한 특수정보부대의 사진은 찾기가 매우 어렵다. ⓒ출처불명
    ▲ '오렌지 특임대(TF Orange)'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사진. 미군이 테러조직 사냥(Hunter Killer)을 위해 창설한 특수정보부대의 사진은 찾기가 매우 어렵다. ⓒ출처불명

    어떤 네이비실 대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NSWSA를 가리켜 “분석가니 뭐니 하는, 이론이나 제시하는 ‘펜대 굴리는 사람’이 아니라, 전투요원과 함께 호흡하며, 진짜 전투에서 매우 쓸모 있는-즉 우리가 작전 중 죽지 않을-정보를 그때그때 제공하는, 매우 유용한 조직이었다”며 “오렌지 특임대보다 훨씬 대단한 팀”이라고 격찬했다.

    ‘오렌지 특임대’나 NSWSA가 이라크에서 활동했던 사실을 살펴보면, 이들은 적진 또는 테러조직 내부나 주변에서 협조자를 찾아 그 동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해 아군에게 전달하는가 하면, 적진으로 직접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붙잡은 테러리스트를 심문하는 등 고도의 정신력과 전문기술이 필요한 일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해군특전사령부가 NSWSA를 창설했던 시기, 마크 리퍼트 美대사가 입대했던 시기, 네이비실 조직 등을 살펴보면, 리퍼트 대사는 이라크에 파견된 뒤 NSWSA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비실 대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리퍼트 대사가 이라크에서 '펜대'나 굴렸다면, 전투에 참가해 무공을 세운 장병에게만 주는 '동성무공훈장'을 받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 ▲ 1990년대까지 '국가정보지원팀(NIST)'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L.로스 대위가 당시 '독수리 특임대(TF Eagle)' 본부 앞에서 찍은 사진. 미군 정보부대 요원들은 전투기술은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정보관련 기술을 익힌다. ⓒ美CIA 아카이브
    ▲ 1990년대까지 '국가정보지원팀(NIST)'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L.로스 대위가 당시 '독수리 특임대(TF Eagle)' 본부 앞에서 찍은 사진. 미군 정보부대 요원들은 전투기술은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정보관련 기술을 익힌다. ⓒ美CIA 아카이브

    이런 조직에서 일했다면, 그가 네이비실 대원이 되기 위한 훈련인 ‘BUD/S(기초 수중파괴/SEAL)’ 과정에 입소하지 않았다 해도 많은 어렵고 힘든 훈련을 거쳤으며, 상당한 체력과 정신력의 소유자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아무튼 마크 리퍼트 주한 美대사가 김기종에게 테러를 당할 때 손으로 칼을 막은 것이 ‘네이비실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네이비실 대원들로부터도 칭찬을 받을 정도로 매우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소유한 ‘정보요원’ 출신이었다는 점에 주목해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