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청문회 끝나기도 전, 野 대표의 낙마 시사 적절치 않아"
  •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도중 자신에게 전달된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도중 자신에게 전달된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2일차 인사청문회가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도로 제자리'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1일 국회본청 246호 제3회의실에서 이완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틀째 이어갔다.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비밀 녹취의 장외 공개라는 '한 방'이 터졌던 것에 비해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는 이렇다할 '유효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유효타'는 고사하고 일부 의원들은 고성 내지르기와 '아니면 말고'식 넘겨짚기 의혹을 제기하는 등 구태를 반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청문위원들은 이완구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자금출처와 차남의 소득세·건보료 등 재산 관련 공세를 주로 전개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경찰공무원이 박봉인데, 그 박봉 월급으로 강남에 대형 아파트를 구입하고 계속 불려나가는 (자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받은 정치자금과 연결시켜 비약이 있는 논리를 전개했다.

    홍종학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차떼기'를 할 때 모든 국회의원이 5000만 원을 받지 않았느냐"며 "(같은 당의)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1억 8000만 원을 받은 것을 인정했는데, 후보자도 최소 1억 5000만 원에서 1억 8000만 원은 받았을 것이라는 (공판 과정에서의) 진술이 있었다"고 넘겨짚기식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완구 후보자는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한 직후 대선운동자금 명목으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 결과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완구 후보자는 "너무 지나친 이야기로 그렇게 연결시키면 안 된다"며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법원에서 무죄라는데 상식이 없다"라고 거세게 반발했으며, 한선교 위원장도 "자신의 추측보다는 자료에 근거한 의혹을 제기해달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후보자의 차남이 건보료를 1년치만 냈다고 하는데, 자의적인 해석이 아니냐"며 "차남은 후보자의 지역세대원으로 있었는데 1년치만 내고 왜 지난 2년 동안의 건보료는 내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이어 "차남은 자기 소유의 자동차 때문에 자동차세도 냈는데, 국외소득에 대해서 소득세는 왜 내지 않았느냐"며 "국외소득에 대해서도 신고납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완구 후보자는 "건보료는 금년 1월 전까지는 (직장이 있는) 홍콩에서 냈으며, 1월부터 국내 로펌으로 옮기게 돼 건보료를 납부했다"며 "(소득세는) 외국에 오래 있다가 국내 로펌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진선미 의원은 다음 질의 순서인 이장우 의원이 질의를 시작하면서 "나도 내 건보료가 얼마인지 잘 모른다"고 말문을 열자, 갑자기 흥분하며 고성을 질러 좌중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갑작스런 진선미 의원의 난입(?)에 한선교 위원장도 "이장우 의원의 질의 순서"라며 제지했고, 같은 당의 유성엽 의원조차 손을 내저으며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만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 청문위원들은 이날 아침 회의 석상에서 있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총리 후보자가 두 번 낙마했고 세 번째라 왠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는 불쾌하다"며 "청문회에서의 검증이 끝난 뒤 최종 평가 발언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청문회) 도중에 야당 대표가 낙마를 시사하는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은 "청문회를 같이 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소속된 당의 대표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은 어색하다"면서도 "우리 청문위원들은 청문회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아무런 예단 없이 정확하게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완구 후보자는 오전 청문회가 마무리되기에 앞서 자신의 심경을 담담히 밝혔다.

    이완구 후보자는 "공인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처신해야 한다는 분명한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인사청문회의) 통과 여부를 떠나서 허물이 있다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 용서해주시고, 의연하고 겸손한 모습을 전부 보여드리는 후보가 되도록 하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