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들 20년 만에 또 韓서 ‘여론 선동’

산케이 오보=인도적 문제? 뻔뻔스런 日언론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서울지국장 '불구속' 상태임에도 '인도적 문제' 억지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4.10.17 22:57:23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당시 정윤회 씨와 밀회를 즐겼다는 식의 수기를 썼던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SBS 관련보도화면 캡쳐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이 기소된 문제를 놓고, 일본 언론들이 아베 정권을 등에 업고 조직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려는 정황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이 한국 외교부 브리핑에 와서,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과 함께 스가 요시히데 日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이 이 문제를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하며, 유엔 인권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 등이 마치 아베 정권과 일본 언론이 짜맞춘 계획처럼 일사분란하다.

이 가운데서도 서울 주재 일본 특파원들의 행동은 유별나다.

외교부 브리핑에 와서 한국의 외교 현안에 대한 질문 보다는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위안부 문제 해결 거부’나 ‘고노 담화 검증’, ‘독도 영유권 주장’과 같은 정책을 한국은 왜 받아들이지 않느냐는 식의 질의를 여러 기자가 말만 조금씩 바꿔가며 하는 것이 벌써 여러 달째다.

지난 16일 일부 언론들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과 일본 기자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서울 주재 일본 특파원들의 ‘행태’가 쌓인 끝에 터진 일로 볼 수 있다. 

16일 오후 2시 30분 외교부 청사 브리핑 룸


지난 14일에 이어 16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 참석한 일본 기자들은 또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 문제를 꺼냈다.

그 중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신문 편집위원은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을 향해 도발적인 질문을 계속해 브리핑에 참석한 한국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다음은 1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브리핑 룸에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과 서울 주재 일본 기자들 간에 오고 간 대화 내용이다.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신문 편집위원: 대변인은 그저께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어느 나라보다도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입니다.’라고 하셨지 않는가? 15일 일본 니가타에서 ‘신문대회’라는 모임이 있었다. 아시겠나? 그 자리에서 일본 산케이신문 카토 기자 기소 문제 때문에 한국 당국에 대한 비판 결의안이 나왔다. ‘언론의 자유가 있느냐’라고 그런 뜻이다.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가?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제가 일본 단체가 국내에서 발표한 성명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지 않겠다. 그리고 그 산케이 지국장 기소 문제 관련해서는 제가 지난 브리핑에서 충분히 설명한 것 같으니까 우리의 입장은 그것으로 다시 갈음했으면 좋겠다.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14일 기소 관련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15일 카토 前지국장에 대해서 3개월 동안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일본 정부 쪽에 “인도적인 문제다, 보도의 자유문제를 떠나서 인도주의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관방장관의 언급이 있었다. ‘유엔인권이사회에 문제 제기하겠다, 검토하겠다’ 그런 발언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3개월이나 외신기자직을 못하게 만든 것에 대해 ‘인도적 문제’ 제기가 나와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광일 대변인: 이 문제는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한국 사법부가) 정당한 법 절차에 따라 결정한 문제다. 법 집행의 문제다.

(가토 다쓰야 前지국장에 대한 출국금지) 3개월 연장과 관련해 언급을 하셨는데, 그 문제는 관계 당국에서 형사재판 절차가 개시된 점을 고려하여 관련 법령에 따라 통상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사법제도 인정 않는 듯한 일본 기자들


이 같은 대화가 오간 뒤 현재 외교부 현안에 대한 다른 기자들의 질의와 외교부의 답변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신문 편집위원이 질의를 하려 하자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질문을 그만 받겠다”며 브리핑을 마치려고 했다.

이때 국내 한 통신사 기자가 “질문을 하는데 왜 그냥 나가느냐”며 대변인을 향해 고함을 쳤고, 결국 노광일 대변인은 산케이 신문 편집위원의 질문을 받게 됐다.


▲ 지난 16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일어난 일은 설전이라기 보다 일본 기자들이 한국 외교부에 '도전'한 것이었다. ⓒ조선닷컴 관련보도화면 캡쳐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가토 다쓰야 기자가 3개월 동안 여기에서 적응할 수 없다. 거기에 바로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법적 문제일수도 있지만 (이건) 인권문제 아닌가?

노광일 대변인: 제가 외교부 대변인의 입장에서 답변드릴 사안은 아니고, 그 문제에 대해 의문이 있으면 법무부에 가서 의견을 문의를 하시라. 사법당국의 절차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이 어떤 언급을 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죠? 그러면 저한테 맞는 질문을 해 달라. 그래서 제가 선생님이 손을 들었는데 분명히 제가 답변드릴 사안이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의미 없는 질문과 답변이 오갈 것 같아서 그만두자고 그런 것이다. 일단 말씀하십시오.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인권국가라고 분명히 할 수 있는가? 실례지만.

노광일 대변인: 선생님 생각은 어떤가?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그렇게 믿고 싶다.

노광일 대변인: 믿고 싶어요?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네.

노광일 대변인: 질문 계속 하십시오.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그게 확인하고 싶었다.

노광일 대변인: 인권국가입니다.

나무라 가타히로 산케이 편집위원: 감사합니다. 

日산케이 신문 편집위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인권국가 맞나?” 도발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일본 지지통신의 요시다 겐이치 서울지국장이 또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 문제를 꺼냈다.

요시다 겐이치 지지통신 서울지국장: 일단 저도 산케이 신문 문제인데, 저는 일단 일본 쪽에도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으니까 일단 대변인님께 물어보고 싶다.

아까 대변인이 시민단체 고발에 의한 순수한 법적인 문제라는,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데 대통령부(청와대) 당국자가 한국 언론에 ‘이 문제는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그래서 순수한 법적인 문제라고 하기가 좀 어렵고, 아무래도 외교 문제로 발전할 만한 문제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 문제가 어떤 한일관계에 대해서 어떤 영향이 있는지와 그런 것 생각을 묻고 싶다.

노광일 대변인: 우리나라는 엄연한 민주국가이고 3권이 분립되어 있다. 따라서 사법절차가 진행되는 사안에 대해서-아마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만-정부의 한 부처인 외교부 대변인이 사법 절차 사안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부적절 하다고 말씀드린다.

또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다.

여러분들에게는 질문의 자유가 있다. 그렇지만 그 질문의 자유에도 한계는 있다.

대한민국 외무부 정례브리핑에 오셔서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도전을 하는 식의 발언, 의문을 제기하는 식의 발언(은 부적절하다).

여기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듣는 자리 아닌가? 제가 14일 (가토 다쓰야 지국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말씀드렸다.

분명히 한국 정부의 입장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고, 다른 차원의 질문을 한다면 제가 답하겠는데, 여기 오신 특파원들께서 계속 저한테 똑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마치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특히 일본 언론에서 오신 분들께서-그것에 대해서 도전하는 식의 질문을 반복하는 데 대해 저는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한다.

이 자리, 외교부 대변인이 하는 정례브리핑에 걸맞는 질문을 해 달라. 그것은 저의 부탁이다. 그런 질문을 안 하니까 제가 질문을 안 받으려고 한 것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저는 외교부 대변인으로 외교부 정책에 대해 설명한다”면서 “일본 특파원들이 한국의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궁금하면, 외교부 대변인에게 질문하실 게 아니라 검찰 당국을 찾아가 질문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요시다 겐이치 지지통신 서울지국장은 “그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노광일 대변인의 당부에 반박했다. 노광일 대변인이 질문을 막으려 했지만, 다시 ‘입씨름’이 벌어졌다.

요시다 겐이치 지지통신 서울지국장: 일단 가토 다쓰야 기자 문제에 대해 일본이 또 입장 냈으니까, 그리고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언론도 이 문제는 외교문제라고 보고 있어서, 그래서 일단 궁금해 하는 것이다.


노광일 대변인은 “잘 알겠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미 다, 충분히 드린 것 같다”며 더 이상 같은 내용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20년 만에 반복된 日언론과 정부의 한국 괴롭히기


한편, 이 모습을 본 여러 한국 언론들은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과 일본 기자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일본 기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듯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을 비판하는 글을 내놓기도 했다. 과연 노광일 대변인이 잘못한 것일까.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이 형사기소된 것은 한국 시민단체가 그의 기사를 문제삼아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명예훼손 관련 법률이 ‘친고죄’가 아니라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 본인이 아닌 사람도 고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검찰은 일단 고발을 접수했기 때문에 가토 前지국장을 소환해 조사를 했고, 그가 외신 기사임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한 상태로 재판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놓고 아베 정권의 각료들과 일본 언론들이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확대해석하면 “해외 언론이 한국에 대해 온갖 헛소문을 퍼뜨려도 처벌할 수 없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검찰이 가토 前지국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3개월 더 연장한 것도 20년 전 일본 언론과 정부가 저질렀던 전례가 있어서라는 점도 중요하다.


▲ 서울신문의 과거 기사 검색결과. 1993년 7월 14일자다. ⓒ서울신문 검색결과 기사화면 캡쳐

1993년 7월 14일, 가토 다쓰야 前지국장의 대선배인 기자 한 명이 한국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이유는 ‘간첩’ 혐의였다.

산케이 신문과 같은 그룹 소속인 후지 TV의 시노하라 마사토 서울 지국장은 1990년 5월부터 3년 동안 기무사령부 소속 해군 소령으로부터 38건의 군사기밀을 빼내 이 가운데 27건을 주한 일본대사관 무관에게 정기적으로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해군 소령이 시노하라 마사토 후지TV 서울지국장에게 건넨 자료 중에는 ‘한반도내 지대공 미사일 배치현황’ ‘독도 방어계획’, 당시로서는 한국군의 최신 장비였던 K1 전차의 세부 성능과 같은 2급 기밀과 대구공항 등을 망원렌즈로 몰래 찍은 사진, 한미 정찰기 배치 현황 등 3급 군사기밀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노하라 마사토 후지TV 서울지국장은 이렇게 모은 자료를 일본 자위대에 제공하는 한편, 일본 내에서 기사로 내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노하라 마사토가 구속되자 일본 언론과 정부가 나서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서도 산케이 신문은 “과거 한국의 군사정권 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한국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일본 외무성 또한 여기에 호흡을 맞추며 “시노하라 마사토를 구속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당시 북한 경수로 문제로 미국, 일본, EU와의 협력이 가장 큰 현안이었던 한국 정부는 결국 일본 언론과 정부의 ‘압력’에 못이긴 듯 시노하라 마사토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시노하라 마사토는 ‘집행유예’를 받자마자 한국인 아내와 함께 일본으로 도주했다.

이처럼 자신들이 ‘우방국’에서 저지른 범죄를 뻔뻔스럽게 정당화하는 일본 언론인을 기억하는 한국 사법당국이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이 자유롭게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日언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가?


일본 언론과 아베 정권은 가토 다쓰야 前서울지국장이 ‘기소’된 것이 마치 한국 정부가 무슨 중국 공산당 정부나 김정은 정권처럼 그를 감옥에 가둔 뒤 고문이라도 하는 것처럼 떠들어 대고 있다.

하지만 가토 다쓰야 前서울지국장은 ‘불구속 기소’ 상태로, 아무런 압력이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한국 내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 문제’라며 유엔 인권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떠드는 것은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찌라시’ 수준이다.

일본 언론이 정치권을 움직여 다른 나라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일은 사실 오래된 일이다. 지난 8월, 대만의 한 정치평론가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는 이런 사례가 소개돼 있다.

1985년 초,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위협하면서 양국 간에 첨예한 대립이 있을 때 일이라고 한다.

당시 중국 내 정보를 대만 정부에 제공한 지(遲)씨 성을 가진 중국인 정보제공자가 있었다. 지 씨는 거액을 받은 뒤 일본으로 밀항해 일본에서 결혼하고 살다가 암살당해 토막 시체로 발견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일본 산케이 신문은 지 씨의 살인범으로 그와 친하게 지내던 대만인 당(唐)씨를 지목했다고 한다. 화가 난 당 씨는 산케이신문을 고소했고, 승소했다고 한다.


▲ 산케이신문은 일본 내에서도 우익매체로 유명하다. 아베 정권의 극우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편이다. ⓒ채널A 관련 보도화면 캡쳐

대만에서는 이 일 이후에 “일본 산케이신문은 생사람 잡는 허위보도 전과자”라는 인상이 널리 퍼졌다는 게 이 기고자의 주장이었다.

가토 다쓰야 前서울지국장의 사례는 차치하고라도 일본 언론이 우방국 가운데 힘이 약한 나라를 우습게 보는 태도, 우방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스럽게 억지를 부리는 모습 등을 보면, 대만에서 일본 언론을 좋지 않게 본다는 조선일보 기고자의 주장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일본이 아시아는 물론 미국에서도 ‘물주(物主)’ 정도로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호의를 베풀면 권리”라고 생각하는 점과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모습’을 언제 어디서나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검찰도 아니고 외교부에 와서 “한국의 사법체계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묻는 일본 기자들에게 궁금한 게 있다.

“만약 가토 다쓰야 기자가 러시아나 미국, 중국, 북한에서 같은 이유로 ‘불구속 기소’됐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 답은 이미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 가토 다쓰야 前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규탄 기자회견을 벌인 장면. ⓒ뉴데일리 DB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