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대행 체제와 차이 없어…획기적인 방향제시 '불분명'
  •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뉴데일리 스포츠】최근 파라과이와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의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1승 1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성적을 놓고 온통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슈틸리케 체제 2경기‥감독 없이 진행한 지난달 평가전과 다른점은?

    코스타리카전을 두고 볼 때 이른바 '슈틸리케 효과'는 없었다.지난달 감독 없이 신태용 코치가 대행을 맡았던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 평가전과 별다를 바 없었다는 평가도 많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8일 국내 언론과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지도자 경력을 두고 나오는 비판에 대해 입을 열었다.

    "새로운 감독에 대한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치는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승리다. 전술은 그 경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승리하기 위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나에 대한 비판은 10월 평가전 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는 선수가 중요하다"고 밝히며 "당분간 K리그와 13세 이하 축구선수들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 타임 '0분' 김승대는 K리그 팬 무마용?

  •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김승대를 성인 국가대표팀에 최초로 발탁했다.ⓒ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김승대를 성인 국가대표팀에 최초로 발탁했다.ⓒ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이번 평가전을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총 23명의 대표팀을 소집시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 23명 중 최근 K리그 클래식(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승대(23·포항 스틸러스)와 한교원(24·전북 현대 모터스)을 발탁했지만 결국, 이들을 기용하는데는 소극적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공격수 김승대는 두 차례 평가전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전북 현대 모터스의 공격을 이끄는 미드필더 한교원도 두 경기에서 20분 정도만 소화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피에게 기회는 없거나 지나치게 적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해외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K리그 선수를 벤치에 붙잡아 두고 이를 활용을 안했다는 것은 K리그 흥행을 돕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그간 언행에 반하는 행동이다. 또 손해를 감수하며 차출에 동의한 전북 현대 모터스와 포항 스틸러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실제로 모 K리그 감독은 선수 대표팀 차출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인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공들여 발탁한 구자철(25·마인츠05)과 김진수(22·호펜하임)는 부상 등의 이유로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구자철은 허벅지 부상, 김진수는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슈틸리케 "1-3으로 졌지만 패배자 아니다"‥이상한 셈법

  • ▲ 울리 슈틸리케 감독.ⓒ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코스타리카 전이 끝난 직후 "결과만 보면 우리는 1대3으로 졌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봤다면 우리가 못했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졌지만 패배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단순히 평가전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팀이 수없이 만났고 또 만나야할 강팀에 대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표팀은 코스타리카의 개인기와 볼트래핑, 드리블에 압도당하고 특히, 코스타리카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지 못하고 번번이 슈팅 기회를 날렸다. 

    셀소 보르게스(25)에게는 우리 수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보르게스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리 수비진을 헤집고 묘기에 가까운 골까지 허용했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1월에 홍명보가 이끄는 당시 대표팀에게 1-0으로 패했던 팀이다.

    이날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는 새로운 선수 발굴보다는 패배에 대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해외파와 기존 베테랑 선수에 의존하는 모양새였다. 

    2015 아시안컵 대회가 슈틸리케 능력점검 무대 될 듯

  • ▲ 코스타리카전에 나선 태극전사들.ⓒ대한축구협회
    ▲ 코스타리카전에 나선 태극전사들.ⓒ대한축구협회


    이를 방증 하듯 지난달 슈틸리케는 한 국가의 대표팀 감독직을 하겠다고 선언해 놓고 자국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구자철을 직접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평가전에 카타르에서 인연있던 남태희를 2경기 모두 출전 시키는 등 관심도 남달랐다. 

    이 같은 슈틸리케 감독의 행동은 해외파에 의존할 것이라는 강한 뉘앙스를 보여준 셈이다.

    이제 막 2경기를 치룬 슈틸리케 감독에 '일희일비' 하는 섣부른 판단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에 폭 넓은 선수기용의 가능성은 아직 열리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외국인 감독이 한국에서 쉽게 들끊는 국내 팬 성향의 읽어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성과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인 것도 맞지만 슈틸리케에 대한 실체는 아직 희미한 것도 사실이다.

    내달 있을 평가전 2경기 이후 내년 초 호주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안 컵'에 슈틸리케 감독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단지 평가전이지만 아시안컵은 실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