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직접 만나보니 이 문제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 들었다"
  • ▲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일제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인들의 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전 총리가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
    이라며 
    일본 정부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일본 총리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망언하는 사람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희가 저지른 것이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상한 망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부끄럽다.
    (일본)국민 대다수도 왜 이런 이상한 말을 하느냐고 한다.
    국민 전체적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어 
    "정말 우리가 나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는 점을 한국인들이 알았으면 한다"
    며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어제 한국에 입국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보니,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일본 양측이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일 도쿄 히비야 공회당에서 열린 '북방영토 반환요구 전국대회'에 참석,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일 도쿄 히비야 공회당에서 열린 '북방영토 반환요구 전국대회'에 참석,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특히 
    "[무라야마 담화]를 부인한다면 각료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며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우경화 행보에 일침을 가해 
    우리 의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무라야마 담화>

    1995년 당시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와 고통을 준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뜻을 표명한 담화를 말한다. 

    당시 무라야마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총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날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발언이다. 

    "일본에서는 국민 전체가
    이를(무라야마 회담) 계승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담화를 부인하는 각료가 있다면 각료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
    이 표명을 존중하며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제가 담화를 발표할 당시에도
    만일 부결되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그만큼 중요한 담화다.  

    발표 후 일본 내 일부에서 [매국노]라는 비판까지 들었지만,
    누가 매국노인지 반문하고 싶었다.
    이 담화는 일본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최근 일본이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평화헌법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은 평화헌법 9조에서 전쟁을 포기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제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헌법이 있었기에
    일본 자위대는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일본으로서도 좋은 일이고 중요한 일이다."



  • ▲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왼쪽)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왼쪽)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강연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이번 방한을 주도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 등이 참석했다.

    황우여 대표는
    "최근 일본 정부는 강경 극우화 움직임 속에
    기존의 과거사 반성을 뒤집고 있다"
    면서
    "오늘 강연이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고
    한중일의 양심세력이 힘을 합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주변국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
    잘못된 역사에 대한 합리화에 급급하지 말아야 한다"
    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