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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산 부성고 전경
    ▲ ▲ 부산 부성고 전경


    지금으로 부터 2,900년전 중동지역에 한 애국자가 있었다.

    그때 애국자의 조국은 3년이 넘게 비 한 방울 오지 않아
    농작물도 말라 죽고 마실 물도 없어 나라 전체가 죽게 됐다.

    그는 산 꼭대기에 올라가
    고개를 양 다리에 넣을 정도로 겸손한 자세로
    하늘에서 비가 오기를 기도했다.

    한참을 기도해도 하늘에서는 아무런 징조가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쨍쨍 내리쬐는 폭염(暴炎) 속에서 손바닥 만한 구름 조각 하나가 보였다.

    수행비서를 통해 이 말을 전해들은 이 애국자는
    기도를 멈추고 산꼭대기에서 내려와
    홍수가 날 터이니 준비하라고 일렀다.

    이 애국자의 이름은,
    김정은 같은 국가지도자가
    온 나라를 가난과 폭압과 우상숭배에 빠뜨렸을 때
    온 몸으로 나라의 부패와 멸망을 막으려 했던 예언자 엘리야이다.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정신의 전쟁]에서
    애국진영은 1794 대 0 이라는 치욕적인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한 곳은 다른 교과서와 복수 채택한 곳이다.)

    설날을 앞두고 부산의 부성고등학교(교장 신현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했다는 보도는
    마치 논이 쩍쩍 거북등 같이 갈라지는 타는 목마름의 시절에
    냉장고에서 막 꺼내 든 동해안 바다 깊은 곳의 심층수 같은 신선함을 줬다.

    이 학교 운영위원회 11명중 10명이 모여
    만장일치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고 240권을 주문했다고 한다.

    6.25전쟁 때 김정은의 할아버지이며 소련 공산당의 노리개였던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군대가 
    증오와 계급투쟁과 저주와 우상숭배의 극렬한 불구덩이 속으로 
    한반도 전체를 온통 집어삼키려 할 때,
    오직 부산지역 만이 최후의 전선(戰線)을 구축하고
    회심의 반격을 준비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도 한다.

    부성고등학교가 어떤 곳인지 웹사이트를 들어가 봤더니
    설립자 한효섭이라는 분이 다음과 같은 설립취지문을 올려놓았다.

    "저는 1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18세 때 아버지 마저 돌아가셨기 때문에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논밭사이로 산복도로가 건설되어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1970년 9월 7일 누나와 후배들이 저의 스물네번째 맞이하는
    생일 축하를 해 주는 자리에서
    부모님께 물려 받은 유산을 부모님께 되돌려 주는 방법으로
    부모님의 친구인 이웃 노인을 섬기는 일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방법으로 한국 최초의 노인대학인 한얼노인대학을 설립하였습니다.

    1965년에 부산범일초등학교 총동창회장으로서 모교졸업식에 참석했을 때
    모교 졸업생 600명중 가난 때문에 200여명의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저의 불우했던 어린 시설을 생각하여
    불우청소년 교육을 위해 평생교육(사회교육)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다짐하고
    1970년 10월 3일 개천절이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여섯번째 제삿날을 맞이하여
    한얼재건중고등학교(현 부성고등학교)를 설립하였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었고
    불우청소년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어 꿈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땅값이 오르면서 떼부자가 된 한효섭 설립자가 겨우 24살의 나이,
    예쁜 여자를 만나 연애하고 싶고,
    공돈이 생겼으니 스포츠 카를 몰고 뻐기고 싶고,
    가난의 대물림을 한 방에 날려보내기 위해
    좋은 집도 사고 싶었을 아직 혈기방장한 나이에
    그 모든 재산을 교육에 던진 그 용기와 기개가 그대로 느껴진다.

    한효섭 설립자는 당시 학교 하나만 세운 것이 아니었다.
    한얼재건중고등학교(현재의 부성고등학교)와 6개 무료 노인대학,
    한얼웅변예술학원, 13개 무료골목유치원 그리고 한얼유치원을 설립했다고 한다.

    한효섭 씨는 이런 말도 했다.

    “가난은 무지를 낳고 무지는 가난을 낳아
    가난과 무지는 되물림 되어
    개인과 가정과 사회가 불행하게 된다.

    청소년은 나라의 기둥이며 미래의 희망이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이 올바른 교육을 통해
    건전한 사람과 건강한 몸으로 바르게 성장할 때
    국가의 장래는 희망이 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방해하기 위해 
    저주와 계급투쟁과 증오와 시기로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도 모자라,
    색안경을 쓰고 동굴 속에 갇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상관하지 않은 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에게
    열매를 맺을 수 없는 사악한 씨앗을 뿌리려는 사람들은,
    가슴을 열고 겸손한 마음으로 지금이라도 돌이키기를 기원해본다.

  • ▲ 지난해 스승의 날때 학생회 주관으로 열린 세족식. 학생들이 선생님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 ▲ 지난해 스승의 날때 학생회 주관으로 열린 세족식. 학생들이 선생님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건전한 판단력을 가졌다면
    자기들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를 돌이켜보기를 바란다.

    자신들의 얄팍한 생각과 왜곡된 마음이
    얼마나 치명적인 어리석음을 불러 올 것인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한 번 삐뚫어진 마음과
    교과서 판매라는 현실적인 재물의 욕망이 합쳐진 사람들이
    자기 힘으로 그 어둡고 음습한 자가당착적 우매(愚昧)함의 동굴속에서
    제 발로 걸어나오기는 대단히 힘들 것이다.

    이제 새싹이 하나 돋아났다.
    1,794개 학교 중 겨우 1이라고 할 지 모른다.

    그래도 저 넓고 넓은 푸른 하늘에 떠 있는
    손바닥 만한 구름 한 조각보다는 많다.

    구름 한 조각이 온 하늘을 덮는 생명의 바닷물이 되어
    가뭄으로 갈라터진 청소년의 마음에 단비를 내려주길 기대한다.

    [사진출처=부성고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