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연합뉴스
    ▲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연합뉴스




    대한민국 여자농구가
    <제25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은 원래 목표했던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는 기쁨을 [맛] 봤다.

    그런데 그 맛이 좀 씁쓸하다.


  • ▲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연합뉴스
    ▲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중국을 두 번이나 꺾었지만
    일본에 두 번이나 패했다.

    중국을 이기고 일본에게 졌다는 것을
    반일감정을 내세워 분노만 하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그냥 <운이 없어서 일본에게 졌다>는 식의 막연한 분노와
    <투혼을 발휘한 우리 선수들에 대한 동정어린 시선>만으로는

    현재 대한민국 여자 농구가 처한 문제를 똑바로 볼 수 없다.

    밉지만 잘하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7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원래 여자 농구의 최강자는 중국, 그리고 대한민국,

    항상 3위권에 머물렀던 나라가 일본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 오랜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
    그 이유는 일본의 세대교체였다.

    아시아 여자농구의 기존 서열을 흔든 일본,
    그간 중국과 대한민국의 경쟁이었던 아시아농구판에서
    일본은 꾸준히 젊은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출전시켰고
    그 선수들은 경험을 쌓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의 선수들을 보면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31살로 나머지 대부분은 20대다.

    20대 멤버들이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아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룬 일본은 내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의
    우승 후보로 꼽힌다.


  • ▲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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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던 이유도 
    그간 미뤘던 세대교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강 중국을 만들었던 이제는 30살이 넘은 선수들을
    많이 선발하지 않고
    젊고 경험이 부족한 20대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장기적으로 보면 세대교체에 성공한 일본과
    세대교체에 돌입한 중국의 양자 대결로
    아시아농구판이 재형성 될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세대교체라는 부분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인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여전히
    변연하나 신정자 같은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선수층이 얇기에 젊은 선수들 중 일부가 부상을 당하면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할 수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주전과 벤치의 기량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악순환이다.

    우수한 젊은 선수들은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기에 부상이 온다.

    나이든 주전 선수들은 체력은 떨어지지만
    벤치에 앉은 젊은 선수들에 비해서는 더 나은 카드다.

    벤치에 앉은 유망주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험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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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기종목은 모든 스포츠처럼 [기본기]가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나면 [경기력]이라고 하는 덕목이 중요한데
    이 경기력을 다른말로 하면 [구력]이다.
    구력을 다른말로 하면 [경험]이다.

    젊은 선수들의 기본기와 베테랑 선수들의 기본기는
    별 차이가 없다.

    농구를 업으로 삼은 선수들의 기본기는 엇비슷하다.
    그렇다면 결국 체력과 경험의 싸움이다.

    체력은 젊은 선수들이 뛰어나다.
    경험은 베테랑 선수들이 월등하다.

    체력은 젊음이 주는 것이고
    경험은 젊음과 바꾸는 것이다.

    당장은 주전과 벤치의 기량차이가 크다.
    우리 안방에서 하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는 한이 있어도

    어렵게 잡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방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여자 농구를 현주소를 이해한다면
    팬들은 기다릴 것이다.

    팬들도 안다.
    아픔을 견디지 못하면 성장이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