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공소내용 맞게 의도적 짜깁기"...김용판 "전체 봐야 실체적 진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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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의 댓글과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물을 마시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의 댓글과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물을 마시고 있다. ⓒ 이종현 기자

     

    검찰이
    지난 6월14일 [경찰의 축소·은폐 모의] 증거로 발표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녹화영상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 측이
    경찰의 CCTV를

    [입맛대로 골라 편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 中


    분석관1: "이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
    분석관2: "예, 갈아버릴게요. 싹 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6일 국정조사특위에서 공개한 CCTV 화면에 따르면,

    "이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라는 대목은
    실제로는 "문서 쓸데없는 것들 다 갈아버려"였다.

    검찰이
    [쓸데없는 것]이란 표현을

    [이 문서 했던 것]으로 바꾼 셈이다.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 中


    최동희: "지금 정리할 수 있는 건 하셨으면 좋겠구요."
    장기식: [문서 쓸데없는 것들 다 갈아버려]
    성승윤: "예, 갈아버릴게요. 싹 다?"
    한동섭: "싹 다"
    김보규: "우리 내일 브리핑하는데 필요한 자료가 있는데,
    갈아버리면 없어서 못 찾을 것 같으니까"
    김대연: [일단 한 군데 모아두는 것만.]


    동영상을 보면,
    경찰 직원들은 사무실 정리 과정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설명이다.


    "[쓸데없는 것들]이 뭡니까?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데
    이런 관련되는 게 나왔으면
    이걸 갈아버리라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뒤에 보면 나오는 것은 이런 겁니다.

    [(문서를) 전부 압수물 박스에 다 밀봉해서
    전부 갖다 보고해라]
    ,

    [외장하드에다가 넣어서 다 보고해라]

    그러면 뭘 갈아버리느냐?

    쓸데없는 것들. 밤새 작업하니까 여기저기 얼마나 많이 나옵니까?
    뒤죽박죽이 되니까 쓸데없는 것들 갈아버리라고 했던 겁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결국 검찰이 공소내용에 맞게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용판 전 경찰청장은
    "내가 지시해 녹화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편집됐다는 느낌이라
    127시간 전체를 보면
    [실체적 진실]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새누리당 김진태-윤재옥 의원이 공개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 비교다.

     

    #1.

    검찰 수사결과 발표 中


    분석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전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삭제한 흔적이..."


    검찰이 공개한 이 발언을 보면
    분석과이 당시 어마어마한 흔적을 발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분석관들은
    단지 [기사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이었다.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 中


    임판준: "전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지웠다고 그러더라구요."
    성승윤: "지웠대요?"
    임판준: "아니 기사가 그렇게 났어요."

     

    #2.

    검찰은
    "(분석관들은) 국정원 직원이
    언론사 사이트에서 댓글을 단다는 사실도 당시 파악했다"
    다음과 같은 분석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 中


    분석관:
    "RSS 수집 쪽 라이브러리로 하는게 아냐.
    조선일보를 보면 조선일보에 [라이브러리]가 있는 거지.
    [라이브러리]라는 사이트에 가서 댓글을 다는거지."


    그러나 분석관은 그저
    <조선일보> 같은 신문기사를 한 예로 들어
    설명한 것 뿐이었다.

    사실이 이런데도
    검찰 측은 이를

    "국정원 직원이 언론사 사이트에서
    댓글을 단다는 사실도 당시 파악했다"
    단정한 것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만약에 조선일보라고 한다면
    이렇게 이렇게 댓글을 달았을 것라고 얘기한 것이지
    조선일보에 (댓글을) 달았다는 뜻이 아니다"
    라고
    설명했다.

     

    #3.

    검찰은
    "(당시 경찰이) 중요 증거인 ID-닉네임을 확인한 상황에서,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 中

    분석관1:
    "주임님 닉네임이 나왔네요."

    분석관2:
    "피곤하죠? 한시간이면 끝나겠죠? 이거봐요."

     

    그러나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는,
    이와는 판이하게 다른 의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닉네임이 1개 발견된 것을
    전체 닉네임을 확인된 것처럼 확대해석한 것으로써,
    엑셀을 이용한 URL 정리 작업에 1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미를,
    사실상 모든 작업이 1시간이면 끝날 것처럼 짜깁기 편집한 것"이라는 게
    윤재옥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 中


    김수미:
    "주임님, 닉네임이 하나 나왔네요. HTML에서."

    임판준:
    "USB 줄 수 있어요? 잘라서 저 갈라갈께요.
    자르면 가능하겠죠? 아 피곤하죠, 한 시간이면 끝나긴 하겠죠?"

     

    #4.

    검찰은
    전후맥락을 빼놓고 오해의 소지가 있도록
    다음과 같은 내용도 소개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


    분석관1:
    "결과적으로는 없는 것으로 하자.
    그거까지는 우리가 이야기가 됐잖어."

    분석관2:
    "진짜 이건 우리가 지방청까지 한번에 훅가는 수가 있어요."

     

    이는 "보고서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으면,
    분석 내용에 대해 신뢰성을 보장받을 수 없으니
    명확하게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던 것.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 中


    장기식:
    "우리가 아니고 전국에 이제..
    지방청까지 한방에 훅가는.."

    임판준:
    "딱 뭔가.. 결과를 내주면 되는데..
    뭔 얘기인가를 잘 모르겠으니 미치겠네."

     

     

    #5.

    검찰은
    ""(분석관들이) 당시 지침에 따라
    언론보도에서는 삭제돼야 한다고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음과 같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


    분석관2:
    "그게 여기 있다니까요.
    북한 로켓 관련 글들, 선거 관련된 것은 확인해봐야.."

    분석관1:
    "그럼 그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실제적으로 이거는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이 또한
    북한 핵실험 등 선거와 무관한 글만 확인됐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분석관 한 명은
    "북한 쪽이 아니라 선거와 관련된 게 있냐는 거지,
    그게 문제인 거지"라고 말한다.

     

    실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 中


    임수:
    "이게 여기 있다니까요, 실제적으로..
    다 북한 핵실험 이런 글 밖에 없어."

    장기식:
    "그러니까,
    근데 문제는 이게 그 북한 쪽이 아니라

    선거와 관련된 게 있냐는 거지 그게 문제인 거지.
    그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근데 이거는 언론 보도는 안 나가야 되는 거 아냐?"

     

    자세한 내용 파악은
    수사팀에서 해야하며,

    이를 언론에 알려야 할지 여부를
    묻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의 댓글과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물을 마시고 있다. ⓒ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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