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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토,일 주말드라마(밤8:50분) <원더풀마마> (연출 윤류해/ 극본 박현주) 28일 방송에서는 이미 마음이 떠난 남자를 붙잡고 매달리는 딸을 보는 아버지가 나온다.

    그 아버지는 아버지만이 해 줄 수 있는 진심 어린 말로 딸을 붙들어 주는 묵직함을 보여준다.

    가난한 이범서(선우재덕)는 최은옥(김청)네 집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다녔지만,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윤복희(배종옥)이다.

    가진 자의 힘과 횡포로 은옥과 결혼을 하지만 복희와의 사이에서 난 자식을 은옥이가 강제로 입양시킨다.
    그런데 그 자식은 사고로 죽고, 결국 이 일로 이혼하고 만다.

    아버지는 은옥의 복수심때문에 자식들도 못 만나고 천애고아처럼 나그네처럼 살아왔다.
    더구나 복희에 대한 미안함과 잃어버린 자식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한 시도 마음 편히 살지 못했다.

    다시 한국에 왔지만 10년을 넘게 접촉이 없던 자식들과도 서먹하다.
    복희와 다시 시작하길 원하지만 복희는 원치 않는다. 은옥은 여전히 범서를 원하지만 복희를 정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볼 때마다 원망과 독설을 퍼 붓는다.

    하릴없이 다시 미국에 갔다가 아들(이민우)이 이혼하고 딸(유인영)도 남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락을 받고 한 달음에 달려온다.

    복희가 영채(정유미) 몰래 훈남(정겨운)이를 도우려 범서보고 투자자인것 처럼 하며 도와 달라고 하니 흔쾌히 들어준다.

    그 와중에 훈남이가 자신의 딸 수진이가 오매불망 목 매다는 남자인 것을 알고 기절초풍한다.
    서로 이 사실을 알게 된 은옥과 복희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수진이가 좋아하는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가 복희의 딸인 것을 안 은옥은 치를 떤다.

    "이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내가 가진 걸 모든 걸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네 딸한테서 내 딸을 지킬거야.
    절대로 훈남이를 양보 못 해!"


    범서는 수진이를 불러서 간곡히 말한다.

    "남자로서 최고의 자리가 무엇인지 아니? 바로 아버지의 자리야!
    그걸 몰라서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만
    그래서 내가 무슨 얘길 해도 받아들이기가 힘들겠지만
    진심으로 너의 행복을 위해서 말하는거야!

    한 번 떠난 마음은 돌이킬 수 없어.
    뭐 하러 끝난 사랑에 목을 매.
    이건 정말 아빠로서 널 사랑해서 하는 말이다.
    비록 자격은 없지만. 그 사람 그냥 놔 줘.
    그래야 네가 행복해지는거야!" 


    자식 밖에 있던 아버지가 자식의 삶 속으로 들어 와 진심으로 자식을 위해 말해주니 
    부초처럼 가볍게 흔들리던 가정이 중심이 잡히고 무거운 추를 단 것처럼 묵직하니 흔들리지 않고
    튼튼한 울타리가 둘러쳐지는 것 같다.



    무조건 자기의 감정에 휩싸여 자신의 분노와 증오심을 마구 자식 앞에 쏟아놓던 어머니와 달리
    이성적으로 차근차근히 어떻게 하는 것이 딸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일러 준다.

    누가 이렇게 딸의 앞날을 걱정해주겠는가?

    "네가 멈춰라! 너 만이 멈출 수 있어!"


    인생을 먼저 살아 온 인생의 선배로서 딸을 진심으로 아끼는 거짓없는 사랑으로 하는 말에는 저절로 권위가 세워진다.  

    "아빠가 틀렸어요!"


    쏘아 붙이고 나갔지만 수진은 처음으로 엄마와는 다른  아버지의 존재의 무게를 느낀다.
    결국 수진은 훈남이가 마음을 돌이킬 수 없음을 알게 되고 처음으로 아버지한테 전화를 건다.

    "아빠 말이 옳았어요!
    이젠 다 끝났으니까 아빠가 그 사람 도와주세요!"

    마음을 열고 울면서 말한다.
     과연 남자들이 제일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되는 것을 원하는가?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사람 100인?

    흔히 남자들은 일이 최우선이라고 한다.
    그런데 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공적을 쌓은 사람들도 나이 들어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이
    자녀와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큰 일을 하느라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고 후회된다는 것이다.

    다른 일은 내가 아니어도 되지만 아버지 자리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라는 것이다.

    원래 보배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누구나 하는 자리라 우습고 하찮게 보일 지 모르지만 세상에 명성을 떨치는 것도 아니지만
    아버지의 자리야 말로 남자의 최고의 자리인지도 모른다.

    평생 없는 아버지 같은 삶을 살아왔지만 범서는 아버지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