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중국 일본을 얼마나 아는가?


  • 한반도-한국-한국인의 삶을 규정하는 최대의 조건 중 하나가
    그 지정학적 위치다.
    그것은 구체적으로는,
    중국-일본 사이에 끼인 한반도의 숙명적인 곤혹이다.
    최근 그 조건이,
    또 다시 한반도-한국-한국인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이 조건은 한반도가 천재지변이라도 만나
    중국대륙에서 똑 떨어져 나와 태평양 한 복판으로 둥둥 떠내려가지 않는 한
    완벽하게 해소할 방도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역량과 지혜에 따라서는
    그 위험부담을 [비교적 적절하게] 완화 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한국을 이끄는 리더십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은 그래서,
    중국 일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어떻게 최적화(最適化) 시키느냐 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이 북한을 순치관계(脣齒關係, 잇몸과 치아의 관계)로 치기보다는
    한국을 더 [말이 통하는] 상대로 간주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일본의 [말이 안 통하는] 80%를 논리정연하게 반박하되,
    [말이 통하는] 다른 20%마저 도매금으로 적(敵)으로 만드는 일만은 없게 해야 한다.

    이것이 정책당국-싱크 탱크-일반국민의
    “중국 일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의 세련된 안목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자면 탄탄한 중국 전문가-일본 전문가 층이 두텁게 축적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과연 그런 고급 인적자원(人的資源)이 충분히 준비돼 있는가?

    턱도 없는 소리다.
    이런 빈약한 밑천 가지고는 구한말의 [국제정치 치(痴)]가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래서 시급한 것이 대학원 급(級) 동북아 전문 연구과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 양성기관을 통해 중국-일본 전문가들을 견실하게 길러내고,
    그런 두뇌들이 정책당국-학계-언론계-NGO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의 각계 중국-일본 다루기는 [눈 가린 채 코끼리 만지기] 수준은 아닌지?
    중국에 대해서는 [암중모색(暗中摸索)],
    일본에 대해서는 [격분(激忿) 딱 하나]. 아닌지?

    이것만으로 중국 일본의 노회하고 교활한 제국(帝國)경영 노하우의 맞수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동북아의 강대국 메이저 리그에서 똑같은 1류 선수로 뛸 수 있을까?

    한국인은 우수한 국민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정부-학계-언론계-문화계가 나서서,
    동북아 국제관계에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A급 전문 인력을 어떻게 착실히 키워나갈지를 공론화 했으면 한다.
    실력 없으면 밀리고 처지는 게 정글의 법칙 아닌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