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엔 ‘병역면제자’ 얼씬도 말아야

    -李朝 시대부터 무너진 병역의 신성함 바로 세워야-

    오 윤 환


    이른 아침부터 속에서 분노가 끓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이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읽고서다.
    내년 WBC에서 ‘메달‘을 따도 ’‘병역혜택’이 주어지지 않자 군대에 가지 않은 선수들이 하나같이 대회 참가를 꺼린다는 것이다.
    이건 ‘스포츠맨도’ ‘야구선수’도 아닌 ‘운동기계’ 아닌가?
    국위선양과 스포츠 정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승부도박사가 따로 없다.

  •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비결은 경험이 풍부한 투수진 등 선수단 구성이다.
    대회 때마다 야구계에서는 너도 나도 선수단에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수단에 끼지 않으려고 하나같이 이리 빼고 저리 뺀다.
    이유는 단 하나다.

    2006년 제1회 WBC 대회 때는 대표팀의 4강 진출이 국민적 관심을 끌면서 병역법을 개정해 병역혜택을 부여했다.
    이후 형평성 논란이 일면서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
    2009년 제2회 대회 때는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선수단은 금메달을 땄다.
    추신수 등이 병역을 면제받은 건 그 때다.

    아시안게임 야구경기에 참가한 나라 가운데 야구를 제대로 할줄 아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정도다. 일본은 프로선수를 제외한 아마선수로 팀을 구성했고, 중국과 대만은 우리 상대가 아니다.
    그야말로 ‘동네야구’ 수준이다.
    그런 대회에서 금메달 땄다고 병역의무를 면제한 나라가 ‘분단국’ 대한민국이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추신수(신시내티 레즈)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병역혜택을 받아 짧은 훈련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차는 수모를 당했고, 미국 경찰을 돈으로 매수하려다 나라망신을 시켰다.
    만약 그가 병역면제를 받지 않고 2년동안 “빡세게” 전방에서 근무했다면?
    추신수가 아무리 미국에서 달러를 벌어들여도 그는 ‘병역먹튀’다.

    지난 여름 런던 올핌픽에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올림픽 주최국이자 축구 종주국인 영국을 이기자 해외 언론들은 “한국 축구 승리의 원동력은 병역면제”라고 비웃었다.

    축구대표팀이 ‘동메달’ 이상을 따면 출전 선수 전원이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 우리나라 병역특례제도를 비꼰 것이다.
    영국을 이긴 뒤 브라질과의 준준결승, 동메달이 걸린 한일전을 앞두고 외국 언론들은 “한국 축구팀이 메달을 딴다면 그건 병역면제제도가 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이자. 핵으로 무장한 북한 살인정권과 대치한 대한민국의 건장한 운동선수들이 ‘스포츠’가 아니라 군대가지 않기 위해 맹렬히 뛴다는 손가락질.
    병역특례라는 변태적인 제도가 만들어 낸 코메디다.
    축구선수 박주영이 병역 의무를 최대 10년간 연기했다 완전 면제받은 것도 런던 올림픽이다.

    2년 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벙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그 회의 참석자들 가운데 ‘병역필’은 김태영 국방장관이 유일했다.
    대통령, 국정원장 등이 모조리 병역미필이었기 때문이다.

    “통신보안”을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병역미필자들이 북한의 대형도발을 다뤘으니 “북한 소행으로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는 식의 갈짓자 대책이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정원장, 감사원장도 모자라 집권당 대표까지 10년동안 병역을 회피하다 ‘고령’으로 면제받은 인물을 기용했으니 ‘안보무능정권’ 소리를 들어도 싸다.

    야구선수들이 ‘병역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대회 차출을 꺼린다고 혀를 차기도 그렇다.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쌩잇빨을 뽑고, 비보이들이 정신병을 가장하고, 두 눈 시퍼렇게 뜬 동생을 사망했다고 신고하고, 어깨를 고의 탈골시키며 병역의무를 능멸하는 행위는 병역의무를 우습게 취급한 지도층들이 자초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새정부 공직인선이 진행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병역면제내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패를 되풀이하면 안된다.
    남들이 총을 들고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을 때 병역을 기피하며 골방에 틀어박혀 육법전서를 달달 외워 출세한 기회주의자들이 새 정부에 절대 발을 들여놓게 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박 당선인은 ‘여성’이다.
    국방과 안보를 누구보다 다져야 한다.

    이스라엘 내각은 특공대 내각이라 불릴 만하다.
    대통령 시몬 페레스는 국방차관 시절엔 비밀 핵(核)개발을 주도했고, 국방장관으로 1976년 7월4일 엔테베 작전을 총괄한 군인출신이다.
    그 특공작전 지휘관이 요나탄 네탄야후였다.
    그는 적탄을 맞고 죽었다.
    이스라엘 국민이 ‘요니’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이 영웅의 동생이 총리 벤자민 네탄야후이다.
    그 또한 특공대원이었다.

    이스라엘의 빅 스리인 대통령, 총리, 부총리는 특공작전 전문가들이다.

    박근혜 정부에는 병역면제자. 병역기피자들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박 당선인이 혹시 실수로 병역미필자를 픽업해도 본인이 병역을 미필했다면 공직 진출을 사양해야 한다.
    이조시대부터 썩어 무너진 이나라 병역의 신성함을 박근혜 정부가 바로 세워야 한다.

    ‘병역특례’라는 변태적인 병역기피 수단도 이 기회에 폐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