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한계를 박 후보의 장점으로 극복한다
  • 안철수의 퇴장은 이미 그를 꾸준히 지켜봐 온 국민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1년 전부터의 그의 과거를 되짚어보더라도, 그가 진실로 보인 것은 국가 비젼이 아닌 기성정체에 대한 반작용 이었다는게 맞을 것이다. 그의 긍정성은 구호 뿐인 '새 정치'란 말로 도배되었던 것이다. 그의 등장은 그를 통해 기성 정치에 위협도구로 활용하고 싶었던 그 지지자들의 욕구도 한몫 했다.

    이번 안 자신의 사퇴로 이상한 단일화가 되는 과정을 보며, 과연 그가 정치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는 것은 물론 국가의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지도자냐는 데에 깊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대선입문 초기에 "수영장을 건널 정도면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는 안철수의 설익은 발언을 보더라도 말이다. 그는 그의 설익은 발언을 잘 여문 상태로 만들지 못한 한계를 예상대로 보인 것이다.

    安이 정작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정치에 봉착하는 모양새는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기성 정치를 욕하면서도 민주당이란 기성 정당과의 조우를 자신의 확고한 입지 전략으로 삼고자 했던 것은 한마디로 이율배반이라 할 것이다. 안철수 그가 제대로 성숙함을 보일려면 그만한 의연함과 정치 철학, 변하지 않고 지칠줄 모르는 뚜렷한 가치관이 확립되어 있어야 했던 것이다.

    이제 안철수는 문재인을 통해 기성 정치의 높은 파고를 실감하게 되었다. 그가 백의 종군 운운하며 정치판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지만, 그의 정치 생명력은 기존 정치의 흐름과 판세가 결정할 것이다. 그만큼 안철수는 정치적 마인드에서 허약하기 때문에 바른 내공을 쌓지 못한다면 미래는 어렵다 할 것이다.

    안철수 사퇴 이후 각종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다소 차이는 있지만,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불편함이 극도에 달하던 2007년 대선 때와는 분명 다른 환경이기에 접전은 당연해 보인다.

    눈에 띄이는 것은, 박 후보의 약진이다. 수도권에서 그 격차를 4% 이상 줄였으며, PK에서도 문재인과의 격차를 8%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결과는 안철수 지지층을 보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부동층 그리고 박과 문이 싫다는 자들의 집산이다. 안의 지지자 중 비민주당으로 알려진 20% 정도가 박 후보에게 돌아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부동층 또한 20%대로 확대되었다.

    문제는 각 후보 호감도와 정권 교체론의 상충관계다. 호감도는 박 후보가 문을 앞서지만, 정권교체론은 정권 재창출보다 높다는 것인데, 이는 두 후보가 해결해야 할 key가 될 전망이다.

    安이 거두어갔다 다시 뱉어 낸 부동층을 누가 더 흡수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미 문재인은 박 후보를 향해 이번 대선을 과거대 미래, 낡은 정치와 새 정치, 귀족 후보와 서민 후보의 대결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과연 그런가?

    누가 낡고 누가 과거고 누가 귀족이란 말인가? 이런 이분법 규정에서 문도 자유로울 수 없는건 상식있는 국민이면 다 알일이다. 집권 10년의 이데올로기, 핵심권력 인물, 이명박에게 520만표의 차이를 가능케한 실망 정권, 자신이 핵심이던 한미fta 추진이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말바꾸기, 저축은행 권력개입 의혹, 이번에 안철수 내치기 등......이런 핵심에 문재인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 등은 자신들을 약자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존 권력에 탄탄히 뿌리내린 강자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이들은 밑바닥에선 전교조를 통해 가장 중요한 교육을 좌지우지 하고 있고, 연평도 포격에 침묵하는 종북세력을 각 분야에 알박이 해놓고 있으며, 각종 시민연대를 통해 이 사회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고 갈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약자라는 말인지 되묻고 싶을 뿐이다.

    이제 본격 대선이 시작되었다. 박 후보가 정권교체론이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도 건재하다는 것은, 그가 그동안 여당 내의 야당을 줄곧 견지해 오면서 보여준 기존 권력과의 갈등 때문일 것이다. 보다 원칙을 고수하고 신뢰를 사수하는 박 후보를 국민들이 일찍이 보고 느껴온 결과인 것이다. 이에 비해 문재인 후보는 특별한 시사점이 없다. 다만, 정권교체론이나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기에 그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이제 제대로 정치를 볼 혜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각 후보는 앞서 말했듯이, 부동층을 끌어들일려면, 국민의 신뢰를 누가 회복하느냐에 달려있다 하겠다.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익 챙기기를 버리고 어려울때 국가가 국민을 보듬는 복지 프로그램 또한 안보에 냉철하며 정치인들의 쇄신 드라이브가 불가피한 것이다. 대통령도 못하던 것을 이제 대통령이 해주길 바라는 국민들이 되었다.

    이런 해결 과제를 놓고 보면, 박 후보의 장점이 문 후보의 장점보다 우위를 보인다. 국민과의 약속을 무겁게 여기고 목숨같이 생각하고 실현할 적임 대통령감이란 점에서 그렇다.

    안철수의 정치적 한계를 이제 박 후보의 장점이 완전 대체할 것이다. 그럴만큼 박 후보가 펼칠 정치적 신선함은 안철수의 이상을 실현할 현실적 구체안을 담고 있다.

    안철수가 끝내 문재인에게 붙어 지분이라도, 한 자리라도 꿰차겠다며 공동정부(토사구팽의 원인) 등의 꼼수를 생각하며 대선지원을 한다면, 이제 안철수의 구태 정치는 본 궤도에 오르는 것이며 역사는 안철수를 새로운 정치의 산실로 평가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정도를 가는 안철수가 아닌 기존정치의 어두운 면을 거리낌 없이 답습하는 인물에 자신을 내던진다면, 불씨만 남은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론은 한 줌의 재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안을 지지하는 분들도 원래 정도를 걷는 정치를 원하지 않는가!

    향후 안철수 지지층의 바른선택은 후회하지 않을 역사적 한표가 될 것이다. 지나온 다리를 불살랐다며 단일화의 승리를 다짐하던 安이 급전직하하는 한계를 朴 후보가 극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