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보수대연합과 대야강공 전략으로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과거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수장학회 문제에서 더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데 이어 충청권과 호남쪽 보수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각개격파를 통해 연대를 추진하면서 보수 중심의 지지층 굳히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선거가 야권단일화 등으로 박빙승부로 치러질 경우 40대와 중도층 표심의 향방이 중요한데 보수 뭉치기나 NLL 등의 안보공세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시하는 시각도 당내에 엄존해 논란이 예상된다.

    ◇ 보수대연합 + 민주 `非盧' 영입으로 국민대통합 박차 = 새누리당은 25일 오후 선진통일당과의 당대 당 합당을 공식 선언한다.

    충청에 기반을 둔 선진당과의 합당은 충청 표심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역할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후보는 무엇보다 `보수대연합'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 이인제 의원이 당시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불복해 탈당한 이후 두 차례나 진보세력에게 정권을 내줬고, 이후로 대선 캐스팅보트가 돼왔던 충청 지역도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이 품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특히 야권 후보단일화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이에 대항할 범보수연합이 절실하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읽힌다. 전날 박 후보가 `대한민국 선진화 전진대회'에 참석한 것도 이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선진화시민행동은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인사들이 주축이 된 단체로 상임대표인 서경석 목사와 상임고문인 김진홍 전 뉴라이트 상임의장은 현 정부 내내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에서 박 후보와 일정 거리를 둬 온 인물들이다.

    역시 상임고문인 박세일 교수는 4ㆍ11 총선 직전 보수성향 중도신당인 `국민생각'을 창당하면서 박 후보와 정치적 경쟁 관계를 형성했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행사에 앞서 이들과 티타임을 갖고 `구애의 제스처'를 취했다. 박 후보가 이들에게 "국가비전에 대해서도 그렇고 교육을 통해서 변화를 이룩한다는 신념도 그렇고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고, 이들은 "좌파정권을 막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후보는 이와 동시에 민주당내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들을 추가로 영입해 국민대통합 드라이브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민주당 내 비노 인사 또는 친노 인사 중에서도 색깔이 덜한 이른바 `덜노' 인사들 가운데 새누리당에 들어오는 인사들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동교동계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쇄신파인 김용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합당은 중요한 중원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보수대통합만이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며, 안철수 후보 정책에 대해 `마르크스식 사고'니 뭐니 하는 극단적 발언은 스스로를 함정에 빠트리게 하는 것인 만큼 중도층 공략을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NLLㆍ靑문건 폐기 의혹 `강공' = 과거사 및 정수장학회 등의 사안으로 야당에 몰렸지만 며칠새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논란은 남았지만 박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이 사안들에 더는 얽매이지 않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민주당 문재인 후보 등 야권을 향해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압박하는 모양새다. 고리는 북방한계선(NLL)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문서 폐기 의혹이다.

    박 후보는 지난 24일 `선진화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한 행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의혹에 대해 "NLL을 포기하려는 것이냐는 정당한 질문에 무조건 비난만 하고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당시 노무현 정권에서 책임을 졌던 사람들이 명확히 밝히면 된다"며 문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전날에는 노 전 대통령의 청와대 문건 폐기지시 의혹에 대해 "보도를 보고 참 놀랐다.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힐난했다.

    그는 앞서 22일에는 중앙선대위 조직본부 발대식에서 "야당이 계속 네거티브만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공격에서 시작해 공격으로 끝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여기에는 야당이 현재와 미래와 관련된 정책ㆍ비전이 아니라 과거사만 물고 늘어지며 정치 공세를 펼친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정책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면 `강 대 강'으로 맞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원내와 중앙선대위도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무게감' 측면에서 앞으로도 박 후보가 직접 현안을 언급하며 야권 후보를 겨냥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2010년 천안함 폭발 때에도 안보의식 고취로 선거에 유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NLL 문제로 계속 공세적으로 나가는 것이 대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