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간첩 얘기하니깐 벌 떼같이 달려들어.. 꼭 도둑놈 제 발 저린 격”
  •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대선 경선룰에 대한 인보길 대표의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대선 경선룰에 대한 인보길 대표의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

    상당히 민감한 시기에 진행된 인터뷰다.

    하지만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굳이 정치공학적으로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박근혜 전 대표만큼 대통령 자격 갖춘 사람이 또 어디 있습니까.”

    시원하면서도 묵직한 돌직구였다.

    소신과 원칙이 뚜렷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였기에 가능한 답변이었다.

    대선 후보 선출방식을 둘러싸고 친박(親朴)-비박(非朴) 양측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음에도 그의 표정은 평소처럼 미동이 없었다.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탓일까.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대답을 듣고는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매달 한번씩 두 사람은 조찬모임에서 만난다.)

    종북(從北) 논란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궤를 함께 했다.

    “간첩보다 종북이 더 무서운 세력이라고 봅니다.” - 인보길 대표

    “(안보에 대해) 우리 사회가 무뎌지는 것이 정말 큰 걱정입니다.” - 이한구 원내대표

    인터뷰는 시종일관 자연스러웠다.

    <이>=이한구 원내대표, <인>=인보길 대표.

  • ▲ 본사 인보길 대표가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안철수 현상'에 대해 묻고 있다. ⓒ뉴데일리
    ▲ 본사 인보길 대표가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안철수 현상'에 대해 묻고 있다. ⓒ뉴데일리

    <인> 12월 대선이 점점 다가오는데 ‘박근혜=대통령’ 등식이 성립할 것으로 보는가.

    <이> 저는 자신 있다고 본다. 박근혜 전 대표만큼 새 시대에 맞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다. 새 시대를 맞아 국민들은 믿을 수 있는 정치를 원하는데 (박근혜 전 대표 외에) 언행이 항상 일치하고 솔선수범하는 그런 정치인이 정말 드물다.

    특히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일이 무엇이냐’다. (새 대통령은) 이에 대한 비전이 확실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비전 면에서도 가장 확실한 내용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라고 생각한다.


    <인>
    어찌됐든 희망사항 아닌가. 현재 가장 큰 변수로 예상되는 사람이 안철수 교수다. 전략 전술 면에서 ‘안철수 카드’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이> 안철수 교수가 계속 인기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제가 봐서는 앞으로 계속 관찰 대상이다.

    이제까지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개인의 인기로 스스로 헤쳐 나갔는데 당이 별로 도움을 못줬다. 앞으로는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어서 그 뒷받침을 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새누리당이 플러스 역할을 하도록 하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다른 후보들이 누가 나오든, 자기들끼리 쇼를 하든, 단일화를 하든,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국민들과 최대한 밀접하게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인>
    하지만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한 ‘안철수 선호도’를 무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교수와 대화를 해보고 있는가.

    <이> 없다. 안철수 교수가 스스로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MB 정부가 잘못해서 2040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지 못한 것은 우리 스스로 극복을 해야 할 일이다.

    누구를 데려온다고 자동적으로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안철수 교수가 어떤 자격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인>
    개인적으로 안철수 교수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교수가 등장한 가장 큰 배경은 기존의 정당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너무 컸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도 민주당으로 가느니 무소속으로 가서 나중에 협조를 얻겠다는 전략을 택할 정도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안철수 교수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본다.

    현재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차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정당으로서 기반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 교수의 활동 무대가 좁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본사 인보길 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대선 전망과 관련해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뉴데일리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본사 인보길 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대선 전망과 관련해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뉴데일리


    <인>
    대선 본선 레이스가 문제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이번에도 민주통합당 소속 후보가 실종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민주당 내에 제대로 된 대통령 후보가 없다보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바깥사람들을 동원해서라도 정권을 잡고 싶은 마음에 별별 전략을 다 쓸 것이다.

    민주당이 정당의 기본적인 직무를 좀 제대로 있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네 당원도 아닌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정당의 존재 가치에 반(反)한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해서라도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런 정당에 대해 국민들이 과연 표를 찍어주겠느냐, 그런 생각을 갖는다.

    이제는 옛날 같은 수준으로 국민들을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대-통합-혁신 별별 이름을 다 붙여봤자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과연 기회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갖고 있다.

    정체불명의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태도다.


    <인>
    안철수 교수를 내치면 젊은층이 새누리당에 서운해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우리는 안철수 교수가 무엇을 하려는 사람인지, 무슨 생각 가진 사람인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안 교수의 속내를 아는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을 대단한 것처럼 해서 어떤 ‘카드’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봤을 때는 ‘새누리당 정서와 맞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차원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해주면 좋겠다는 의사 표시를 몇 차례 했다.

    그러나 안철수 교수의 지지 세력을 흡수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가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방증으로 비칠 수 있다. 제대로 된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처럼 정권을 잡기 위해 아무하고나 손을 잡겠다는 것은, 집권을 하게 되는 날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 혼란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안철수 교수의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한 번 지켜볼 계획이다.


    <인>
    아직도 경선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하는 기본 의문을 갖고 있다. 일단을 대선 주자들을 사이의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까 합리적으로 판단을 잘 내려야겠다.


    <인> 야당과 ‘원샷경선’을 하자는 얘기도 끊이질 않는다.

    <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당이 두개 밖에 없는 게 아니지 않는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제외한 다른 당은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엄밀히 하면 다른 정당들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

    당의 제일 중요한 기능이 대통령 후보를 내는 것인데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하라는 게 자유민주주의에서 가능한 일인가. 전체주의 국가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기본을 무시한 아이디어다.

    만일 한다면 선거를 두번 하는 게 아닌가, 그 돈은 누구 돈으로 하는가, 국민들이 낸 혈세를 얼마나 우습게 보길래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 지 궁금하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600억이 든다. 이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옳다.


    <인>
    오픈프라이머리 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도 갖고 있나.

    <이> 대충대충 해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면 사고를 칠 수 있다. 모바일 투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통합진보당도 그랬고, 민주통합당에 얽힌 의혹도 있다.

    동원투표-알바투표 이런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거의 생명은 비밀투표인데 그것을 깬 것이다. 일단 우리 측은 모바일 투표를 적용하지 않는다..

  •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본사 인보길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본사 인보길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인>
    간첩 발언과 관련해 야권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개인적으로 간첩보다 종북(從北)이 더 무서운 세력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제는 종북세력이 그 위장을 벗어던지는 시대로 변했다.

    <이> 얼마 전에 조갑제씨가 쓴 종북백과사전을 소개했다. 여기 보면 종북주의자와 간첩출신까지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는 사례가 나온다. 다른 자료들도 있다.

    그런데 (다 아는 사실을) 일반적으로 얘기하니깐 벌떼같이 달려든다. 꼭 도둑놈이 제 발 저린다고··· 이런 것을 알리면 귀찮은 일이 생기니깐 묵혀두고, 또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이렇게 되풀이 되다보니 우리 사회가 굉장히 (안보에 대해) 무뎌져 있다.

    국가 체제를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인식이 무뎌진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정부와 국회라는 것은 국민들이 생각과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없다. 항상 우리가 갖고 있는 고민 중의 하나이다.


    <인>
    처벌할 법이 없다고 했는데 헌법 제8조 4항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해 정당이 해산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일단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자칫하면 탄압으로 비칠 수 있다. 괜히 종북세력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나올 수 있다. 굉장히 조심해야 할 일이다.


    <인> 종북 논란을 대선까지 끌고 가서 유리하게 활용하자는 말도 나온다.

    <이> 그렇게까지 머리가 좋지는 못하다. (웃음)


  •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본사 인보길 대표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뉴데일리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본사 인보길 대표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뉴데일리


    <인>
    독일의 경우, 헌법수호청을 만들어서 기본법에 반하는 세력들을 철저히 차단했다. 국회의원과 공직자로 선출되지 못하게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반공정책을 펴서 북한의 대남 공산화 전략을 무산시켰다.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하려는 세력들을 제지하기 위한 법과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반드시 지켜내고 그것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국민의식이 백업(back-up)이 안 되는 법은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만든다고 해도 문제가 생긴다.

    이는 지난 몇 십년간 우파들이 제대로 노력을 안 한 결과다. 많은 국민들은 좌파의 위험성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 교육을 그렇게 받았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그런 교육을 많이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서둘러 움직이다보면 오히려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루아침에 뒤집으려고 하다보면 반대로 뒤집힐 수가 있다.


    <인>
    그래도 새누리당이 한발 두발 앞서나가는 것도 보여줘야 국민들이 안심하지 않겠는가.

    <이> 그것도 방법이겠다. 일단 근본적으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우파 세력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크다. 과거에 몇십년에 걸쳐서 했던 행동들이 불신을 사기에 충분했던 점이 있다.

    그것부터 고쳐서 우파들이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국회쇄신, 언행일치를 하려는 이유이다. 신뢰를 쌓으면 폭넓은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제명하는 방안은 잘 추진되고 있나.

    <이> 부정한 방법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2명을 대상으로 국회가 열리면 제명 절차를 밟을 것이다. 민주당의 협력이 중요하다. 2/3 찬성(200명)을 얻으려면 민주당이 동참해야 한다. 일단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찬성했다.


    <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경제 박사가 아닌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말해달라.

    <이> 경제민주화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도 시각 차이가 큰 것 같다. 인민민주주의부터 자유민주주의까지 어떤 내용을 포괄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무조건 ‘민주화’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문제다.


    <인> 끝으로 한 말씀.

    <이>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하면 공정한 경제사회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들 사이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서로 맞물리는 두 가지 문제는 사실 가장 중요하면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사람-조직-방법’ 어떠한 해결책을 찾아 마무리할지가 핵심이다. 여기서 성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뛰고 있다.

     

  •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본사 인보길 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국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본사 인보길 대표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인터뷰어 = 인보길 본사 대표
    글         = 오창균 정치 1팀장
                = 최유경 정치 1팀 기자
    사진      = 양호상 엔터데인먼트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