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작심 경고에 눈치 보는 ‘당권 주자’
  • ▲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우)와 남경필 의원 ⓒ뉴데일리
    ▲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우)와 남경필 의원 ⓒ뉴데일리

    누가 신호탄을 터뜨릴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12월 대선을 이끌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5.15 전당대회가 정확히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아무도 없다.

    등록 마감일도 불과 4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때는 벌써 한 달 전부터 당권 후보들이 득표 활동을 벌였었다. 보름을 앞두고는 네거티브 양상까지 보이며 선거전이 달아올랐었다.

    특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당권 내홍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 직후 후보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그는 4.11 총선 승리에 들뜨지 말고 조용하고 겸손하게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박 위원장은 지난 25일 충북 청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생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절박한 호소로 국민으로부터 표를 얻었는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쟁에 빠져들었다”고 개탄했다. 이어 “왜곡된 이야기로 당을 해친다거나 뒤에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면 당은 자멸할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의 발언에는 ‘서슬’이 서려 있었다.

    27일에는 부산을 찾아 “우리가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약속을 지키는 데 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정쟁과 갈등의 과거로 돌아간다면 시민들의 바람에 귀를 막는 것이고 본인의 정치적 기회만을 생각하는 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 경고였다.

    그는 “우리에게 부산 발전과 주민들의 삶이란 무거운 책임을 맡겼는데 잠시라도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이 ‘본인의 정치적 기회만을 생각하는 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단상에 있던 일부 당선자의 얼굴이 굳어지는 등 일순간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비박(非朴)계의 한 인사는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박 위원장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낙점을 받으려고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현재 당내에선 ‘수도권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정도만 형성돼 있다.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번주 초 국회선진화법의 국회 처리를 마무리한 뒤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황 원내대표는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도전 여부에 대해 “우선 민생법안이 쌓여있고 원내대표로서도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임기가) 5월5일이면 끝난다. 최선을 다해 마치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쇄신파의 지지를 받는 남경필 의원도 아직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남 의원은 2일 쇄신파 의원 모임에서 측근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출마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초 출마 선언이 예상됐던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아직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누가 먼저 나설지는 이번주 중반이나 돼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외 대표’ 카드로 거론되는 홍사덕-김무성 의원 등도 당내 논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