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당 총선 앞두고 노 씨 귀국 선거일 이후로 미뤘다선거판 ‘종북’ 악영향 경계, 北 체제 선전에 십분 활용
  • 오는 15일 북한의 김일성 생일(태양절·올해가 100회)에 맞춰 무단 방북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노수의 씨의 행보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통진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사퇴)과 민통당 김용민 후보의 저질 막말로 당 분위기가 극도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노 씨가 선거 전 귀국할 경우 자칫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씨는 지난달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통당과 통진당의 선거 연대 행사에 참석하는 등 그동안 좌파 정당들과의 관계를 이어왔다.<사진 참조>

  • ▲ 지난달 24일 무단 방북해 북한에 머물고 있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의 노수희(뒷줄 원안) 부의장이 지난달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권연대 공동선언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노 부의장은 지난달 24일 평양 김일성광장의 김정일 초상화 앞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란 글귀가 적힌 조화를 바치는 사진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 연합뉴스
    ▲ 지난달 24일 무단 방북해 북한에 머물고 있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의 노수희(뒷줄 원안) 부의장이 지난달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권연대 공동선언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노 부의장은 지난달 24일 평양 김일성광장의 김정일 초상화 앞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란 글귀가 적힌 조화를 바치는 사진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 연합뉴스

    6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범민련 측은 북측과 노 씨와 귀국 일정에 대해 선거일(11일) 이후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현 정권 심판론을 부르짖고 있는 총선 구도에서 선거일 전에 귀국할 경우 ‘종북’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 씨는 지난달 방북 직후인 25일 김일성 광장에 내걸린 대형 김정일 초상화 앞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조문과 함께 조화를 헌화했다.

    이어 26일에는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하고 27일에는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등 북한 찬양에 앞장섰다.

    특히 만경대에서는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 대신 조국 인민에 사과를, 만경대에 정중히 사죄드립니다”며 김정일 조문을 반대한 우리 정부를 ‘반인륜·반민족 집단’으로 매도했다.

    북한은 노 씨의 방북을 체제 선전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우리민족끼리 등 대내외 매체를 이용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오는 15일 태양절을 앞둔 북한 입장에서는 노 씨의 방북을 남한이 김정은 세습 체제를 찬양하는 것처럼 선전할 공산이 높다. 앞서 한상렬 목사의 방북(2010년) 역시 이 같은 용도로 활용했던 북한이다.

  • ▲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무단방북한 노수희 범민련 부의장의 귀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선거일전에 귀국할 경우 '종북' 비판으로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무단방북한 노수희 범민련 부의장의 귀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선거일전에 귀국할 경우 '종북' 비판으로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총선을 앞둔 남한의 견제용으로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각종 매체를 총동원해 야권 연대(양당연대)와 승리, 그리고 새누리당의 패배를 유도하는 각종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노 씨의 방북에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노 씨의 방북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간 것이다.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노 씨가 민통당과 통진당의 선거 연대에 관여하고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자신들과의 관계(?)에 대해 부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노수희의 행동은 북한이 최근 선거 때마다 구사해온 민주 대연합 또는 반(反)보수 대연합 전술의 생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