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불량승부 '구렁이 담 넘어가듯'
  • 발암물질이 포함된 고춧가루, 참기름, 식용유 등 우리의 먹거리가 비상이다. 불법으로 유통된 중국산 불량식품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위협하고 있다. 중국산에 대한 이미지는 바닥에 떨어졌고 신뢰도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다. 한국소비자들은 중국산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밥상만 위협받은 건 아니다. 스포츠계의 '승부조작' 파문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4대 프로스포츠가 모두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검찰에 의해서 프로축구에 승부조작이 있었다고 밝혀졌고 현재 프로배구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 승부조작 파문에도 너그러운 '팬심'

    스포츠팬들은 축구협회, 배구협회 그리고 선수들에게 속았다.

    하지만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인 프로배구에는 여전히 관중이 넘친다. V-리그도 계속되고 있다. 책임을 안고 상무만 리그에서 빠졌다.

    현재 이번 시즌 24경기가 치러진 V-리그는 28만9,49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시즌 34경기에 28만1,582명이 찾은 것에 비해 오히려 더 늘었다.

    부정한 돈을 노리는 전주가 불법 베팅사이트 운영자와 결탁하고 브로커를 고용해 선수들에게 부정행위를 조장하는 상황에서도 프로스포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응징할 의사가 없는 듯하다. 지난해 프로축구 때도 관중 수에는 별 차이가 없었고 리그도 중단되지 않았다.

    승부조작이라는 프로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최악의 범죄행위가 벌어졌지만 경기가 속행된다.

    중국산 곰팡이 식용유에는 비분강개하면서 눈에 보이는 곰팡이(승부조작)만 걷어내고 탕수육을 튀겨 먹고 있는 꼴이다.

    ◇ 나는 로맨스, 너는 불륜?

    배구계는 축구의 승부조작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인 즉슨 축구는 골 하나로 승패가 결정되니 승부조작이 맞지만 배구는 실수 하나로 승부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에 '경기조작'이라는 표현이 더 올바르다는 것. 

    경기조작이든 승부조작이든 중요한 것은 공정한 승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뭐라고 표현하든 중요치 않다. 배구계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우리가 반칙과 부정에 관대하다는 것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