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절필 선언 "당분간 트윗 접습니다"나꼼수팬 비난에 '충격'‥"이렇듯 욕을 먹을 줄은"
  • ▲ 지난달 20일 오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은 작가 공지영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달 20일 오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은 작가 공지영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TV조선' 디스하다‥영화계 '공공의 적' 등극?

    인기 소설가에서 진보좌파 운동가(?)로의 변신을 꾀했던 공지영(50)이 '좌우협공'으로 생존의 기로에 처했다.

    공지영은 8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저도 당분간 트윗 접습니다. 잘 쉬고 새 소설 좀 쓰다가 돌아올게요"라는 글을 남긴 이후 9일부터 활동을 전면 중단한 상태.

    공지영의 '트위터 절필 선언'은 자신의 지지자로 여겼던 나는 꼼수다(나꼼수) 팬들의 '배신'과, 영화계의 거센 반발, 그리고 논리적 모순을 일으킨 저간의 언행이 잇단 비난을 받으면서 내린 고육책(苦肉策)으로 풀이된다.

    # "여성의 '성징' 드러내는 석방 운동 반대"

    공지영은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한 '비키니 시위' 여성들이 나꼼수 멤버들과 네티즌들의 성적비하 대상으로 전락하자 지난달 28일 "가슴 인증샷을 옹호하는 마초들의 불쾌한 성희롱적 멘션들은 경악할 만하다"며 나꼼수에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공지영의 비판 이후 삼국카페(촛불집회 당시 맹활약한 3개의 여성 커뮤니티) 회원들조차 "비키니 시위 사건을 대하는 나꼼수 측 태도에 실망했다"며 지지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나꼼수는 끝내 공식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다못한 공지영은 8일 홍성교도소에 수감된 나꼼수 멤버 정봉주 전 의원을 찾아가, 정 전 의원으로부터 직접 '사과 편지'를 받아내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공지영은 이날 "정 전 의원이 삼국카페(촛불집회 당시 맹활약한 3개의 여성 커뮤니티)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전한 이후 나꼼수 지지자들로부터 예기치 않은 폭언과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감옥에 갇힌 사람에게 사과를 받아내서 좋느냐"는 거센 비난이 트위터에 달리자 공지영은 "오늘 저녁 더 정신이 없었던 것은 멘션들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자살할 수도 있었겠다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자신을 향한 공격적인 답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의 말을 그의 요구대로 전하고 수꼴(수구꼴통)들이 아닌 그의 추종자들에게 이렇듯 욕을 먹을 줄은 꿈도 못꾸었다.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알바들로 의심되는 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반 이상이 정말 나꼼수 팬이더라. 한 50명쯤 블록(차단)하며 자세히 약력과 트윗을 보았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이분들이 왜 진중권님에게는 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 ▲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광주도시철도공사 1층 로비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커피전문점 '카페홀더' 개업식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광주도시철도공사 1층 로비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커피전문점 '카페홀더' 개업식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 "자가당착, 자기모순 오류 수두룩"

    사실 이같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최근 논리적 모순이 가득한 트위터 멘션을 남기며 '좌우'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그는 스스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는 고집스런 언행을 반복해 왔다.

    ▲종편개국 축하 방송에 나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순이와 김연아를 비판하는가하면, ▲있지도 않은 '1등석 시나리오'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고 ▲진보성향 트위터리안을 오해, "이 분 프로필이 이상하다"며 졸지에 '수구꼴통'으로 전락시키는 '실수 퍼레이드'를 계속했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을 맹비난한 공지영이 오랫동안 조선-중앙-동아일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과거 전력은, 그를 심각한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오류에 빠지게 만들었다.

    실제로 공지영은 1998년 조선일보에 '일사일언(一事一言)'이라는 고정코너에 글을 썼으며 같은해 5~7월에는 동아일보에 '봉순이 언니'를 연재했다. 2006년엔 중앙일보에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과 11월엔 중앙일보, 동아일보, 여성조선과 책이나 영화 등을 주제로 잇달아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 ▲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광주도시철도공사 1층 로비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커피전문점 '카페홀더' 개업식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 "흑백논리 칼날, 자기 심장 역공할 것"

    더욱이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범죄와의 전쟁', TV조선이 투자했다는 말에 급 호감 하락"이라고 밝힌 대목은 자신의 오랜 우군이었던 영화계마저 등을 돌리게 하는 역풍을 초래했다.

    한 영화 프로듀서는 "영화 제작과 투자는 전혀 별개로 이뤄진다"며 "TV조선이 부분투자를 했다고 해서 영화 자체를 비호감으로 여기는 건 어폐가 있다"는 발언을 공지영의 트위터에 남겼고, 이현승 감독은 "티비조선이 부분투자했다고 범죄와의 전쟁을 보이코트‥만약 그의 소설책 종이를 수입하는데 조선일보가 부분투자한 상황을 누가 알고 그 작가의 책을 보지말자고 한다면?"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가했다.

    동성애자인권단체 '친구사이'의 회원으로 알려진 이송희일 감독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TV조선이 투자했다는 이유로 '범죄와의 전쟁'을 보지 않겠다는 분들. 4대강 광고를 했던 한겨레 신문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무턱대고 흑백논리, 진영 논리로 이렇게 세상을 재단하면 언젠간 비판의 칼날이 자기 심장을 역공하기 마련"이라고 비판하며 공지영의 현 상황을 정확히 예단하는 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공지영씨 논리대로라면 MB정부에서 지원한 독립영화들도 봐서는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도가니를 진보 진영에서만 투자했나? TV조선이 투자한 '범죄와의 전쟁'은 권력형 비리를 다루는 진보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