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연평도 방문..해병부대-주민간담회"감히 이런일 없도록 철통 안보 지켜야" 강조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해 최북단 연평도를 찾았다. 설 연휴를 앞두고 야권이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서울역 등에서 귀경인사를 통해 민심을 챙긴 것과는 다른 행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수색 비행장에서 헬기편으로 연평도를 찾아 해병 부대를 방문하고 연평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번 방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3대 세습’에 돌입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정세를 감안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 박근혜 위원장이 20일 연평도 해병부대 장병을 꼭 안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위원장이 20일 연평도 해병부대 장병을 꼭 안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설을 맞아 최전방을 찾은 것은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취약해 보이는 안보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북핵 위기가 터지자 이명박 후보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한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해병 연평부대에 배치된 자주포 등을 보면서 “연평도 포격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실감난다. 6.25 이후 우리 영토에 직접 민간인들에게 포격을 가한 것은 너무 충격적인 일이었고, 굉장한 경각심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장병 여러분들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용감하게 대응하는 모습에 우리 국민은 크게 감동 받고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해병 장병들에게 점심을 배식하고 함께 식사했다. 그는 장병들에게 국을 떠주면서 “고향이 어딘가요?” “어떤 반찬이 생각이 많이 나요?” “맛있게 드세요”라며 연신 말을 붙였다. 한 장병이 “큰 누나가 떠 주신 것 같다”고 말하자 급식대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고(故)서정우 하사 어머니 편지, 감동 받았다”

    박 위원장은 점심식사에 앞서 장병들에게 해병대에 관련된 명언을 소개했다. 그는 “해병대는 전쟁터에서 외롭지 않다. 외냐면 절대로 전우를 버리고 오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재작년 북한 도발 때 해병대가 그 모습을 보여줬다. 고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을 비롯해 용감하게 싸우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모두가 우리나라를 지키고 수호하신 영웅들이라 생각한다.”

    그는 “우리사회는 고마운 일들을 잊는 경우가 있는데 결코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장병, 명절에도 나라를 수호한 장병에 대한 고마움, 노고를 결코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박 위원장은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당시 숨진 장병을 기리는 ‘평화공원’을 찾았다.

    그는 고(故)서정우 하사 부조의 어깨부분을 어루만지며 “서 하사의 어머니가 여러 번 감사메시지를 보내셨다. 이 아드님을 잃은 슬픔은 형언할 길이 없을 텐데 감사 메시지까지 보내주시고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마음이 어떠실까 생각하면 가슴이 참 아프다. 집으로 가는 와중에 전투가 벌어져서 다시 와서….”

    또 다른 전사자인 문광욱 일병의 조각상 앞에서는 얼굴을 어루만지며 “희생을 우리가 잊지 않아야 된다”고 말했다. 연평해전 전사자들 앞에서도 헌화와 분향을 마친 그는 “이렇게 살아서 다가오는 것처럼 조각이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 ▲ 박근혜 위원장이 20일 연평도를 방문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위원장이 20일 연평도를 방문했다. ⓒ 연합뉴스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도 복구해야”

    박 위원장은 이후 연평 방공호 공사현장을 찾아 공사개요 및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방공호 안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라 바닥에 물이 차 있는 등 습기가 가득했다. 박 위원장은 내부를 둘러보며 “심리적으로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주민들에게 안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공사 관계자는 “이 안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진 연평도 주민과 간담회에서 포격 당시 피해현장을 둘러본 소회를 밝혔다.
    “당시 여러분들이 얼마나 놀라셨을지 하는 아픔이 현장에서 전해져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 지금도 작은 소리에 놀라고, 악몽을 꾸신다는 분도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겉으로 보면 연평도가 평소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과 피해도 완전히 회복, 복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주민들이 주택 노후화와 균열에 대한 우려를 호소하자 “주택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고통을 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 어선 침범과 관련해서는 “정말 엄정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 앞으로 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사실 연평도는 우리나라의 최북단 섬이고, 안보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상 민관군이 합심을 해서 안보태세를 갖추고, 지역에 사는 분들의 안전은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히 이런 도발이 다시는 없도록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갖추고, 남북관계도 잘 관리 해서 걱정 없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