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당, 광역별-지역별로 돈봉투 돌려..'똥 뭍은 개가 겨 뭍은 개 나무라는 격'
  • ▲ 이 중 누구?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모습. ⓒ연합뉴스
    ▲ 이 중 누구?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모습. ⓒ연합뉴스

    ‘똥 뭍은 개가 겨 뭍은 개 나무란다’

    민주통합당이 발칵 뒤집혔다.

    ‘돈봉투’ 때문이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맹비난하던 민주통합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돈봉투’ 파문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에서도 당 대표 후보가 지역위원장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오마이뉴스>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남권에서 활동하는 민주통합당의 복수의 관계자들은 A 후보가 지역별로 금액을 달리해 돈봉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최하 50만원을 기본 단위로, 중간급이면 100만원, 지역책임자를 맡을 경우에는 500만원의 돈이 건네졌다는 것.

    돈의 지불 방법은 후보가 직접 건네는 것은 아니고,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실무급 핵심 관리자가 확실한 멤버십이 확인되면 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이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한 지역당 집행되는 금액은 천차만별이나 민주통합당의 열세 지역인 영남권에 더 많은 금액이 집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주통합당 B 위원장은 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8일 민주당 임시 전국대의원대회 때 A후보 측이 돈 봉투를 돌린 사실이 있다. 50만원을 주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광역별, 지역별로 나눠 지금도 돈봉투를 돌리는 조직이 있다. 지역위원장이 지역 책임자 제안을 거절하면 그 아래 단위인 사무국장이나 그밖에 영향력 있는 사람을 포섭해 활동비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위원장은 “일단 지역책임자로 결정되면 보통 500만원 이상은 주는 것으로 안다. A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 액수를 받고 활동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A 후보로부터 직접 지역의 책임자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구태정치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끝내 수락할 수 없었다"며 "처음 제안을 받은 것은 지난해 9월 말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위원장은 또 “A 후보가 당시 활동비 금액을 정확히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책임자나 광역책임자를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을 주는 것 같다. 그들은 주로 멤버십이 확실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갖추고 움직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지역(영남)에도 몇 명이 A 후보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려운 지역 사정을 고려해 그런 것은 알아도 모른 체 하는 게 관행”이라고 말했다.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알려진 A 후보 측 관계자는 “돈봉투 관련해서 나한테 얘기를 하려면 증거를 가지고 오라. 증거도 없이 함부로 말하면 안 되고 돈 문제와 관련해 나는 아는 사실이 아무것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과거 경선에서 깨끗했느냐고 묻는다면 깨끗하지 않았다고 말하겠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공천의 1/3은 돈을 받고 팔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주통합당 경선과 관련해 “지난 여름부터 여윳돈이 있는 후보가 활동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활동이 별거냐, 밥 사고 돈 주는 것이 활동의 전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