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부교수 7호봉에서 서울대 정교수 21호봉 이직“논문 한편도 없는데”...서울대 "일일이 대응할 가치없다"
  • 이틀 연속 기자회견이다.

    ‘안철수 저격수’로 변신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지난달 30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의 동시 임용이 특혜라며 의혹을 제기했었다.

    1일에는 안철수 원장과 부인 김미경 교수의 호봉 및 연봉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강용석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개교 이래 부부 정교수 임용 자체가 최초이자 유일한데, 이에 더해 카이스트 재직 당시 부교수 7호봉에 불과했던 김 교수가 서울대에서는 이례적으로 정교수 21호봉을 적용받았다”고 밝혔다. 

  • 강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실제로 김 교수는 2008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근무했던 카이스트에서 임용 당시, 경력 10년을 인정받아 부교수 7호봉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서울대는 올해 8월1일자로 김 교수를 정교수로 임용하면서 21호봉을 산정했다.

    강 의원은 “김 교수에 대한 서울대의 유례없는 호봉 적용은 현재 재직 중인 다른 교수에 비해 엄청난 특혜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철수 원장 역시 카이스트에서 교수 5호봉을 적용받았는데 서울대에서는 정교수 23호봉을 적용받았다”고 덧붙였다.

    ‘호봉 적용이 각 대학별로 다를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강 의원 측 관계자는 “그래서 서울대 측에 호봉 산정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청했지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묵묵부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서울대가 김 교수를 임용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김미경 교수 임용 배경에 대해 “‘서울대학교 전임교수 특별채용에 관한 규정’ 제2조2항에 의거, 생명공학정책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의 연구 및 강의를 담당할 자를 임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의 경력사항은 ‘생명공학정책’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고 강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김 교수는 성균관대 의대에서 ‘병리학’을, 카이스트에서는 ‘과학규범 및 윤리규제’ 과목을 담당했다. 생명공학정책 관련 경력으로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생명과학과 법센터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한 게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생명공학정책 관련 논문조차 한차례도 쓴 일이 없어 임용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김 교수의 경우, 경력이나 논문실적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가 정교수 자리에 21호봉이라는 높은 호봉을 제공한 것은 총장의 암묵적인 용인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임용심사위원회 회의록
    ▲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임용심사위원회 회의록

    특히 김 교수의 임용을 놓고 열린 서울대의 ‘정년보장교원 임용심사위원회 회의록(2011년 제6차)’과 ‘대학인사위원회 회의록(제863회)’에 따르면 “김 교수의 모집분야 관련논문을 검토한 결과, 생명공학정책이 새로운 분야이므로 독창적 우수성을 판단하기는 어려웠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특채 대상자에 대한 정년보장 심사를 별도로 할 것인지에 대해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부부를 함께 스카웃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공감대 등을 검토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등의 의견들도 나왔다고 강 의원은 밝혔다.

    그는 “김 의원이 임용위원회 개최 이래 유례없는 격론을 거쳐 결국 찬성 8, 반대 6으로 가까스로 임용됐지만 당시 반대의 뜻을 밝히면서도 일종의 압력 때문에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3명의 위원이 자리에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 ▲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안철수연구소에서 열린 사회 공헌 활동 발표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안철수연구소에서 열린 사회 공헌 활동 발표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서울대 측은 강용석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근거없는 의혹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