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회고록> 출간··· 前 정권 정치비화 폭로“6·29선언 내가 결단, 전두환은 망설여”
  • 노태우 전 대통령이 9일 <노태우 회고록>을 출간해 전(前) 정권의 ‘정치비화’를 폭로했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서경원 방북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1989년 6월 서경원 의원의 비밀방북 사건 당시 김대중 총재가 여비를 지원하고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김 총재를 사법처리하면 정국이 경색될 가능성이 커 확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29 선언이 자신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직선제 개헌 시위가 피크에 이르렀던 87년 6월 10일 당일 직선제 개헌 수용을 결심했다면서 직선제 개헌 및 김대중씨 사면복권을 핵심으로 하는 선언문 기초작업에 들어간 게 18일이었다고 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전두환 전 대통령은 24일에야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여도 이기지 않겠느냐”고 했고 왔다갔다 하는 전 대통령 생각을 굳혀놓기 위해 “어렵지 않겠습니까”라고 반어법을 쓴 게 나중에 자신이 직선제에 반대한 것으로 오해를 사게 됐다고 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88올림픽 안전을 위해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통해서 북한이 위험한 게임을 벌이지 못하도록 견제해줄 것을 부탁했고, 소련이 “북한은 도발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답을 줬다고 밝혔다.

    88올림픽 개최 전 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ANOC) 회장인 멕시코의 마리오 바스케스 라냐가 올림픽에 북한을 참가시키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들은 얘기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라냐가 “김일성이 격앙된 목소리로 제국주의 앞잡이인 한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에 출마하려 했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정치라는 것을 근본적으로 머리에서 지우라”고 했으며 김 회장이 결국 포기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