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의 출석, 吳 해법 찾았나?서울시 최대 현안들 새 국면 맞을 듯벼르고 있던 민주당, 총 공세키로
  • “더 이상 시의회와 대화할 수 없다”며 서울시의회와의 단절을 선언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드디어 오는 20일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 출석키로 했다.

    시의회를 점령한 민주당이 전면 세금급식 조례를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에 반발한 오 시장이 “대화는 이제 의미가 없다”며 시정 질문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지 6개월 만이다.

    오 시장은 18일 제주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협약을 마친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제는 새로운 화해와 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의회는 출석을 해서 다툴 것은 다투고 가릴 것은 가리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시의회 출석을 선언함에 따라 그동안 갈등만 양산했던 세금급식은 물론, 서해뱃길사업, 한강르네상스 등 굵직굵직한 서울시 현안들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 드디어 출석키로, 吳 해법 찾았나?

    “서해 바다 위에서 생각했더니 마음이 넓어졌다.”

  • ▲ 17일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 올라탄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 간담회 중간에 서해 낙조를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 17일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 올라탄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 간담회 중간에 서해 낙조를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오 시장은 6개월만에 시의회 출석을 결심한 것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제주도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러 가는 과정에서 17일 그의 최대 역점 사업인 경인아라뱃길 현장을 둘러보고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이동했다.

    선상에서 오 시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고민 중”이라며 신중한 자세로 일관했다. 다만 “이쪽(집행부) 분위기를 전달한 게 있다. 그런데 아직 그에 대한 대답이 오지 않았다. 이제는 출석을 해야겠다고 느끼고는 있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배 위에서 하룻밤을 지낸 오 시장은 다음날인 18일 “(시의회에)무조건 출석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선언했다.

    오 시장은 ‘마음이 넓어졌다’는 심적 변화로 에둘러 이를 설명했지만, 세금급식을 반대하는 주민투표 서명운동이 완료된 시점에서 “더 이상 시의회 출석을 미룰 수 없다”는 압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이제 제 등 뒤에는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되는 것이 극도로 꺼려지는 세태에도 불구하고 주민번호 노출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서명해주신 80만의 시민이 계신다”며 “이분들의 염원을 담아서 시의회에서 당당히 무상급식을 둘러싼 제 소신을 밝히고 그리고 오로지 시민만을 보고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 오랜만의 출석, 공방은 여전할 듯

    오 시장의 시의회 출석 선언에도 이번 정례회는 여전히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장기간 불출석이 이어진데다, 주민투표가 곧 임박한 상황에서 민주당 시의원들이 공세를 더욱 강화시킬 태세이기 때문이다.

    20일 열리는 231회 정례회에서 시의회는 21~23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시정과 교육행정 일반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번 질의를 통해 작년 12월부터 시의회와 협의를 중단하고 의회 출석을 거부해온 오 시장의 책임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박양숙(민주당) 의원은 "그 동안 의회를 농단하고 자신의 의무를 방기한 부분에 대해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 출석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진행 중이다. 사진은 오 시장과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 출석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진행 중이다. 사진은 오 시장과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시의회 민주당은 또 최근 발의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부당한 투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 급속히 악화된 서울시 재정상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김용석(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와 투자기관의 부채가 25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며 "서울시의 재정적자가 2009년 2천145억원에 이어 작년 3천129억원으로 2년 연속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반년 넘게 계류돼 있는 안건 126건도 처리할 예정이다.

    이 중 시장 제출 안건은 조례안 47건, 동의안 6건, 의견청취안 12건 등 65건이며, 의원 발의 안건은 조례ㆍ규칙안 55건, 건의안 3건, 결의안 3건 등 61건이다.

    시장 제출 안건 8건과 의원 발의 안건 2건 등 10건이 본회의에 계류돼 있으며, 시장 제출 안건 57건과 의원 발의 안건 59건 등 116건이 상임위원회에서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시의회는 시장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했다는 등의 이유로 서울시가 제출한 '2011년 서울특별시 예산안 재의요구안'도 심의한다.

    서울시는 시의회가 이 재의요구안을 재의결하면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강예술섬 건립과 서남권 돔구장 신축, 서남권 어르신행복타운 신축 계획 등에 대한 '제2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동의안'도 이번 정례회가 처리해야할 숙제다.

    시의회는 작년 10월 시 재정상황이 좋지 않고 투자 적정성이 의문시된다는 이유로 이들 사업 계획을 부결시켰다.

    주민들이 중요 정책에 대한 토론회, 공청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용의 '주민참여 기본조례안', 주민투표 대상에서 시의회가 심의ㆍ의결해 사업 내용이 확정된 사항을 제외하고 청구심의위원회에 시의회 추천 위원을 늘리는 내용의 '주민투표조례 개정안'이 상임위에서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