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부동산 의혹 줄줄이 비판
  • 1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한나라당의 적극적 공세였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 최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두고 치열한 난타전을 펼칠 것은 이미 예상했던 바였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에서 쏟아진 지적은 다소 의외였다는 평가다. 특히, 계파를 떠나 한나라당 지식경제위 소속 위원들은 하나같이 날카로운 비판으로 일관했다.

  • ▲ 18일 오후 국회 지경위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8일 오후 국회 지경위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與 아무리 봐도 투기가 명백한데···

    이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먼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한나라당이었다.

    친이(친이명박)계이자 당내 소장파인 ‘민본21’ 소속 정태근 의원은 최 후보자의 배우자 및 처가가 연루된 충북 청원군 부용면 임야 투기 의혹과 관련, “아무리 봐도 명백한 투기”라며 “후보자의 처가를 잘 아는 사람한테 물었더니, 투기의혹 성격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사실상 공공기관 및 준 공기업에 대한 인사권을 청와대에서 쥐고 있는데, 지경부 산하 인사 정책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은 뒤 “청와대가 입법기관인 국회와의 상생관계를 무시하고 마치 우월적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론하자, 이에 대해 청와대가 ‘유감이다’라고 표명한 것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종합해 쓴소리를 던졌다. 특히 그는 최 후보자의 도덕성을 거론하면서 절대 이번 의혹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의원은 대전시 복용동 밭과 청원군 임야 매입 시점을 지적하며 “32살의 최 내정자와 28살이던 배우자의 월급으로는 그 땅을 살 수 없었을 것”이라며 “후보자는 우물쭈물하지 말고 장모가 투기를 했다면 비록 돌아가셨어도 솔직히 장모가 했다고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밖에도 여러 의원들이 부동산 의혹 및 물가 정책과 관련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 ▲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가 1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가 1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野 ‘최틀러’ 자세부터 고쳐야

    김영환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은 “별명이 왜 ‘최틀러’인지 알겠다”며 최중경 후보자의 고압적인 자세를 비난했다.

    청문회 초반 여야의 거센 공세에 최 후보자는 다소 움츠려 있었으나 오후 들어 최 후보자의 태도가 달라졌다. 거듭된 야당의 공세에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명했고 앞서 청와대 스크린을 거쳤다. 결국 의혹뿐이지 않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영환 위원장이 직접 나서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자세를 낮추고 성의있게 답변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명쾌하지도 않을 뿐더러 ‘핑계’와 ‘책임전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평가를 내렸다.

    특히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최 후보자의) 답변을 쭉 들어보니 공정사회 실현의 걸림돌이 될 사람같다”며 “후보자는 양파껍질처럼 까도 까도 의혹이 자꾸 나온다. 자료 제출이나 답변에 있어서 성실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날 오후 청문회가 진행되는 도중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국민에게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등 기본적 자질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는 최중경 후보자는 자진사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현희 대변인은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책능력은 무능하고, 부동산 투기 능력은 매우 유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장관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사료돼 자진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청문회가 큰 무리 없이 진행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안형환 대변인 “청문회를 지켜본 결과, 청문회에서 많은 의혹이 해소돼 한나라당은 최 후보자가 충분히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