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미모(美貌)' '낙엽이 떨어질 때'는 이중 표현

"나 같은 아름다운 미모에 당신 같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발레리나 이사도라 던컨이 희곡작가 버너드 쇼에게 청혼하며 건넸다는 말)
"가을철 낙엽이 떨어질 때…" "득표율이 과반수를 넘었다" 처럼 한 문장에서 같은 표현을 중언부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예문들을, "나 같은 미모에 당신 같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철 낙엽이 질 때…" "득표율이 반수를 넘었다"로 고쳐 쓴다면 훨씬 간명하게 의사전달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대화를 하거나 글을 쓸 때, 저지르기 쉬운 오류 중 한 가지가 이중(겹치기)표현입니다. 무심코 쓰게 되는 이중표현은 대화나 글의 세련미를 떨어뜨립니다. 이러한 겹치기표현은 대부분 뜻글자인 한자어와 소리글자인 한글이 결합하면서 파생됩니다. 이럴 때는 단어나 어구의 어느 한쪽을 떼어버리거나 수정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시어(詩語) 따위 특별히 말맛을 살리기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상에서 조심해 쓰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하겠습니다.

수많은 이중표현 중 이것만이라도 꼭 고쳐 썼으면 하는 어구들을 골라보았습니다.
가까이 접근하다 → 가까이 가다, 접근하다
각 단체별로 → 단체별로, 각 단체로
간단히 요약하다 → 요약하다
거사(擧事)를 일으키다 → 거사하다, 일을 일으키다
거의 대부분 → 대부분
결실(結實)을 맺다 → 열매를 맺다, 결실을 보다
공감을 느끼다 → 공감하다
고래(古來)로부터 → 고래로
공사(工事)에 착공하다 → 공사를 시작하다, 착공하다
과반수(過半數)를 넘다 → 과반수이다, 반수를 넘다

근 1년 가까이 → 근 1년, 1년 가까이

낙엽(落葉)이 떨어지다 → 낙엽지다, 잎이 떨어지다
남은 여생(餘生) → 여생
넓은 광장(廣場) → 광장
다른 대안(代案)이 없다 → 대안이 없다, 다른 방안이 없다
다가올 미래 → 미래
더러운 누명(陋名)을 쓰다 → 누명을 쓰다
따뜻한 온정(溫情) → 따뜻한 정, 온정
뜨거운 열기(熱氣) → 뜨거운 기운, 열기
맡은 바 임무(任務) → 맡은 일, 임무
머리를 산발하다 → 산발하다
면학(勉學)에 힘쓰다 → 면학, 학업에 힘쓰다
명백하게 밝히다 → 명백히 하다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다 → 문전성시가 되다, 문 앞이 시장을 이루다
밝고 명랑하다 → 명랑하다
범죄(犯罪)를 저지르다 → 죄를 저지르다
복병(伏兵)이 숨어있다 → 복병이 있다, 병사가 숨어있다
부상(負傷)을 입다 → 부상하다, 상처를 입다
분명히 명시(明示)하다 → 분명히 밝히다, 명시하다
빈 공간(空間) → 공간, 빈 터, 빈자리
산재(散在)해 있는 → 산재한, 흩어져 있는산지사방(散之四方)으로 흩어지다 → 사방으로 흩어지다
생명이 위독(危篤)하다 → 용태가 위태롭다, 위독하다
서로 상의(相議)하다 → 서로 의론하다, 상의하다

소복(素服)을 입다 → 소복하다, 흰옷을 입다

수확(收穫)을 거두다 → 수확하다, 곡식을 거두다
스스로 자각(自覺)하다 → 스스로 깨닫다, 자각하다
시끄러운 소음(騷音) → 시끄러운 소리, 소음
아름다운 미모(美貌) → 아름다운 얼굴, 미모
약 20명 가량 → 약 20명, 20명 가량
어려운 난관(難關) → 어려운 고비, 난관
여가(餘暇)시간 → 여가, 남은 시간
오랜 숙원(宿願)사업 → 숙원사업
유언(遺言)을 남기다 → 유언을 하다
이해타산(利害打算)을 따지다 → 이해를 따지다
자매결연(結緣) 맺다 → 자매결연하다
잠깐 동안 → 잠깐
조난(遭難)을 당하다 → 조난하다
죽은 시체(屍體) → 주검, 시체
출영(出迎) 나가다 → 출영하다
판이하게 다르다 → 판이하다, 전혀 다르다
푸른 신록 → 신록
푸른 창공(蒼空) → 창공, 푸른 하늘
피해(被害)를 입다 → 피해를 보다, 손해를 입다
현안(縣案)문제 → 현안
LPG가스 → LP가스, LPG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