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말에는 일본어투가 많이 스며들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각종 외래어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왔습니다. 학계와 언론계의 노력으로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일본어투 어휘들과 외래어의 홍수 속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순화하여 쓰기를 권장하는 어휘들을 소개합니다.


  • ‘스키야키(鋤燒=すきやき)'는 일본 소고기 음식을 대표하는 일본식 전골요리입니다. 스키야키는 얇게 썰어 굽는다는 뜻으로, 준비한 재료를 식탁에 올려놓고 즉석에서 끓여 먹습니다. 얇게 썬 소고기와 적당한 크기로 썬 두부, 배추, 쑥갓, 파, 다시마, 곤약 등 재료들을 철제 냄비에 넣고, 조미하여 살짝 익힌 후 날계란 푼 앞접시에 덜어 먹는 음식이지요. 조선통신사에게 대접하기 위해 불고기를 흉내내 만든 음식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스키야키는 외래어가 아닌 일본어이기 때문에 ‘왜전골’‘일본 전골(찌개)’로 순화하여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키야키가 일본 특유 음식이므로 전골 앞에 ‘왜’를 붙인 것입니다.

    ‘복(鰒)지리’.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생선찌개를 ‘매운탕’이라 하는 데 반해, 고춧가루 등 양념을 넣지 않고 맑갛게 끓인 생선탕(국)을 ‘지리’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지리(ちり)’도 일본어이므로 사용을 자제해야 하겠습니다. 이 음식은 매운탕과 상대되는 음식이어서 ‘맑은탕’이나 ‘싱건탕’으로 순화하여 쓰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복지리’는‘복싱건탕’‘맑은 복탕’으로, ‘대구지리’는 ‘대구싱건탕’이나 ‘맑은 대구탕’이라 하는 것이 옳습니다. ‘맑은탕’은 그 음식의 국물이 빨갛지 않은 점에 착안한 것이고, ‘싱건탕’은 맵지 않은 점에 착안한 것이랍니다. 요즘은 아예 줄여서 '복국'이라 이르는 분들도 꽤 있더군요. 처음에는 좀 어색하더라도 자꾸 쓰다보면 우리말 용어 '맑은탕''싱건탕'이 귀에 익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