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10월4일...반세기전 '서울과 농촌' 생생한 기록화 펼쳐<뉴데일리, 전시기간중 전시작품들을 연재로 소개합니다>
  • 고바우 김성환 ‘그 시절 그 모습’.

    두툼한 화집을 열면 1950~60년대 ‘그 시절’이 개발이전의 전근대적인 ‘그 모습’으로 가득 펼쳐진다. 추억의 명화집을 보는 듯, 흘러간 생활상들이 단원-혜원의 따스한 옛 그림처럼 엮여진 정겨운 현대 풍속화첩이요, 민속박물관이다.

  • ▲ 김성환 자화상, 1954년 9월의 모습. 그는 경복고 재학시절인 1949년부터 당시 '연합신문'에 <멍텅구리>라는 만화를 연재했다.
    ▲ 김성환 자화상, 1954년 9월의 모습. 그는 경복고 재학시절인 1949년부터 당시 '연합신문'에 <멍텅구리>라는 만화를 연재했다.

    전설적인 신문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만화가 김성환, 50년간 매일연재라는 신기록(1만4,139회)이 기네스북에 올랐고, 세계만화대백과사전에 한국 만화가로는 유일하게 등재된 김성환씨가 한국 서민들의 일상을 그린 풍속화로 개인전을 연다.

    29일~10월4일 종로구 관훈동 인사 아트센터에서 ‘그 시절 그 모습’의 막을 올리는 것.

  • ▲ 기록화가, 풍속화가로 10년 작품활동을 하는 김성환씨.
    ▲ 기록화가, 풍속화가로 10년 작품활동을 하는 김성환씨.

    자유당시절(1950년)에 신문 연재만화로 홀연히 나타나, 건국기와 개발기 산업화 민주화 현장까지 통렬한 비판과 해학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이면을 고발했던 모노드라마 주연배우 ‘고바우 영감’은 21세기 첫해에 아쉽게도 공연의 막을 내린다. 그때부터 김성환씨는 오일 파스텔화를 그리기 시작하였고 동서양의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시대변화에 휩쓸려가는 서민들의 생활상을 기록하는 작업에 나섰다.

    “유화도 좋고 예술작품도 좋겠지만 서민들의 삶이야말로 진짜 세상의 참 모습이라고 봅니다. 풍경화나 미인도 따위엔 관심이 없어요. 그림이라는 수단을 통해 인간들이 살아가는 우리시대의 생활문화를 기록하여 역사자료로 남기고 싶습니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김화백의 말이다.

    격동기 우리 사회의 증인으로 촌철살인의 비평가로 살아온 그의 그림 역시 역사의 기록성을 떠나서는 무의미 하다는 말이다.

    각종 자료와 현장취재 스케치로 탄생된 그림들은 ‘서울과 시골’이 대비된다.
    50년대 청계천 수상(水上)판잣집들, 전차와 지겟꾼, 농촌의 초가와 우물, 골목길 행상과 시장 상인들, 공동 빨래터와 다듬이질....역사 속으로 사라진 생활문화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정양모 전국립박물관장은 “김화백의 필선 구도 재료의 사용등이 독특함은 물론, 수십년전의 소재들을 고증과 기록들을 토대로 당시의 우리 정서까지 꼼꼼하게 되살려 놓은 기록화들인지라 오늘의 젊은이들이 보면 저절로 부모님 시대로 끌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고바우 풍속화는 어렵던 시절의 전근대성을 정감 깊게 그려냄으로써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우리의 유전인자로 살아나서 오늘의 정체성 일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때 우리 사회의 삶은 가난하고 고달팠지만 오일 파스텔 그림속의 서민들은 한결같이 따스하고 정답게 다가온다. “민초들은 참 살기 힘들었지요. 그래도 나는 민중화가들 처럼 거칠고 격하게 표현하기 싫습니다. 좌절과 분노보다는 각자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김화백의 작품 중에 두드러지는 주제는 ‘농촌’이다. 북한 개성 출신인 그는 평생 그리운 고향을 그린다.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 하잖아요, 그래서 소소한 농촌 모습을 여럿 그렸습니다.”

    현재 성남시 분당에 있는 자택 작업실에서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그에게 뭐니뭐니해도 고향 같은 대표작은 ‘고바우 영감’이다.
    “지금도 고바우 영감 다시 그려달라는 청탁이 들어옵니다. 억대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렸으니 미련 없이 사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감동을 주는 그림을 그려야지요. 제 그림을 보고 우시는 분들도 있는데, 과거에 묻혀버린 고향이나 자신의 생애가 그리운 회한의 눈물 아니겠어요? 좀 더 노력해서 좀 더 울림이 큰 작품을 만들려고 생각합니다.”

    반세기 정치 사회를 풍미했던 시사 만화가는 서민의 풍속화가로 변신하여 다시 국민 마음과 시대의 뒤안길을 깊이 울리는  기록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전시장: 인사아트센터 1층, T 02-736-1020

  • ▲ 눈 오는 날(1)
    ▲ 눈 오는 날(1)

  • ▲ 썰매 (2)
    ▲ 썰매 (2)

  • ▲ 판자촌 풍경 (2) 청계천변
    ▲ 판자촌 풍경 (2) 청계천변

  • ▲ 농촌마을 (2)
    ▲ 농촌마을 (2)



    ***김성환 화백 작품들을 전시기간중 뉴데일리에 연재 합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