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 껍질만 아니라 진짜 알맹이를 따라해야

    30여 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cell phone이라 하면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Motorola 회사 제품이 단연 최고였습니다. Cell Phone뿐 아니라 반도체 등등, 그 당시 모토로라는 'Six Sigma'라는 모토를 내세워, 완벽한 제품 만들기와 고객 만족도 백퍼센트를 목표로 탄탄대로를 달렸습니다.

    모토로라 회사에 반도체와 반도체 부품을 팔기 위해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간부들이 미국 본사를 찾아왔습니다. 이익을 내지 않아도 좋으니 모토로라에 납품만 하게 해달라고, 그야말로 저자세로 매달리며 간청했습니다. 이익을 내지 않더라도 모토로라에 납품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모토로라에 납품한다는 그 자체가 물건의 품질이 인정되는 것이라 모토로라와 계약이 되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무역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중국에도 한국에도 자주 다니며 생산과정, 품질관리 등등을 직접 시찰하고 반도체 물품을 구입해 오던 미국 모토로라 엔지니어의 말입니다.

  • 역시 30여 년 전, Hearing Aids로 유명한 Beltone 회사에 다니던 엔니지어 이야기입니다. Beltone 본사에 일본회사에서 찾아 온 간부들이 중역들과 회의를 하고 나서 공장견학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기술 담당 부사장은 일본인들의 공장 견학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유인즉 젊은 엔지니어들이 공장의 시설과 생산과정을 한번 본다는 자체가 모방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이 우리 기술을 따라온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데, 그까짓 거, 한번쯤 보여주면 어떤가.”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기술 담당 부사장은 끝까지 공장견학만은 거절했습니다.

    임금이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공장을 중국에, 또는 한국에 차리자는 의견에도 그는 반대했습니다. 지금 그런 곳에 공장을 차려 임금을 절약하면 당장은 이익을 볼지 모르지만 10년 후, 20년 후에는 회사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그 당시 중국 등지에 공장을 차린 회사들 중에는 현재 아예 문을 닫은 회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cell phone은 세계적으로 삼성과 LG가 최고품이 되었습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TV, 등, 전자상품이라 하면 Sony 가 최고였는데, 이제는 이 또한 삼성, LG 같은 회사 상품이 앞서 갑니다. 포니 자동차를 비웃었지만 이제 현대 Genesis는 벤츠나 BMW와 동등하게 또는 그보다 더 좋은 차로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We are honor to copy you." 30여 년 전, 일본사람들이 미국 회사 간부들에게 하던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네를 모방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그야말로 체면이나 위신 따위 상관하지 않고 미국상품을 모방했고, 그 후 세월이 지나 미국 것을 능가하는 물품들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발길질만 해도 형편없이 푹 들어가던 도요타 자동차가 이제는 미국 자동차를 앞설 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 회사가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일본 Sanyo에서 기술을 빌려왔던 삼성전자가 창립 40년이 지난 지금, “10년 뒤 비전을 달성 할 때는 미 대표기업인 GE를 넘어설 것”이라 다짐한답니다. (조선 닷컴 10-31-09)

    모방은 또 하나의 창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 또한 선진국 교육 제도에 우리 것보다 좋은 점이 있으면 주저함 없이 모방해야 합니다. 그 선진국이 미국이든 영국이든 불란서든 상관없이 전 세계 곳곳 교육 제도에서 좋은 점만 골라 우리 것에 접목시켜 자동차, Cell Phone, Tv처럼 전 세계 최고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미국이 싫기 때문에 미국식 교육제도를 배척한다든가, 유태인이나 영국-독일식 교육은 우리 실정에 안 맞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무조건 반대한다는 건,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삼성이, LG가. 현대가 그걸 증명했습니다.

    “미래는 교육과 인터넷에 달려있다.” 라고 Cisco System의 CEO 인 John Chambers는 말했습니다. 그는 11월호 U. S. News잡지가 선정한 '미국의 최고 리더'중에 한 사람입니다.

    재능을 발굴하여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교육이고 그것을 전 세계로 보급시키는 것이 인터넷이기 때문이 앞으로의 세상은 교육과 인터넷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오바마 대통령과 컴퓨터 황제인 빌 게이츠가 손을 잡고 미국 교육제도의 개혁을 외치고 있으며 대통령 부인인 미셀 오바마는 “미국의 미래는 학교 선생님들에게 달려있다.” 라며 좋은 선생님이 미치는 영향은 학생들의 성공적인 삶 뿐 아니라 국가의 흥망에도 중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력은 차세대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교육풍토의 변화 없이 국력 강화란 구호에 그치기 쉽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대학 수능시험 개혁, 대학 학부교육 강화” 등 한국 교육의 선진화를 위한 4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합니다. (뉴 데일리 10월 30일 )  자문회의는 “잘 가르치는 것보다 뽑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대학의 잘못된 관행이 '중고생보다 공부 안하는 대학생', '제자를 키우기보다 논문에 열중하는 교수', '학점 인플레이션(4년제 대학 B학점 이상이 77%) 등을 낳았다고 비판하였다 합니다. 이 보고를 받은 이대통령은 ”수능제도 혁신, 대학 학부교육 강화 등 교육 정책이 국격에 맞게 더 고도화, 선진화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합니다.

    “씹던 껌도 좋아요” 라는 노래를 어린이들이 불러대던 가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꿀꿀이 죽이라도 배불리 먹어보았으면 하던 가난의 시절이 분명 우리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전자상품 등, 30여 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기적을 만들어 낸 한국입니다. 한국의 교육 풍토에도 그런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유미 작가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