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13세 성인식 "Bar Mitzvah"...여자는 12세 성인식 "Bat Mitzvah"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평가 받는 유태인들, 그래서 미움과 동경을 함께 받는 유태인들. 특히 “유태인 엄마” 라 하면 비단 유태인 엄마들 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에 극성스러울 정도로 열성적인 엄마를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왜 유태인 엄마들이 자녀교육에 가장 대표적인 민족처럼 여겨질까요? 그들은 자신들의 뿌리와 전통과 종교, 문화 등을 신앙처럼 중요하게 여기며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 중, 아주 중요한 것이 성인식 ‘Bar Mitzvah’입니다. Bar/ Bat Mitzvah는 유태 아이들이 열세 살이 되면 올리는 성인식을 부르는 말입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성장이 빠르다 하여 열두 살 때 식을 올립니다. Bar는 아들, Bat은 딸, 그리고 Mitzvah는 commandment, 즉 율법, 성서라는 뜻으로  그들은 신과 계율로써 맺어진 ‘신의 아들, 딸’이라는 뜻입니다.

    열세 살이 되면 이날부터 그들은 부모의 아들과 딸인 동시에 신의 아들과 딸로서 성경을 공부하고 성경 가르침대로 살아간다는 것을 선서하는 것입니다. 유태인들의 종교관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영혼의 세계에 여러 층이 있는데 neshamah라 불리는 영혼의 세계는 13살부터 시작되고 이때부터는 사람이 지각이 있는 판단력을 지닐 수 있다 합니다. 

  • 세 가지 선물...성경, 손목시계, 축의금의 뜻은?

    성인식을 하는 날 소년 소녀는 부모와 하객들로부터 세 가지 선물을 받습니다. 성경책, 손목시계, 그리고 축의금입니다. 성경을 받는 이유는 이제부터 부모의 중간역할 없이 신과 직접 독대해야 하는 존재, 즉 신 앞에 부끄럽지 않은 책임있는 인간으로 살겠다는 뜻이고, 시계는 약속을 잘 지키고 시간을 소중히 아껴 쓰라는 의미로 준다고 합니다.

    하객 축의금은 부모가 갖지 않고 전부 아이의 예금통장에 넣어 둡니다. 이 돈은 훗날 아이가 부모 품을 떠나는 18살까지 손을 대지 않습니다. 부모와 하객의 신분에 따라 축의금 액수는 차이가 많지만, 예금한 돈은 크게 불어나 나중에 경제적 독립의 종잣돈이 된다고 합니다. 저축과 절약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는 소년 소녀들, 유태인들의 세계적인 경제 파워는 이렇게 어려서부터 훈련받은 결과입니다.

    유태인의 법전이라 할 수 있는 Talmud에도 열세 살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기 시작하는 나이이고 열여덟 살이 결혼 적령기이고 스무 살이면 자신을 경제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나이라 하였습니다.

    유치원부터 전통문화-히프리어 "과외공부"

    많은 경우, 유태인 가정의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방과 후 교회 학교에 가서 그들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 그리고 Hebrew어를 공부합니다. 이 전통은 유태인 세계에서 4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 지구 그 어느 곳에 살고 있든, 자녀들을 방과 후 '유태인 학교'에 보내 자신들만의 고유한 풍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열세 살, 즉 사춘기가 되면 사람은 생리학적으로 육체적 변화를 갖게 되고 정신적으로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닌 성인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열세 살이면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도덕과 윤리관이 정립되어야 하고, 자신의 행동거지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성인식을 치루는 이유인 것입니다.

    성인식을 치루고 성인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신적, 도덕적 책임을 뜻하는 것이지 결혼하고 직장을 갖고 돈벌이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14세부터 법적책임..."Sweet Sixteen" 사교무대 신고 파티

    이 유태인들의 룰은 서구사회 룰과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서구사회, 특히 Anglo-American 사회에서도 열네 살부터는 여러 면에서 성인 취급을 합니다. 법을 어겼을 경우, 재판을 받기도 하고, 또 어떤 주에서는 부모의 허락이 있으면 결혼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특히 상류사회에서는 딸이 열여섯 살이 되면 'Sweet Sixteen' 파티를 성대하게 해줍니다. 우리 딸이 열여섯 살이 되었다는 것을 사교 무대에 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숙녀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매너를 가르치는 '에티켓 스쿨'에 다닙니다. 이 매너 학교에서는 식사 때 상 위에 있는 냎킨을 집어 무릎에 올려놓는 행동부터 아주 구체적인 것까지 세세하게 가르칩니다.  

    "아직도 부모 집에 얹혀 살다니..."
     
    “너, 아직도 부모 집에서 살고 있니?” 미국 영화에 이런 대사가 가끔 나옵니다. 이 말 속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모 집에 산다는 건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을 졸업하면 대부분 직장을 갖고, 직장을 가지면 독립 합니다.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부모 집에 산다는 건 그만큼 능력이 없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애니라는 젊은 여성이 이런 말 하는 걸 들었습니다. 빨리 파트타임 잡이라도 구해 나가야 하겠는데 불경기라 파트타임 잡 구하기가 힘들다고. 부모 집에 살고 있는 게 부끄러운 듯,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애니는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을 치고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잠시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습니다.

    애니 부모님 집은 침실만 여섯 개가 있는 호화주택이라 빈 방이 얼마든지 있는데 애니는 하루 빨리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파트타임 잡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부모가 부자인데 왜 파트타임 잡을? 부모 집에 방이 많은 데 왜 굳이 아파트를? 이 답이야말로 미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성인이니까 성인은 으레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사회에는 일반상식처럼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엄밀한 의미에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면 부모 품을 떠나는 것입니다.
     
    퇴계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분은 어머니"

    어른 교육.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의 행동거지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인간 교육. 이런 인간교육은 우리나라 명문가에도 500년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퇴계 이황이나 서애 류성룡,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같은 위대한 인물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녀교육에 열성적이었다는 점이며 그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자녀들에게 모범교육을 시켰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독서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게을리 하면 질책하면서, 스스로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퇴계는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분은 바로 어머니”라고 말했을 정도로 어머니의 가르침이 엄격해 퇴계의 스승조차 감탄했다 합니다. 그런가 하면 다산은 유배생활 중에서도 아들이 보낸 편지글을 분석해가면서 독서의 방법을 가르쳤다 합니다. (‘500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중에서) 유태인들뿐 아니라 우리의 오랜 역사 속에도 이렇게 훌륭한 부모 교육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