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주당 최문순 의원(우측)과 함께 기자회견 참석 중인 박경신 고려대 교수 ⓒ 연합뉴스
    ▲ 민주당 최문순 의원(우측)과 함께 기자회견 참석 중인 박경신 고려대 교수 ⓒ 연합뉴스

    박경신 위원님, 제가 위원님의 신상에 대해 공개질의를 하게 되어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박 위원님과 저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같은 인터넷 분과에서 활동하면서 모든 인터넷 정책에 대해 단 한 가지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안을 만들지 못했기에 더 그렇습니다. 다만 저는 노대통령 자살 건에 대해 검찰의 공식 브리핑을 보도한 언론의 책임론을 묻는 건 위험하다는 박 위원님의 칼럼에 작은 언론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를 주간 미디어워치에 직접 표현한 바 있습니다. 즉 저는 사안에 따라서 언제든지 박위원님과 연대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 위원님의 본명은 무엇입니까.

    그러나 박 위원님이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제가 6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회 사무처에 질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미국인이 활동해도 되는 것인가. 즉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국민에 미국인이 포함되고, 국민의 여론수렴이라 할 때도 미국인이 포함되느냐는 겁니다.

    둘째, 박 위원님 스스로 인터넷신문 퍼슨웹과의 인터뷰에서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서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는데,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사람이 대한민국 국회에 들어와서 대한민국 법과 정책을 논의해도 되는 것인가. 법과 정책을 논할 의지가 없는 연예인 유승준의 경우 청소년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아예 입국이 금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박 위원님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활동 뿐 아니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을 맡아서 언소주, 포털의 임시차단조치, 이번 PD수첩의 검찰 수사 등등 거의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의무를 저버리신 분이 이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쟁점 사안에 참여하여 담론을 주도해나가도 되느냐는 겁니다.

    셋째, 지난 100일 간 바로 이웃 자리에서 함께 활동한 동료 위원으로서 박 위원님의 본명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박 위원님은 현재 한국 국적이 없는 순수한 미국인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에서 신원을 확인하여 활동하려면 본명을 쓰셔야지요. 제가 아는 법 상식으로는 ‘박경신’이 본명이 될 수 없습니다. 박위원님의 미국 본명이 무엇입니까. 스티브 박입니까, 쿠웨이트 박입니까. 아니면 최소한 ‘Kyungsin Park' 입니까.

    이 세 가지에 대해서 국회 사무처에 공개회의 석상에 문의를 했으나 박 위원님을 추천한 창조한국당에서는 이에 대해서 응답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박 위원님은 이에 기자들에게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더군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단순 자문기구가 맞습니까. “나를 추천한 창조한국당 측에 내가 미국 국적자임을 밝혔을 때 ‘정식 정부기구가 아니라 단순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참여하게 된 것”

    놀랍군요. 박위원님은 우리가 활동하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단순 자문기구라서 미국인이 참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활동 초기부터 주로 한나나라당 측 위원들이 단순 자문기구라 이야기하고 박 위원님과 민주당측 위원들은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사실상의 의결기구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그 논쟁 벌어질 때 박 위원님은 뭐라 그랬습니까. 민주당측 위원들에게 “이건 창조한국당에 물어봤더니 미국인도 참여할 수 있는 단순 자문기구인데 당신들이 잘못 알고 들어왔다” 이렇게 따끔하게 한마디 하셨어야지요.

    더구나 민주당측 위원들은 물론 박 위원님까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실 상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불참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단순자문기구라면서 여론조사 실시하지 않는다고 참여하지 않는게 말이나 됩니까. 자기에게 유리할 때는 국민여론 수렴기구이고, 자기에게 불리할 때는 단순자문기구로 전락합니까. 다른 건 모르겠지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정확한 성격에 대해 박 위원님이 정리를 해주시고, 단순자문기구라면 민주당측 위원들 설득하여 회의 참여하도록 하십시오.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는 또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내가 성전환자거나 동성애자일 경우, 그런 사실을 미리 얘기하지 않았다 하여 (모든 주장의) 신뢰성이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느냐”

    어이가 없는 발언입니다. 대체 누가 박 위원님에게 성전환자나 동성애자라고 물어봤습니까. 대한민국 국회의 공식 기구에서 활동하는 분에게 “당신의 국적은 무엇이며 당신의 본명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데 왜 성전환자나 동성애자 이야기를 꺼냅니까.

    제가 기억을 해보니, 박 위원님을 늘 익명의 자유를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생중계하고 있는 인터넷 방송사에 대해 제가 “어느 매체냐”고 물어보니 박위원님이 “그런 것 물어보는 거야말로 인권침해다”고 말씀하셔서 제가 발끈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를 취재하는 매체에게 어느 매체냐 물어보는 게 인권침해라는 게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조만간 인터넷신문사들이 박위원님에게 꽤나 많은 전화를 할 텐데 박 위원님이 어느 매체냐고 안물어보실지 제가 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박 위원님은 어차피 법과 정책을 논하는데 미국인이면 어떻고 일본인이면 어떻냐는 시각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같이 논의하는 동료 위원들이 박 위원님의 국적과 본명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와서 기억해봐도 박 위원님은 너무나 노골적으로 미국 기업과 미국 법제도를 예찬했습니다. 대한민국 인터넷을 이야기하는데 끊임없이 미국 제도만 말씀하셨습니다. 박 위원님이 미국인이라는 말을 들으니, “아, 그래서 이분이 이토록 미국에 대한 열렬한 찬양을 했구나‘ 이해가 된다는 거지요.

    참여연대는 이회창 아들 병역기피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단체

    그래도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박 위원님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이유가 군대를 가기 싫어서라는 거지요. 글쎄요. 박 위원님은 이것도 별 문제가 안 된다는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박 위원님의 소신이 개인이 군대를 빠지기 위해 어떠한 편법을 동원하든 문제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도리없는 일입니다.

    그럼 저는 박 위원님이 활동하시는 참여연대측에 공식질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아들 이정연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검찰 고발까지 했던 단체입니다. 또한 바로 국적 포기 등의 방식으로 고위층의 병역 기피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온 단체입니다.

    참여연대에 묻습니다. 아예 드러내놓고, “군대 빠지기 위해 국적 포기했다”는 수준의 발언을 자랑스럽게 공식 인터뷰에 밝히는 인물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직을 맡아도 되는 겁니까. 그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아들에 건에 대해 검찰고발까지 하면서 집요하게 비판한 단체는 또 다른 참여연대입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넷미디어협회 측에서 참여연대에 공식답변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겠습니다.

    또한 창조한국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박 위원님은 창조한국당 측에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렸는데 단순자문기구라 문제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하는데, 주간 미디어워치의 취재 결과 창조한국당에서는 “전혀 몰랐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의견이 엇갈리는 수도 있고, 창조한국당 내에서도 소통이 안 되는 수도 있습니다.

    창조한국당 측에도 저희가 공식 답변 요청서를 보내겠습니다. 병역을 기피한 미국인이 대한민국 국회의 공식 기구에서 활동해도 되는지 물어서, “만약 괜찮다‘는 답변이 온다면 창조한국당은 병역기피자를 옹호하는 당이 되는 겁니다.

    또한 병무청에도 공식 질의하겠습니다. 제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박 위원님의 실질적 병역 면제 사유입니다. 박 위원님은 99년에 한동대 법대 부교수로 취업하셨습니다. 이 당시 한국 국적을 포기했어야만 법적으로 병역을 면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을 통해 취재해보니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영리활동을 하시면서도 상당한 기간동안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가, 국적은 최근에 포기하신 것 같습니다.

    군대 안가려고 미국시민권 획득했다는 발언은 2001년에 하셨는데 이때에도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는 거지요. 저는 박 위원님이 명쾌하게 언제 한국 국적을 포기하셨고, 대체 한국에서 영리활동하시면서 병역은 어떻게 피했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박 위원님이 이 점에 대해서 예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시기 때문에 병무청 등에 공식 문의를 하여 알아보는 수밖에 없고, 병무청이 이를 기피한다면 병무청장을 직무 유기로 고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유승준 입국 금지시킨 병무청은 지금 직무유기하고 있다

    대한민국 병무청은 연예인에 불과한 유승준이 정상적으로 국적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이유 하나로 입국 자체를 금지시킨 곳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신 분이 공개적으로 이를 자랑스럽게 말씀하시고, 대한민국의 정책과 법에 대해 한국인 수준으로 적극 참여하며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는 분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이것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지요. 병무청 논리 그대로라면 군대 빠지고도 당당히 사회 리더로 활동할 수 있다는 의식을 청소년들에게 널리 알려주시는 박 위원님이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인물입니다. 하여간 박 위원님이 해명하지 않으시면 병무청에 공식 질의하겠습니다.

    박 위원님, 저는 박 위원님의 생각과 달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에 대해서 더 이상 왈가왈부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만약 제가 박 위원님처럼 국적을 버렸다면 일체 공적 논쟁하지 않고 조용히 돈이나 벌면서 살았을 겁니다.

  • ▲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 ⓒ 뉴데일리
    ▲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 ⓒ 뉴데일리

    저도 박 위원님처럼 대한민국의 법과 정책에 대해서 밀어줄 것은 밀어주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사람입니다. 그 내면에는 나는 대한국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과 평생 같이 살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겁니다. 박 위원님은 대한민국이 망하게 되면 언제든지 미국으로 가시면 되는 분 아닙니까. 아무리 박 위원님이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 하더라도 한국인이 볼 때는 그 책임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서 국적숨기고 활동하면 스파이로 몰립니다

    한번 박 위원님의 조국 미국의 상황을 상정해봅시다. 제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미국에 가서 미국의 국회 공식 기구 참여하여 미국 법을 다 뜯어고치자고 주장했다 칩시다. 애국심을 그토록 강조하는 미국 사회에서 이를 용납할까요. 더구나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밝히지않고 뒤늦게 이것이 밝혀졌다면, 제가 아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상식으로는 저는 스파이로 몰려서 종신형을 살아야 될 겁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제가 국회에 공식 질의한 내용에 대해 박 위원님이 답변해 주십시오. 최소한 언제 국적을 포기했고 병역 면제는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박 위원님의 본명은 무엇인지 밝혀주십시오. 그리고 6월 25일 이전에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하십시오. 또한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했다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직도 사퇴하십시오.

    박 위원님이 이를 피하려 해도 이제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창조한국당, 참여연대, 병무청, 고려대학교 측에 모두 공식질의하여 공론화시키겠습니다. 박 위원님 말씀대로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큰 판 만들지 맙시다. 그럼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