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분들이 살아계셨으면 이제 40대 중반이실겁니다. 그분들의 잃어버린 20년동안 살아남은 우리 역시 잃어버린 세월을 살았습니다"

    검은 정장 차림의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의 왼쪽 눈엔 아직 안대가 매여있었다. 추모식 30분 전에 행사장에 도착한 전 의원은 유족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그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정유환 유족대표는 전 의원의 손을 잡고 "고맙습니다. 이번엔 꼭 고인이 명예회복하도록 도와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전 의원도 손수건을 꺼내 눈시울을 닦았다.

  • ▲ 전여옥 의원이 3일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동의대 순국경관 20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전여옥 의원이 3일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동의대 순국경관 20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전 의원은 "민주로 위장한 거대한 폭력이 보상위원회를 내세워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여기 잠드신 영령들이 억울함에 잠 못 이루게 만들었다"며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고인과 유족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고인의 명예를 위한 입법을 발의할 때 주위에서 위험하다고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더 비겁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행동에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전의원은 또 "국회에서 민가협 회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했을 때, 그리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내심 두려웠다. 내가 혼자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고 많이 고민했다"고 고백하고 "황장엽 선생이 문병을 와서 김정일의 핵실험이라는 거대하고 추악한 폭력에 맞서야 하듯이 전 의원도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좌파집단과 싸워달라고 충고를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한 눈은 가렸지만 나머지 한눈을 잃을때까지라도 고인들 명예회복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폭력에 맞서다 순국한 분들을 '민주화의 역적'으로 몰아붙이는 세력이 이땅에서 사라질 때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