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우리사회는 김수환이라는 한 인간의 죽음을 놓고 완전히 미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일제침략기 때부터 죽는 날까지 철저히 기득권의 입장에서 살았고 그가 전부인 양 내세우고 있는 민주화 운동 역시 기득권의 입장에서 취한 ‘할리우드 액션’과 같은 거짓선택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사회에 양심 있는 집단으로 불리는 정의구현사제단이 천주교회가 우리민족에게 가했던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을 한 것을 보았는가? 격동기에 태어난 김수환은 추기경이라는 자리 즉, 로마교황청과 세계 천주교인들의 위세를 등에 업고 민족의 역사를 스스럼없이 반역하고 왜곡해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일본 육군사관생으로 부터 시작되는 타협과 아부 민주화운동으로 표현되는 저항 그 후 죽는 그날 까지 기득권에 대한 타협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종교와 이념을 초월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이 김 추기경을 깎아내리는 험담 수준의 글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다음 아고라나 네이버 등 일부 포탈을 통해 이들은 “작년에 MBC앞에서 군복입고 정신줄 놓던 치매노인들도 조만간 김수환처럼 이 세상과 굿바이할 거고 일제 서울대 출신 친일파넘들도 하나 둘 뒈질 날이 가까이 오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온 나라의 백성들이 존경하는 국왕이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언론방송 왜 이러나? 언론방송이 '김수환 추기경' 관련으로 도배를 하는 이유가 뭐냐? 친일매국노 범주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 중에 하나가 바로 김수환 추기경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우매한 국민들. 지금 이 시기에 한 인간이 사망한 걸 가지고 몇 날 몇일을 온종일 언론방송에서 '김수환 우상화' 만들기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라고 언론의 김 추기경 관련 보도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진보신당 게시판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과연 민족의 나침반이었는가?”라는 제목을 통해 김 추기경의 일본군 복무 사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했다는 등의 내용을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한 당원은 진보신당이 대변인 명의로 애도 성명을 낸 것을 비난하며 “출근길에 본 죽은 김수환씨 추모행렬을 보며 느낀 소감은 아무튼 그러한 무지막지한 선동이 통하는 대한민국은 후진국이라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중세 암흑기이고요.”라고 적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또 “프랑스 혁명 때, 리용에서는 2000명의 가톨릭 신부와 신자들을 대포로 쏴서 한꺼번에 죽였다”며 “그런 덕에 종교가 사회 위에 군림하는 역사가 사라진 것”이라고 듣기 섬뜩한 표현을 하기도 했다. 

    포털의 토론방 역시 김 추기경에 대한 악의적 주장이 많이 보인다.

    한 네티즌은 “김 추기경이 지난 2008년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에 적극 동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삼성특검 때 침묵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말년에 한나라당을 지지해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기경에 대한 비난과 악플이 번지자 진보신당의 한 당원은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에 애도하는 국민들이나 진보신당 일부 당원들, 혹은 당 대표단이 무지하다고 하셨는데 내가 진보신당 당원이란 사실에 심각한 자괴감이 드는군요. 나 역시 무지한 대중 속의 한 사람! 떠나야 할 것을 신중히 고민해보아야겠군요. 너무 무서워서.”라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당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또 진중권씨는 역시 같은 게시판에 “도대체 김수환 추기경이 무슨 잘못을 그렇게 많이 해서 추모를 해야 할 시기에 비판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까? 70년대 80년대 그 엄혹한 시절에 운동권 끌어안아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라며 “명동 성당에서 정부 비판하는 마당극 하고 나서 신부님들이 보호해주는 가운데 두 줄로 늘어선 형사들 사이를 빠져나오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에 대한 감사를 벌써 잊어야 하나요? 배은망덕도 유분수지.”라고 글을 남겼다. 

    가톨릭 원주교구 한 관계자는 “많은 국민들이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는 속에서 신중하지 못한 글들이 인터넷에 나돈다는 것은 아무래도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