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7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겨냥, ‘호남정신 배신’ ‘5·18정신 배신’ 운운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정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총체적인 지지율 난조 속에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마저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광주에서 열린 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뉴라이트 출범식 행사에 참석해서 열렬한 환영을 받고 또 민주당 어떤 의원은 한나라당과 연대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호남정신을 배신하고 5·18 정신을 배신하는 행위”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장은 “정치는 감정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다. 호남의 민심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의 선봉에 서 있었다”며 “열린당은 평화민주개혁세력을 지향하는 미래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힘을 합쳐 선진국가를 만들기 위해 규합한 당”이라면서 호남지역 경쟁자인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민주당과의 통합문제에 대해서는 “당이 강해지는 게 먼저이기 때문에 다른 논의는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통합론을 일축했다.

    정 의장은 ‘한 대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것들은 광주정신에 위배된다고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제의는 광주정신하고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정당이 정당 문제에 대해서 언급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에 대해서 내가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정 의장은 또 “호남고속철도문제가 큰 관심사였는데 어제 당정고위간담회를 통해 조기착공, 조기완공을 한다는 당정의지를 확고히 했으며 기업도시, 서남해안개발사업 등은 참여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과 맞물려서, 열린당이 책임지고 앞장서서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을 했다.

    정 의장 발언에 대해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5·18 학살세력인 한나라당에 권력을 다 주겠다며 동거정부 구성을 제안했던 사람들이 누구인데 그런 적반하장의 억지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발끈했다.

    유 대변인은 “열린당은 호남민심 이반으로 다급해진 나머지 자신들이 엊그제 했던 말까지 잊어버리고 민주당을 중상모략 한다”면서 “여당이면 여당답게 국정운영을 잘해서 평가받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건설적인 일은 안하고 엉뚱한 일만 벌이기 때문에 열린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한 대표가 뉴라이트 행사에 참여해 ‘좌우니 진보 보수니 하는 이념이야기는 국익에 백해무익하다. 중도실용노선으로 국가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한 연설을 언급하면서 “한 대표의 이런 말을 애써 외면하면서 민주당을 시기질투 하는 것을 보니 열린당은 민주당이 그렇게 두렵느냐”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