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제재 대상자' 김정은 등 15명

      미국 정부가 7월 6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을 인권 제재 대상자로 지정했다.
    (조선 닷컴 7/7일자.)

      김정은 말고도 이런 자들의 이름이 들어 있다.

  •   리용무(국방위 부위원장)
     황병서(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겸임) 
     최부일(인민보안부장)
     박영식(인민무력부장)
     조연준, 김경옥(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강성남 (국가안전보위부 3국장)
     최창봉(인민보안부 조사국장)
     리성철(인민보안부 참사)
     김기남(선전선동부장)
     리재일(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오정억(정찰총국 1국장) 
     조일우(정찰총국 5국장)

      기관으로는 이런 폭압기구들이 포함됐다. 

     국방위원회(6월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폐지·현 국무위원회에 해당)
     보위부 산하 교도국
     인민보안부 산하 교정국
     선전선동부
     정찰총국

      비록 당장의 실제적인 효과는 낮다 해도 여기 거론된 자들과 기관들은
    그 이름 석 자와 명칭이 수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인권(universal, basic human rights)'을 말살한 악마(惡魔)로서
    인류역사상 영구히 기록될 것이다.  

     이들은 2차 대전 때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한 나치 전범들처럼,
    지구상 어딜 가도 반(反)인도 범죄 혐의자로
    체포 되고 기소되고 재판받고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한반도의 히틀러(수괴), 괴뻴스(고급 참모), 아이히만(일선 집행자)들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단죄를 가장 앞장서서 가장 치열하게 수행해야 할 피해당사자는 우리인데도
    우리 정부, 여당, 야당, 지식인 사회엔 소수의 헌신적인 활동가 그룹을 제외하곤
    그럴 움직임은 고사하고 그런 논의조차 없었고,
    그 대신 남의 나라인 미국의 의회, 국무부, 재무부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면구스럽기 짝이 없다.

     좌파와 종북 쪽이 그에 대해 침묵하거나 반대하는 것이야 당연하다 치더라도,
    심지언 비(非)좌파 상당수까지
    “에이, 거 뭐 공연히 ‘극우’ 소리나 들을 걸 가지고 우리가 굳이 발설할 필요 있나?
    우린 아무 말 말고 그냥 잠자코 있자고...남보다 앞장서 그러다가
    쓸데없이 좌파와 젊은 층의 타깃이나 되면 우리만 손해야...” 하고
    시선을 딴 데로 돌린다. 

     아마 여당이나 정부 안에서도 누가
    “이젠 김정은 일당에 대해 인권 공세를 펴야 하지 않겠나?” 하고 제안하면
    필시 이런 핀잔을 들을 것이다.

     “지금 시대가 어떤 때인데 그런 ‘극우 꼴통’ 같은 소리를 하나?
    북한에 대해 이젠 ‘개방적인 자세’로 임해야 해(최근 김무성이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북한이 반(反)개방이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반(反)개방이라서 남북관계가 이렇게 닫혔나?).  우린 ‘중도실용’이라야 해,"

     '중도'나 '중용'이 나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새누리당이나 일부 말쟁이들이 말하는 건 
    일찍이 공자님,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참 '중도' 참 '중용'이 아니라,
    '기계적 중간' '통계학적 중위수(中位數)'일 뿐이라는 걸 말하려는 것이다.
    참 '중도' 참 '중용'은 '적중(的中)' '최적(最適)'을 말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나 일부 말쟁이들이  걸핏하면 내세우는 '중도'란 그러나,
    힘센 놈 A와 또 다른 힘센 놈 B의 산술적 중간지점에 서려는
    외교적 연명책(延命策)에 불과하다.
    가치선택를 외면하고 
    "나는 맹물이로소이다. 그러니 A도  B도 나를 적으로 보지 마시오"라고
    광고하는 것이다.

     예컨대, 재래식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변을 볼 때,
    A라는 힘 센 놈은 45도 각도로 엉덩이를 치켜들고
    B라는 놈은 75도 각도로 엉덩이를 치켜들 때
    "나는 60도 각도로 엉덩이를 치켜들 터이니,
    나를  '적의 편'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처세법인 것이다.
    이건 '중도' '중용'이 아니라 그저 눈치껏 연명하겠다는 삶의 방식일 뿐이다.      

     북한 인권을 열정적으로 거론하면 ‘극우’ 다시 말해
    나치와 파시스트 취급을 받는 나라는 아마 한국밖엔 없을 것이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들이대지 않고 슬쩍 피해가야
    ‘합리적 보수’ ‘중도실용’ ‘보수혁신’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나라도
    아마 서방 문명권에선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남의 나라(미국, EU)들은 이미 10년 전에 실천한
    북한인권법을 우리 정계는 그동안 그토록 여지없이 깔아뭉갰었다.
    한국의 여당과 야당은 지난 10년 동안
    북한인권 말살 방조(傍助)죄를 지었던 셈이다.
    이들도 이다음 김정은 일당이 국제사회의 인권법정에 설 때
    ‘방조범’으로 함께 기소돼야 할 것이다.

     거듭... 좌파와 종북은 북한 인권문제에 당연히(?) 무관심하다고 치자.
    그러나 북한 인권에 똑같이 무관심한, 아니,
    애써 무관심하려고 하는 일부(또는 상당수) 비(非)좌파 정치인들과 관료들과
    말쟁이들과 먹물들은 뭐냐 말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