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경 vs. 이재명 그리고 '연평해전'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재명 성남 시장이 성남 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의 직업, 거주 아파트 및 학교 실명까지 공개한 것에 대해 “아이들 학교(이름)까지 공개한 것은 전염병 연좌제다. 왕따라든지 심각한 문제로 퍼질 수 있다”며 “아이들 신상까지 공개한 것은 굉장히 경솔한 것이고 실제로 명예훼손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르스와 싸우는 날 비난할 힘으로 메르스와 싸우시오 하태경 변절자님”이라고 했다." (조선닷컴 6/11일자)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다. 메르스 이야기, 신상공개 이야기나 하면 되었지 왜 난 데 없이 ‘변절자’ 운운이 튀어나왔는가 말이다. 이게 본론하고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지체 높은 사람은 국사(國事)와 관련된 논쟁을 이런 투로 하는가? 경제문제로 입씨름을 벌이다가도 갑자기 “야 이 이빨에 고춧가루 낀 사람아...” 하는 식으로 논쟁을 끌고 간다면 그게 괜찮겠는가? 괜찮지 않다. 그런 식이라면, 토론다운 토론, 정도(正道)의 토론이라는 게 아예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변절자 운운의 발언 자체도 따지고 보면 예사로이 넘길 일이 아니다. 아니, 전대협 선배로서 후배를 평양에 밀파할 정도로 종북화(化) 했던 왕년의 하태경 운동가가 그 후 생각이 달라져 북한 인권운동가로 변신한 것을 두고 그걸 ‘변절자’라고 폄하한다면 이재명 시장은 그렇다면 하태경 의원이 변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있었어야 한다고 지금 말하려는 것인가? 단순한 진보도 아니고 극좌적 전체주의의적 종북 노선을 걷다가 돌아선 것을 “환영 한다”며 반겨야 할 판에 뭐, ‘변절자’? 이야기가 어째 좀 이상하게 흘러가지 않는가?
 
연전에도 어떤 국회의원이 탈북자를 향해 ‘변절자’라고 욕했다 해서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그런 이들의 눈에는 북한 김정일 김정은 집단의 잔인무도한 반인도 범죄를 견디다 못해 북한 땅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와서 북한인권운동을 전개하는 탈북동포들의 모습이 ‘변절자’로만 비치는가?
 
하긴 세상이 많이 뒤집힌 것만은 틀림없다. 영화 ‘연평해전’ 주인공의 아내 한 분이 조선 TV에 출연해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 좌니 우니, 반공영화라느니 하는 데, 그보다는 나라를 위해 희생당한 분들이라 해야 더 맞는 것 아닌가?“ 반공영화라기보다는, 있었던 일을 있었던 그대로 영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주제는 애국, 군인정신, 장렬한 전사, 고매한 희생, 그리고 그에 대한 살아남은 자들의 연민과 애통,,,이다. 이게 어쨌다는 것이며, 이게 뭐가 잘못 됐다는 것인가?
 
그런데 이걸 깎아 내리려고 일부가 ‘반공영화’니 어쩌니 하며 씹는 모양이다. 아니 또 ‘반공영화’면 어떤가? 그게 왜 나쁜가? 좌파 상업주의 영화만 만들어야 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반공영화는 만들어선 안 된다? 이게 무슨 불공정 행위인가? 대한민국이 언제 이렇게 왼쪽으로 기우뚱한 영화만 만들어야 하는 나라로 ‘혁명’ 당했는가?
 
바른 길로 들어선 사람들을 ‘변절자’로 낙인 하는 세상-이거 대한민국 맞습니까?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