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최고조, 자유한국당 "文 사드 문제에 오락가락하지 말라"
  •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정상윤 기자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정상윤 기자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안보 행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사드배치·북핵 문제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문 후보가 사드배치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끝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드반대 당론 수정을 언급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도 대조를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11일 오전 경남 창원 창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경남비전' 기자회견 후 '한반도 위기'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우선 사드 배치에 대해 일관되게 다음 정부로 결정을 미루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시종일관 요구해왔다"고 운을 뗐다.

    문 후보는 "어느 한쪽으로 입장을 정해 놓고 다음 정부로 미루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 정부에 결정을 넘겨주면 사드배치를 하나의 카드로 삼아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그런 외교적인 카드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드는 결국 북한 핵에 대한 대응방안 중에 하나"라면서 "근본적인 것은 북핵을 완전히 폐기시키는 것이다. 만약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가 된다면 사드배치는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 후보가 '사드 모호성'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선포한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중국에 가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사드에 대해 차기정부에 맡긴다'는 얘기를 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연유다.

    나아가 문 후보의 이러한 모습은 본선 경쟁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대조를 보였다.

    당초 국민의당은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바다. 그러나 급변하는 한반도 정서에 따라 국민의당은 오는 12일 재보궐 선거 후 당론 수정을 논의하기로 정했다.

    국민의당이 사드배치 반대 당론을 수정하는 데는 안 후보가 대선후보가 된 후 강조한 "현재 (사드) 당론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겠다"는 입장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또 안 후보가 사드당론을 변경하고자 주장한 데는 안보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함이라는 게 당 안팎의 전언이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국회의장 주재 5당 대표 및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를 제안했다. 윤관석 문재인 캠프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는 한반도 위기설 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여야를 넘어 각 당 대선후보와 대표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했다"고 제안 취지를 밝혔다.

    문 후보는 당 차원의 안보상황 점검회의 소집도 지시했다. 윤 단장은 "부산경남 방문 중인 문 후보가 여러 일정 중에도 전화로 한반도-외교 전문가들로부터 현재 상황을 보고 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날 밤 긴급 상경해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문 후보는 밤 8시쯤 여의도 민주당사 대회의실에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국방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며 "지금의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여야,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 빠른 시일 내에 각 정당과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함께 힘을 합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북한을 향해 "북한은 더 이상의 핵 도발 중지와 핵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완전한 북핵 폐기를 위한 협상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며 "6자회담도 좋고, 4자회담도 좋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안보상황 점검회의 후 비공개부문 브리핑을 통해 "굳건한 안보와 함께 한반도평화와 전쟁 억제를 위해 우리당과 문재인 후보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문 후보의 사드 모호성 유지 발언 때문인지, 문 후보의 안보 행보에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의 '5+5' 긴급안보회의 제안은) 한마디로 정치안보 쇼"라고 꼬집었다.

    김 수석대변인은 "문 후보가 말로만 아니라, 대선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진정 대한민국의 안보를 생각하고 있다면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오락가락 하지 말고, 민주당이 사드배치,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라"라고 재차 꼬집었다.

    그는 "그것만이 국민들이 문 후보의 최근 안보 행보를 안보 코스프레가 아니라고 국민들이 믿게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