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금뱃지 다시 달며 심기일전…바른정당은 "탄핵 기각시 의원 총사퇴"
  • ▲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첫 비상대책회의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다시 배부했다. 우리라도 버텨야 나라가 산다는 처절한 몸부림인 셈이다.

    최근 탄핵 판결에 금배지를 걸며 배수의 진을 친 바른정당의 전략적 공세와 차별화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개정한 자유한국당이 14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새 당명과 로고를 공개하는 '제막식'과 국회의원 배지 재반환 식을 했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 당에 온 이후 첫 번째 한 일이 배지 반납이었다"면서 "이제 자유한국당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당 소속 의원님만 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아 죄송스럽고 민망하기 그지없었는데, 이번에 새로이 출발하면서 (국회의원) 뱃지를 의원님들에게 돌려 드리게 됐다"면서 "떨어졌던 배지를 달았으니 나라와 당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당명을 바꾸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우리 당이 과거 책임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본다"면서 "과거에 져야 할 책임도 그대로 지고 새로운 이름에 걸맞은 당으로 국민에 태어나는 일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 자유한국당 첫 비대위 풍경.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첫 비대위 풍경.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앞서 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뒤인 지난해 12월 29일, 새누리당 의원들의 배지를 거둔 바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그는 "원칙적으로 말하면 이런 사태쯤 되면 국회의원도 사퇴해야 한다"면서 "대통령도 탄핵 소추되는 마당에 국회의원 배지 달고 다니는 건 스스로 생각해봐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후 당은 인명진 비대위원장 주도로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에 징계하는 등 '인적 청산'을 마무리하고 정책쇄신에 돌입했다. 인 비대위원장이 당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당 금고에 보관돼 있던 국회의원 배지를 다시 돌려줬다는 설명이다.

    인 비대위원장은 "(현재 바른 정당에 있는) 의원들이 이 당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을 했고, 시·도지사를 했다"면서 "우리 당은 대부분 초·재선 의원들"이라고 언급했다. 최순실 사태의 모든 책임을 덮어썼지만, 과거의 책임에서 피하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바른정당의 행보와 대비된다. 바른정당은 지난 12일 만일 탄핵소추안 판결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기각될 경우 국회의원 전원이 총사퇴하기로 결의 한 바 있다.존재감을 잃고 낮아지는 지지율에 배수의 진을 친 행보였다. 일단 여론의 관심을 끄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직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무책임한 행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원유철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가 끝난 뒤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 4당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승복한다는 합의를 이미 도출했다"면서 이런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원 의원은 "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향을 끼치는 압력을 즉각 중단하고, 각 당의 대표와 대선주자가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을 주장하는 합동서약식을 제안한 바 있다"면서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따로노는 따로국밥 정당이 됐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