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세상, 어느 나라 젊은이가 되려나?
    올림픽이 있는 건국 68년의 서글픈 랩소디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2016년 리우 올림픽의 열기가 뜨겁다.
    그 열기로 하여 이 나라의 여름은 더욱 덥다, 그리고 씨원하다.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선전(善戰)에 응원과 함께 감사를 전한다.

      가슴에 각자의 국기(國旗)를 단 선수들이 벌이는 스포츠 국가 대항전은
    언제나 궁민(窮民)들을 흥분시킨다. 메달을 땄느냐 그렇지 못했느냐, 또는
    메달의 색깔이 어떠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승부에서 순위가 정해지는 건 어쩔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열정은 아름답고 성스럽다.
    서두에 사설이 길었다.

  •   “중학교 때 친구들이 다 비슷한 장래 희망을 품길래 특별한 꿈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에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은메달이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
      여자 유도 48kg급 결승전에서 패하여 은메달을 따고 눈물을 펑펑 쏟았던 이 나라의 한 아가씨가 다음 날 기자들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스스럼없이 밝힌 소감이라고 한다.
    많은 궁민(窮民), 특히 젊은이들이 환호했다고...

  •   “1등이 확정됐을 때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기쁨을 드렸다는 한 가지 생각, [김정은] 원수님께 막 달려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같은 또래의 북녘 한 아가씨가 역도 여자 75kg급 경기에서 북녘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해방 71년, 건국 68년을 맞으며, 발칙한 상상을 한 번 해봤다.
      이 나라 여자 역도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대통령 각하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각하께 막
    달려가고 싶은 생각뿐이다.”라고 엄숙하게 말했다면, 어떤 반응이 있었을까?
      반대로 북녘의 유도 선수 아가씨가 “원래 장래 희망이 수령(首領)되는 거였다. 이번 메달이
    [수령이 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며 기자들 앞에서 방글방글 웃었다면...

  •   엊그제 서울 광화문(狂火門?) 광장에서 그 무슨 ‘남북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국대표 1000인 원탁회의’가 열렸다고 한다. 이어서 서울 시청 광장에서는 “‘사드’ 배치 반대”를 내세운 ‘좃불 잔치’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음날인 광복절에는 ‘광복 71돌, 한반도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회’라는 것도 뒤를 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들어도 크게 생소하지 않은 무슨 무슨 연합·연대·위원회 등을 붙인 단체들이 주최했다고 한다. 또한 이런 저런 이름의 행사였지만, 모두가 “갸가 갸”가 주도하는 “거기서 거기” 집회라는 걸 궁민(窮民)들은 다 안다. 그리고 결론은 딱 하나다.
      “북녘의 ‘최고 돈엄(豚嚴)’을 믿고 따라야만 우리 민족이 자알 살 수 있다. 그 길로 매진하자!”

      이른바 주동자라는 ‘직업적 돈족(豚族) 귀족’들이야 그렇다 치자.
    위와 같은 “거기서 거기” 집회에는 요즘도 이 나라 젊은이들이 꽤 모인다고.
      저간의 속 사정을 잘 알고 바로 ‘그 길’에 동참하려는 청춘들도 있을 것이다.

  • 물론 그저 “소 팔러 가는데 개 따라[끌려] 가듯”하는 군상(群像)들도 많다고 들었다.
      어쨌거나, “거기서 거기”에 휩쓸리는 젊은이들이 꿈꾸는 세상,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위의 유도와 역도 선수 아가씨의 그곳 중 어디일까?

      많은 궁민(窮民)들, 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한다는 이들이 예전부터 꾸짖거나, 하소연하거나,
    또는 “될대로 돼라. 니 복이다”라고 해 봤지만, 이젠 그럴 관심과 여력도 없나 보다.
    그저 한심스러워 할 뿐이다.

      그나마, 그곳이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돼지새끼의 쌍판대기가 필히 떠올라야만 하는 ‘자주(自主)의 지상천국(地上天國)’이 아니기만을 안타깝게 빌어본다. 그리고...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핵과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이 존중되는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나라 국군 통수권자의 ‘내란(內亂) 선동(煽動)’(?)이 북녘 인민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먹히기만을 바라고 싶다.

      바로 이것만이 저 젊은이들을 구하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더  끼>
      # 순수해야 할 올림픽 경기를 두고, 정치적 편견(?)에서 마음대로 멋대로 해석한데 대해
    참가 선수들에게 무척 송구스럽다. 현재까지의 선전(善戰)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가일층의
    건승(健勝)·건투(健鬪)를 두손 모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