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에 속도 내달라 주문… 이종걸, 반기문에 '시궁창'발언 사과하기도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3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자"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3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자"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8말9초 (8末 9初)로 차기 전당대회 시기가 정해지면서 '시한부 대표'가 된 김종인 대표가 20대 원 구성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더민주가 그간의 강경한 태도를 접고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주목된다.

    김 대표는 3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늘부터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날이지만 아직까지 원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언제 이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될지…"라고 말했다.

    그는 "원 구성이 빨리 돼서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안을 국회가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우리 국민이 바라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길 당부한다"고 했다.

    옆에 있던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에 "새누리당에 권고한다. 원 구성 협상을 2~3일 이내에 끝내자"며 "더민주는 시원시원하게 양보하고 원 구성에 협조하겠다. 조속히 결론 내자고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더민주는 그간 원 구성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국회의장은 물론 운영위원장·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 중 한 곳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던 더민주가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양보할 테니 원 구성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 짓자'고 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치권은 김종인 대표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정치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원 구성을 서두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로서는 원 구성 합의가 늦어지는 현상이 달가울 리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더민주는 총선 후 김 대표의 거취를 두고 전대 연기론과 조기 전대론이 불붙었지만, 의원총회에서 차기 전당대회 시기가 8말 9초로 정해지면서 김 대표는 사실상 4개월 시한부 대표가 됐다.

    총선 전부터 언론을 통해 "킹메이커는 더 이상 안한다"며 더 큰 꿈을 품고 있음을 암시해온 김 대표로서는,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원 구성 협상이 지체될수록 김 대표가 일할 시간도 줄어드는 셈이다.

    또한 더민주는 총선 승리 이후 줄곧 "원내 1당이 된 만큼 국회 운영의 책임도 함께 지고 정국을 이끌겠다"고 말해왔다. 이 역시 원 구성 합의가 늦어지면 더민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리 없다.

    실제로 더민주는 이날부터 4대 TF를 하루걸러 한 개씩 구성하기로 했다. 우 원내대표는 "30일에는 청년 일자리 TF, 31일에는 사교육비 절감 TF등 오는 2일까지 4개의 TF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박광온 대변인도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TF를 구성해 8월까지 활동하고 그 기간에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김종인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시점과 일치한다.

    한편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30일 비대위 회의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원내대표는 "27일을 기해 임기가 종료됐지만, 대표님께서 원내대표가 아니더라도 비대위원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해서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에 대한 사과를 건넸다. "임기 중에 명예로운 직을 내려놓을 준비를 해야 할 때인데 방한해서 통일문제·남북문제도 아닌 대통령으로서 행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며 "그것이 개인을 공격하는 것 같이 전달된 거세 대해 제가 심심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전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단 오찬 자리에서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