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학자, 연구기관까지…中금융감독·언론검열기관 담당
  • ▲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3년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 검은색은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다. 이 가운데 中공산당은 이제 언론 뿐만 아니라 민간 증권사 애널리스트, 연구기관의 보고서까지 검열하고 있다. ⓒ국경없는 기자회 자료 캡쳐
    ▲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3년 세계 언론 자유도 지도. 검은색은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다. 이 가운데 中공산당은 이제 언론 뿐만 아니라 민간 증권사 애널리스트, 연구기관의 보고서까지 검열하고 있다. ⓒ국경없는 기자회 자료 캡쳐

    한국 정부와 언론만 말하지 않을 뿐 中공산당은 최근 다가오는 경제 위기를 외부에 숨기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이 같은 행태를 보여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美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현지시간) “中공산당이 자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펼치는 경제학자, 애널리스트, 경제 기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中공산당의 금융감독당국과 언론검열 관계자들이 중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기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학자 등에게 ‘구두 경고’를 하고 있다고 한다.

    中공산당의 언론검열 관계자들은 경제 기자, 애널리스트들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언급하거나 관련 전망을 내놓을 경우 즉각 반응하는 반면 中공산당이 말하는 ‘연착륙’ 전망을 내놓을 경우에는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中공산당 관계자는 이 같은 ‘언론통제’에 대해 “중국 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긍정적인 분위기’를 불어넣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국내 언론들이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한, 중국 경기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놨다 회사 규율부로부터 경고를 받은 ‘국태군안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케이 이’ 사례와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린케이 이’는 회사 규율부로부터 ‘특별히 외환 문제와 관련해 부정적인 리포트는 자제하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中공산당이 주로 경고를 하는 대상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경제 기자, 학자, 사업가 등이지만 민간 연구기관 또한 경고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경고는 대부분 ‘구두 경고’여서 흔적이 남지 않고, 中공산당은 사실 확인을 거부하다보니 해외에서는 그 내막을 파악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 집권한 뒤부터 中공산당이 중국 사회 전반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제는 中공산당이 민간 전문가의 입에까지 재갈을 물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저널’의 보도는 한국이나 서방 국가에서는 특이하게 보이겠지만, 中공산당 독재체제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 가운데 하나다. 다만 경제 분야에 관한 통제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진핑 이전인 장쩌민·후진타오 집권 시기에도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 고위층이 개입한 동북 3성에서의 장기밀매사업, 북한 외화벌이 조직과의 협력을 통한 국제적 범죄활동 등에 대해 강력한 언론 통제를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 대한 논평이나 의견 등에 대해서는 中공산당도 그렇게 강하게 통제하지 않았다. 외국자본의 투자와 외국기업의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많다.

    시진핑 집권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경제 분야에 대한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들은 “2015년 中공산당의 경제 전망과 목표치가 불일치하고, 환율 정책도 실패하자 입을 막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진핑의 실제 배후세력이 ‘공산주의 청년단(일명 共靑)’이며, 이들이 ‘모택동 근본주의자’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최근의 언론 탄압이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이들에게 경제 발전이란 ‘자본주의 체제를 무찌르기 위한 전술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